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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취재원에게 묻고 또 물어라

등록 2012-06-11 11:58

진명선 기자의 기사 쉽게 쓰기
11. 기사 구체화 연습
막연한 의견이나 감정보다
구체적 사실이 담겨 있어야

처음부터 강조했지만 기사는 의견이나 견해를 최대한 배제하고 사실(fact)에 근거해 작성하는 글이다. 의견이나 견해를 앞세우면 추상적인 기사를 쓰기 쉽다. 이렇게 되면 가독성이 떨어져서 독자들이 읽지 않는 재미없는 기사가 된다. 취재를 할 때 같은 내용의 질문이라도 두세 차례 반복해 취재원의 의견이나 견해보다는 사건과 관련한 사실을 말하도록 유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예를 들어, 보충수업의 문제점에 대한 기사를 쓴다고 하자. “보충수업의 문제점이 뭐라고 생각하냐”고만 물어서는 기사에 쓸 수 있는 사실을 얻기 어렵다. “그냥, 선생님도 별로고요… 수업내용도 별로예요”라고 대답했다고 ‘김아무개군은 “선생님도 별로이고 수업 내용도 별로”라고 말했다’고 쓸 수는 없다. 선생님의 무엇이 특히 별로라고 생각하는지, 수업시간에 교재를 무엇으로 쓰길래 수업 내용이 별로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물어봐야 한다. 취재원들이 쓰는 막연한 단어나 용어의 구체적인 내용을 밝혀주는 게 기자의 몫이다.

학생기자 1기였던 ㅈ양이 제일 처음에 쓴 기사와 수정한 기사를 비교해 보자. 기사의 주인공은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고등학교 시절 봉사활동을 통해 극복한 대학생이었는데, ㅈ양의 기사에서는 이 대학생의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서술돼 있지 않다. 이 대학생의 이야기가 기사 가치를 갖는 핵심적인 이유는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지체장애 학생에 대한 봉사를 통해 극복했다는 것인데, 이런 부분이 모두 “공황상태였다”, “봉사활동은 나를 위한 게 아니라 남을 위한 것”이라는 상투적인 표현으로 압축돼 있다.

내가 다시 이 대학생을 만나 취재하면서 “얼마나 슬펐는지”를 묻자, “책상에 앉자마자 눈물이 났다”는 구체적인 상황이 나왔고, “왜 봉사활동이 자기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성민이가 아니었으면 난 학교를 다닐 수가 없었다”라는 대답이 나왔다. 취재원이 느낌을 말할 때,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해 달라고 주문하고, 왜 그렇게 느꼈는지를 재차 묻는 과정에서 지체장애 학생을 만났을 때 “웃는 모습이 아빠를 너무 닮아서”라는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이 대학생이 슬픔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가 밝혀진 것이다. 진명선 <한겨레>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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