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류투성이 조사
20일부터 공개되는 ‘학교폭력 실태 전수조사’ 결과는 통계적 오류도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어, 애먼 학교들이 부당하게 ‘낙인’찍히는 부작용도 우려된다.
교과부가 공개한 전수조사 결과를 보면, 학생들에게 되돌려받은 실태조사 응답지 회수율이 100%가 넘는 학교가 204곳이나 됐다. 회수율이 366%인 경북의 한 초교는 조사 대상인 4학년 이상 재학생이 3명임에도 11명의 회수 결과를 그대로 통계에 산정했다. 소규모 학교뿐만 아니라, 재학생이 446명인 대구의 한 초등학교도 475명이 응답했다. 교육당국이 오류 수정도 없이 공신력이 떨어지는 자료를 학부모들에게 공개한 셈이다. 이에 대해 오석환 교과부 학교폭력근절추진팀장은 “학교의 착오로 1~3학년이 설문에 참여한 경우가 있고, 설문 이후 전·편입학 등으로 학생 모집단이 변경된 경우도 있었다”고 해명했다.
게다가 전국 초·중·고교 1만1363곳 가운데 응답지 회수율이 50~100% 사이로 어느 정도 통계적 유의미성이 있는 학교는 2473곳(21.8%)에 불과했다. 회수율이 0%인 학교도 143곳이나 됐다.
이 때문에 각 시도 교육청과 지역사회 전문가들이 전문상담인력 등을 지원하기 위한 우선대상 학교를 선정하는 데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예컨대 서울 ㅂ초의 경우, 재학생 64명 가운데 9명이 응답해 회수율이 14.1%에 그쳤지만 응답자 9명 중 4명이 ‘학교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해 피해율이 44.4%였다. 서울 초교 가운데 가장 높다. 반면 ㅁ초는 재학생 375명 가운데 68명이 응답해 회수율이 18.1%였고, 68명 중 29명이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해 피해율은 42.6%로 서울에서 둘째로 높았다. ㅁ초가 피해 경험 학생 수는 많지만, 비율이 ㅂ초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학교라고 규정할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하는 셈이다.
특히 학교별 학교폭력 피해율과 학생의 일진인식비율도 상관관계가 없었다. 전국 5878곳 초등학교 가운데 학교폭력 피해율이 가장 높은 50곳과 일진인식비율이 가장 높은 50곳 가운데 겹치는 학교는 2곳밖에 없었다. 중학교는 3곳, 고등학교는 8곳이었다.
이재훈 진명선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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