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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조사 협조 대가가 ‘폭력학교’ 인가”

등록 2012-04-20 20:07수정 2012-04-20 20:08

‘학교폭력’ 엉터리조사 공개 분통
ㅇ초 “설문 94% 회수…응답 낮은 학교랑 비교 불합리”
ㄴ중 “폭력에 적극대처 했을뿐…교과부가 문제 만든다”

교육과학기술부가 20일 학교폭력 전수조사 결과를 공개하자, 폭력학교로 낙인 찍힌 해당 학교들이 “엉터리 조사 결과로 학교의 실상을 왜곡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실명이 보도된 서울 강남구의 ㄱ중 교장은 “전수조사를 한다기에 학교가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고 교사들에게 ‘학생들이 사소한 것이라도 모두 적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했다”며 “학생들한테 맡겨두면 회수율이 낮을 것 같아 교사들이 설문지를 거둬 직접 발송을 할 정도로 성의를 다한 결과가 폭력 학교 낙인이라니 기운이 빠진다”고 말했다. ㄱ중은 전교생 1086명 가운데 945명이 설문조사에 응해 회수율(87.0%)이 전국 평균(25.0%)의 3.5배에 달했다.

전교생 655명 가운데 621명이 설문조사에 참여해 회수율이 94.8%에 달한 강남구 ㅇ초도 피해학생 수가 134명으로 100명을 넘었다. 이 학교 교감은 “전국 10위 안에 들 정도로 학교폭력 문제가 심각하지 않다”며 “회수율이 낮은 학교랑 동일 비교하는 건 비합리적”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학교폭력을 공론화해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선 학교일수록 문제가 심각한 학교로 비춰지는 역설적인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피해학생수가 전국에서 두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온 강원 ㄴ중 교감은 “지난해부터 문제가 생기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바로 개최해 가해학생을 처벌했고, 이 결과를 지체없이 보고했다”며 “학교가 잘 알아서 하고 있는데 교과부가 문제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학교알리미(schoolinfo.go.kr)를 보면 ㄴ중은 지난 2010년 2차례의 위원회를 열어 가해학생 3명을 전학시켰고 피해학생 5명에게 심리상담 등의 보호 조처를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적 오류를 피할 수 없는 설문조사 문항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전국 중학교 가운데 피해학생수가 가장 많다고 보도된 충남 ㅊ중은 이날 오전 학생들이 설문조사 문항에 포함된 개념을 제대로 이해했는지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이 학교 교감은 “일진을 폭력써클로 이해하는 학생 비율은 20%에 그쳤고, 나머지는 욕설을 하고 무리지어 다니기만 해도 일진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며 “기간을 명시하지 않아 초등학교 때 당한 일을 적을 수도 있는 허술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학교별로 대책을 수립하라는데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 교과부가 8~9월에 실시하기로 한 2차조사에 빨간 불이 켜졌다. 이날 언론에 실명이 나온 서울 송파구 ㅂ중의 한 교사는 “최선을 다해서 국가 정책에 협조했더니 우리 학교가 전국에서 가장 위험한 학교가 됐다”며 “2차 조사를 1차 때처럼 성실하게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교과부의 엉터리 조사와 섣부른 공개로 학교폭력 해결 의지를 갖고 있던 학교가 퇴행하고 있는 셈이다.

진명선 김민경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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