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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낮은 공감능력, 학교폭력 부른다

등록 2012-06-05 20:31

청소년정신의학회 공청회 발표
“정서적 결핍이 충동조절 저해”
학생 정신건강 대책 마련 촉구
최근 국제학술지인 ‘아동 심리·정신의학 저널’에는 2232쌍의 오스트레일리아 쌍둥이 아동들이 5살과 7살, 10살과 12살 때 가정으로 이들을 방문해 면접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한 영국 옥스퍼드 대학과 오스트레일리아 퀸즐랜드 대학의 종단 연구 결과가 실렸다. 12살이 된 2232쌍 아동들을 학교폭력과 집단 따돌림 경험 유무로 집단을 나눈 뒤 이들이 5살 때 평가받은 공감능력을 수치화했더니, 학교폭력이나 집단 따돌림 경험이 없는 아이들은 평균 공감능력 지수가 5.06이지만, 피해 경험 아이는 4.22, 가해 경험 아이는 4.24로 공감능력이 떨어졌다. 특히 가해와 피해를 함께 경험한 아이는 평균 공감능력 지수가 3.64에 불과했다.

이런 결과는 5일 서울 태평로 한국언론회관에서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주최로 열린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정신건강대책 공청회’에서 발표됐다. 2008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직접 연구에 참여했던 주제 발표자 김붕년 서울대 의대 교수(정신건강의학과)에 따르면 공감능력은 정서적 공감과 인지적 공감으로 나뉜다.

정서적 공감은 타인을 배려하고 약자에 대한 동정심을 가지는 능력으로 이 능력이 결여되면 타인을 지배하고 학대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주로 가해 학생들에게 부족한 부분이다. 인지적 공감은 타인의 표정과 말투, 태도 등으로 생각을 이해하고 상황을 인식하는 능력으로, 이 능력이 결여되면 상황에 따라 적절한 태도를 취하지 못해 집단 따돌림의 표적이 되기 쉽다.

특히 학교폭력 가해 학생의 경우 정서적 공감 능력 결여와 함께, 어린 시절 가정폭력 피해를 입거나 경제적 또는 사회적인 환경에 의해 정서적 결핍이 생기면서 충동성 조절능력이 결여되는 것도 폭력성이 생기는 주요 이유로 꼽혔다. 공감능력과 충동성 조절능력이 결여된 상태에서 청소년기의 급격한 변화가 찾아오면 학교폭력 가해 행동이 발현된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단순히 ‘일진이니까 그렇다’거나 ‘처벌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단순 규정과 처벌로는 아이의 발달에 도움이 될 수 없고, 영어와 수학만 가르치는 교육으로는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예술교육으로 정신건강의 질을 높이고, 한부모가정 등에 대한 사회·경제적 지원을 통해 폭력 이전의 문제를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발표자인 조인희 가천대 의대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학교폭력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은 물론, 방관하는 학생도 학습된 무기력감과 폭력에 대한 무감각으로 인해 잠재적 피해자와 가해자가 되는 정신적 스트레스 반응을 성인기까지 보인다”며 “하지만 정부의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에는 정신건강에 대한 대책이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교육, 평가와 치료가 이뤄질 수 있는 제도의 확립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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