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민 학생회장 “인하율 재협상”…학교 쪽 ‘3.2%’ 고수
부산 동아대 총학생회장이 등록금 추가 인하를 위한 재협상을 요구하며 목숨을 건 단식을 한 달 가까이 이어가고 있다.
이 대학 권오민(24·4년) 총학생회장은 사하구 하단동 승학캠퍼스에서 30일로 28일째 단식을 계속했다. 그는 학교 쪽이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열어 올해 등록금을 3.2% 인하하는 데 그치자 지난 3월12일 삼보일배를 하고, 17일 삭발을 한 데 이어, 22일 2000여명이 참여한 학생총회를 열어 학교 쪽에 재협상을 촉구했으나 학교 쪽이 응하지 않자 4월3일 이현정(24·4년) 부학생회장과 함께 단식에 들어갔다. 이 부학생회장은 나흘 만인 7일 실신과 함께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권씨는 낮에는 승학캠퍼스 공대 2호관 앞에 설치한 천막에서, 밤에는 총학생회실에서 보내며 단식을 이어 가고 있다.
권씨는 현재 단식에 들어가기 전보다 몸무게가 16㎏ 넘게 줄었다. 24일 권씨를 검진한 의료진은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니 삼보일배를 중단하라”고 권유했으나 권씨는 24~26일과 30일 공대 2호관에서 총장실까지 800여m를 30분~1시간에 걸쳐 삼보일배를 했다. 특히 폭우가 내린 25일 총학생회 간부들이 말렸지만 단식을 해 기력이 없는 가운데서도 삼보일배를 강행했다.
총학생회는 권씨가 목숨을 건 단식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자 단식 30일째를 맞는 2일 오후 2시 승학캠퍼스 책탑 앞에서 ‘권오민을 살리자’는 구호 아래 집회를 열기로 했다. 이날 집회에는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회 소속 전국 총학생회 간부들과 부산의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도 참석한다. 동아대 등록금 사태가 전국적인 사안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학교 쪽은 등록금 문제를 두고 재협상을 벌이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조규향 총장과 권씨가 24일 만났지만 양쪽의 벌어진 틈을 좁히지 못하고 돌아섰다. 특히 대학 쪽은 권씨의 건강이 급속히 나빠지고 있으나 의료진을 비상대기시키는 등 인도적인 차원의 조처를 취하지 않아 학생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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