서울대 로스쿨 특권층 장악
10명중 1명꼴 대원외고
일반고도 강남·분당…
취약계층 진입장벽 높아
10명중 1명꼴 대원외고
일반고도 강남·분당…
취약계층 진입장벽 높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3학년에 재학중인 정미연(가명·32·여)씨는 요즘 수업을 들으면서 자주 이질감을 느낀다고 했다. 다니던 직장을 3년 만에 그만두고 2010년 입학한 로스쿨에 특수목적고(특목고) 출신이나 서울 강남 출신 학생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방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정씨는 “제가 학부에 다니던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수도권의 이른바 ‘명문대’ 로스쿨이 대부분 비슷한 상황이라는 얘기를 듣고 당황스러웠다”며 “서울대 로스쿨이 상위 20%가 전체를 주무르는 한국 사회의 모순을 극단적으로 축약해놓은 샘플집단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실제 안민석 민주통합당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은 ‘서울대 로스쿨 입학생의 출신고 현황’을 학교별로 분석해보면, 서울 강남에 사는 학생들이 대다수인 대원외고 출신자가 4년 동안 66명이나 입학해 전체 입학생 가운데 10.7%나 됐다. 서울대 로스쿨 전체 학생 10명 가운데 1명이 대원외고 출신이라는 뜻이다. 이어 강남 출신들이 많이 가는 한영외고(26명), 양천구 목동 출신이 많은 명덕외고(22명), 그 밖에 서울과학고(16명)와 검정고시 출신(12명) 차례였다.
서울대 로스쿨 신입생을 1명 이상 낸 전국 고교 266곳(검정고시 출신 포함) 가운데 입학생 수 상위 20개 학교를 보면, 11곳이 특목고(외국어고 8곳·과학고 3곳)였고, 자립형 사립고가 1곳이었다. 또 검정고시 출신을 뺀 나머지 일반계고 7곳은 대표적인 고학력·고소득층 밀집지역인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대구 수성구,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소재 학교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상위 20개 학교의 서울대 로스쿨 입학생 수는 2009년과 2010년 각각 56명에서 지난해 62명, 올해 70명으로 매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이처럼 규모가 가장 큰 서울대가 상대적으로 고학력·고소득 계층에 유리한 성적 중심의 학생 선발만 고집할 경우, 그보다 작은 학교들엔 입학생 계층 다원화를 요구하기 힘들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법학)는 “정원이 150명인 서울대 로스쿨에 ‘돈이 없으면 가기 어렵다’는 사실이 통계로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정원이 40명에 불과한 몇몇 소규모 로스쿨에 다원적인 학생 선발을 요구하기는 쉽지 않다”며 “서울대가 먼저 성적순으로 줄을 세워 학생을 선발하려는 강박을 버리고, 장학금 비율도 더 높여서 취약계층의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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