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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우리의 모든 삶 속에 경제학이 녹아있다

등록 2012-05-28 15:53

[류대성 교사의 북 내비게이션]
4. 우리 삶의 현실을 읽는 사회-③ 경제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
리오 휴버먼 지음, 장상환 옮김, 책벌레

<청소년을 위한 경제의 역사>
니콜라우스 피퍼 지음, 알요샤 블라우 그림, 유혜자 옮김

<돈의 인문학>
김찬호 지음, 문학과지성사

<괴짜 경제학>
스티븐 레빗, 스티븐 더브너 지음, 안진환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인기 스타들이 일주일 동안 단돈 만원으로 생활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만원의 행복’이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있었다. 단순히 돈의 소중함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행복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해보자는 의도였을 것이다. 비싼 음식을 먹자면 한 끼조차 해결할 수 없는 ‘만원’은 일주일을 버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돈이다. 하지만 돈을 마음대로 쓸 수 없기 때문에 적은 돈으로 선택한 즐거움과 만족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많은 돈이 있어야만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사소하지만 중요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산다는 것은 어쩌면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경제학자 부크홀츠는 “경제학이란 최선의 선택을 연구하고 실천하는 학문”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경제학이란 우리의 삶에서 합리적인 선택을 돕는 분야라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경제학은 ‘선택’의 학문이다.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겪는 선택의 갈등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가장 큰 만족을 얻거나 피해를 최소화하거나 가장 덜 힘든 것을 선택하려는 이기적 욕망이 자리잡고 있다. 단순히 일정한 금액으로 가장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물건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갈등만이 아니라 우리는 거의 모든 순간에 본능적으로 경제학적 선택을 하고 있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 경제 문제는 모든 문제의 근본 원인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해졌다. 정치는 말할 것도 없고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움직이는 대부분의 원인이 경제로부터 출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를 단순히 ‘돈’의 문제로만 환원할 수는 없다. 돈이 사람들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그 모든 행위를 경제학적 이론이나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더라도 경제학을 단순하게 돈을 많이 버는 방법에 관한 학문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넓은 의미에서 경제학은 인류가 먹고 살아온 과정에 관한 진지한 탐구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인류가 걸어온 삶의 과정과 역사를 명쾌하게 설명해줄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 되기도 하는 것이 경제학이다. 그런 의미에서 리오 휴버먼의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는 우리가 몰랐던 경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게 해준다. 이 책은 경제학에 관한 이론서도 개념서도 아니다. 경제의 흐름과 발전과정을 어떤 관점으로 볼 것인가에 따라 인류의 삶은 전혀 다르게 해석된다. 리오 휴버먼은 ‘자본주의’의 탄생 이전과 이후의 사회, 역사적 맥락을 상세히 설명하며 경제사와 경제사상사의 중간쯤을 더듬고 있다. 당대의 사회적 상황을 통해 필연적으로 자본주의가 등장할 수밖에 없었으며 그것이 지금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를 간접적으로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입법부가 고용주와 노동자들 사이의 불화를 조정하려 할 때마다 입법부의 조언자 역할을 맡는 쪽은 언제나 고용주들이다”라는 애덤 스미스 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대가 변했어도 그 관계는 지속되고 있으며 우리는 대부분 고용주가 아니라 노동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지만 고용주와 노동자 어느 쪽이 되든 자본주의라는 시스템을 이해하고 그 변화과정과 본질을 정확하게 꿰뚫어보는 눈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이보다 조금 쉽고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니콜라우스 피퍼의 <청소년을 위한 경제의 역사>는 고대와 중세의 경제부터 자본주의의 성립과 발전 그리고 세계 경제의 미래로 나누어져 있다. 본격적으로 경제학을 공부하기 전에 혹은 일반인들 입장에서 품을 수 있는 호기심을 질문 형식으로 바꿔 각 장을 삼고 그에 답하는 형식으로 구성했기 때문에 분량이나 난이도 면에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철저하게 자본의 노예가 된 것 같은 현대인들의 삶에서 돈의 의미를 다시 묻고 있는 김찬호의 <돈의 인문학>은 더욱 값지게 읽힌다. 한진수의 <17살 경제학 플러스> 등의 책이 주장하는 것처럼 ‘사유재산권이 보장되므로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를 하고 좋은 대학에 들어가려고 하며 기업은 좋은 상품을 개발하려 한다’는 논리가 아니라 ‘인문학은 당장의 상황을 바꾸어주는 데 큰 힘이 되지는 못하지만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과 거기에 임하는 태도를 바꾸는 데는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저자의 말은 돈과 인문학이라는 어색한 만남이 왜 필요한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인문학적 관점에서는 가격이 아니라 가치가 중요하고 소유가 아니라 관계가 중요하다. 저자는 돈의 노예가 아니라 돈의 주인이 될 것을 주장한다. 아이들의 꿈과 미래, 남녀관계, 일상생활 등 어느 것 하나도 돈과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돈의 무한한 욕망으로부터 한발 비켜서 그것을 바라볼 때 우리의 삶은 자유로워질 수 있다. 지금은 그러한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대가 아닌지 돌아보자.

류대성 교사의 북 내비게이션
류대성 교사의 북 내비게이션
이에 비해 스티븐 레빗과 스티븐 더브너의 <괴짜 경제학>은 가장 현실적이고 유용한 경제학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선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이 책은 경제학 용어나 개념을 이해하려는 사람이 아니라 경제학이 우리의 일상생활과 얼마나 밀접한 학문인가를 역설적으로 증명하는 책이다.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우리는 전부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세상은 여전히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사람들은 미래와 행복을 꿈꾸며 산다. 이런 세상이 모순된 모습으로 비친다면 우리가 세상을 ‘경제’의 잣대가 아니라 ‘도덕’의 잣대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경제학자 스티븐 레빗과 저널리스트 스티븐 더브너의 만남은 이런 모순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한다. 이 책은 단순히 경제학에 관한 지식이 아니라 경제학적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잠자리의 눈처럼 넓고 다양한 관점을 제공한다.

류대성 용인 흥덕고 교사, <국어 원리 교과서> <청소년, 책의 숲에서 길을 찾다> 저자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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