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엉터리 통계로 ‘폭력학교’ 낙인
교과부, 논란 커지자 ‘수정’ 시늉

등록 2012-04-22 19:31수정 2012-04-22 21:49

피해응답·일진인식 ‘비율’ 빼고 ‘학생수’만 넣기로
“학교간 비교가 문제…공개가치 없는 자료” 지적
교육과학기술부가 전국 학교를 대상으로 실시한 학교폭력 전수조사 결과 가운데 일부 항목을 공개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정부도 전수조사 결과 공개의 문제점을 부분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그러나 이미 ‘폭력학교’로 낙인 찍힌 학교가 생긴데다, 나머지 공개 항목으로도 학교를 줄세우고 비교할 수 있어 현장의 반발은 누그러들지 않고 있다.

교과부는 22일 “학교폭력 전수조사 자료 가운데 ‘피해 응답률’(조사에 응한 학생 가운데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한 학생 비율)과 ‘일진 인식 비율’(일진회가 있다고 답한 학생 비율)을 공개할 경우, 극소수의 학생이 조사에 응해 모두 피해를 입었거나 일진이 있다고 응답하면 해당 학교 피해 응답률 등이 100%가 돼 전체 학생이 피해 학생으로 인식될 여지가 있어, 앞으로 두 항목은 공개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과부가 애초 공개한 자료를 보면, 강원도 춘천 ㄷ중의 경우 전교생 1104명 가운데 조사에 응한 1명이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해 피해율 100%로 조사되는 등 피해율 100% 학교 15곳 모두 1~2명이 조사에 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잇따르자, 각 항목에 응답한 학생의 수만 공개하고, 학교 전체의 경향으로 인식될 우려가 있는 비율은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앞서 교과부는 지난 20일 밤 12시께, 기존에 누리집에 공개한 전수조사 자료에서 이 두 항목을 삭제한 뒤 수정한 자료를 다시 공개했다. 교과부는 하루 전인 19일 밤 12시를 기해 △학교명 △학생 수 △응답 수 △회수율(%) △피해 응답 수 △피해 응답률(%) △일진 인식 건수 △일진 인식 비율(%) 등 모두 13개 항목에 대한 전국 1만1363개 학교의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교과부가 학교 간 비교와 낙인효과 등 부작용이 뻔히 예견되는 부실한 자료를 공개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손충모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교과부가 이번 조사 자료는 통계적으로 무의미해 전체 학교의 경향을 파악할 수 없다고 하면서도, 전체적인 경향성을 파악하고 비교할 때 쓰는 백분율을 활용한 것부터가 문제”라며 “백분율이든 수치든 학교 간 비교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는 공개할 가치가 없는 자료”라고 지적했다.

이미 실명이 공개돼 폭력학교로 낙인찍힌 학교는 교과부가 비율만 삭제한 것을 두고도 ‘눈 가리고 아웅’ 식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서울 송파구 ㅂ중 교장은 “학교 망신 살까봐 쉬쉬하고 소극적으로 조사에 응한 학교는 회수율이 낮아 피해 학생 수나 일진 응답 수가 다 낮게 나왔다”며 “비율이든 수치든 이런 자료를 전국적으로 공개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KTX 민영화’ 찬성 23%<반대 66%
양지로 나온 ‘포르노’
또 청와대 방해작전? 김문수 출마선언에 친박계 ‘불쾌’
MBC 보도제작국 해체 ‘보복성’ 조직개편 논란
북 신형 미사일이 가짜?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