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명선 기자의 기사 쉽게 쓰기 ⑦ 인터뷰 기사 연습
왜 만났나? 선정 이유 뚜렷해야
인터뷰이가 말하려는 ‘키워드’ 중요
왜 만났나? 선정 이유 뚜렷해야
인터뷰이가 말하려는 ‘키워드’ 중요
취재는 대체로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이런 측면에서 보면 기자는 늘 인터뷰를 해야 한다. 인터뷰를 한 모든 사람의 이야기를 기사화할 수 없지만, 때로 단 한 사람을 인터뷰한 내용으로 기사를 쓸 때가 있다. 그런 기사가 흔히 ‘인터뷰 기사’로 분류된다.
인터뷰 기사를 써도 좋은 인터뷰이의 조건은 무엇일까? <한겨레> 3월5일치 신문 1면에는 ‘무한도전’의 김태호 피디를 인터뷰한 기사가 실렸다. 이날 김태호 피디의 인터뷰 기사가 그날치 가장 중요한 기사를 배치하는 1면에 실린 이유는 △무한도전이 4주째 결방하고 있다는 점 △결방의 이유가 MBC 파업이라는 점 때문이다. 만일 무한도전이 평소처럼 방송되고 있었다면 김태호 피디로부터 무한도전에 대해 들을 수 있는 새로운 뉴스는 없을 것이다. 또 MBC 파업이라는 사회적인 문제와 무한도전의 결방이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독자들에게는 신선한 관점을 제시할 수 있다. 유명 연예인처럼 그 자체로 사회적인 주목을 받는 사람뿐만 아니라 인터뷰이 한 사람을 통해 사회적인 현상이나 문제를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을 때 인터뷰 기사가 성립한다.
따라서 인터뷰 기사에는 인터뷰이를 선정한 이유나 목적이 뚜렷하게 드러나야 한다. 이는 대개 인터뷰 기사의 도입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겨레> 3월26일치를 보면 <해를 품은 달>의 탤런트 김수현을 인터뷰한 기사가 있다. ‘<드림하이>에서 송삼동이라는 캐릭터를 소화해 가능성을 보여준 그가 1년 만에 <해를 품은 달>로 스타가 됐다’는 기자의 설명에서 김수현이 인터뷰이로 선정된 이유를 알 수 있다.
인터뷰 기사를 쓸 때에는 인터뷰이로부터 들은 얘기를 인터뷰의 목적에 맞춰 재구성하는 일이 필요하다. 인터뷰이가 한 이야기 가운데 인터뷰이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키워드를 찾아내고, 키워드에 부합하는 사실들을 유기적으로 배치해야 한다. 2011년 2월28일치 <한겨레>에 실린 이주영 어린이문화연대 대표의 인터뷰 기사를 보면 크게 △암 투병 중인 이 대표의 근황 △이 대표가 살아온 길 △어린이문화연대 활동에 대한 포부로 내용을 분류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만드는 데 참여할 정도로 교육운동을 열심히 하신 분이었는데, 당시 이 대표를 인터뷰한 2시간 동안 주로 들은 이야기도 교육운동과 관련한 얘기였다. 하지만 글쓰기교육연구회와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어린이도서연구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이 대표가 해왔던 다양한 교육운동의 핵심은 학부모와 교사, 학생을 주체로 세우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주체’라는 키워드로 이를 정리했다.
인터뷰 기사에 대해 공부할 때는 3가지를 찾으면서 읽는다. 첫째는 인터뷰 기사의 리드를 찾아야 한다. 인터뷰 기사의 리드를 찾을 때도 일단 첫 문장을 살피면 되는데, 인터뷰 기사의 첫 문장은 주로 인터뷰이가 한 말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말을 인용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사실상 이를 인터뷰 기사의 리드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인터뷰 기사는 스트레이트 기사보다 형식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에 기자가 기사를 통해 드러내고 싶은 인터뷰이의 핵심적인 면모가 반드시 처음에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둘째는 인터뷰이를 설명하는 키워드다. 인터뷰 기사를 쭉 읽으면서 인터뷰이의 말을 인용한 것에 대해 기자가 해설이나 분석을 덧붙이는데 사실 이런 분석 때문에 인터뷰이가 한 무수히 많은 말 가운데 그 말이 인용된 것이라고 보면 된다. 마지막으로 인터뷰이에게 던진 질문을 유추해 보는 일도 필요하다. 김수현의 인터뷰를 보면, 김수현이 삼국지를 다룬 만화 <창천항로>를 보고 훤의 캐릭터를 고민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아마도 기자가 “훤이라는 캐릭터를 만드는 데 참고한 기존의 캐릭터가 있어요?”라고 물어봤을 것이다. “훤은 어떤 캐릭터인 것 같아요?”라고 묻는 것보다는 독자들이 훨씬 더 구체적으로 훤의 캐릭터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질문이다.
<한겨레>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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