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과정은 디베이트와 많이 닮았다. 판사는 양쪽의 논리 싸움을 지켜본 뒤 판결을 내린다. 디베이트에서의 판정인과 흡사하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황연성 교사의 디베이트 정복
23. 디베이트의 판정 방법
23. 디베이트의 판정 방법
판정 기준 정확히 이해하면 토론 능력 커져
용어 정의부터 참여 태도까지 철저히 따져야 판정은 최종변론이 끝난 뒤 승패를 결정하는 단계다. 이 단계는 토론의 흥미와 박진감을 더해줄 뿐 아니라 학생들이 토론에 참여할 동기를 만드는 과정이기도 하다. 평가에선 승패보다는 토론 과정을 더 중요하게 봐야 한다. 평가의 목적은 학생들이 더 나은 디베이트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교사가 판정의 필요성과 판정 방법을 설명한 뒤 찬반 토론 학생을 제외한 다른 학생들이 골고루 판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사는 토론 유형과 수준에 맞는 판정표를 준비해서 판정 기준을 자세히 설명해줘야 한다. 그리고 판정보조표의 세로축(행)에는 찬성편과 반대편 학생의 이름을 각각 적게 하고, 가로축(열)에는 발표, 경청 태도, 자료 활용, 질문, 답변의 내용을 기록하게 한다. 그런 다음 단계마다 개별 참여 정도에 따라 1점부터 3점까지 기록해 통계를 내면 각 팀의 총점과 베스트 디베이터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판정할 수 있다. 판정의 구체적인 기준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먼저 판정인은 각 토론자가 제시하는 용어의 정의가 보편성과 타당성을 충분히 갖췄는지 날카롭게 판단해야 한다. 이는 앞으로 전개할 논의의 범위와 방향을 결정짓는 주요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쟁점별 주장에 대한 타당한 근거나 이유, 정보의 활용능력을 봐야 한다. 근거나 이유는 신뢰도가 높은 자료나 권위 있는 기관이 공개한 정보를 충분히 언급했는지 따져본다. 단순히 “나는 ~라고 생각한다”라든지, 어떤 한 분야만의 편협한 주장을 이유로 들어서는 타당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판정을 할 때 토론자들이 제시한 근거나 이유의 개수도 따져야 한다. 논제의 종류와 성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보통 서너 가지가 적당하다. 근거나 이유가 지나치게 많을 경우 자칫 산만해질 수 있고, 논리적 모순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핵심이 되는 의견과 근거의 수를 헤아리면 된다. 또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추론(논리구성)과 설득력 정도도 알아봐야 한다. 추론이란 한마디로 논 리를 디자인하는 것이다. 어떤 근거로 생각했는지를 따져야 한다. 2단으로 전개하는 것과 3단으로 펼치는 것 중에서 무엇이 적절한지도 판단해야 한다. 이때 정교한 논리가 필요한 논제라면 3단 논리가 어울린다. 3단 논법은 가→나, 나→다 따라서 가→다의 형식으로 논리를 전개하는 것이다. 반론단계에서 효과적으로 질문했는지도 판정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몇 년도의 자료입니까? 그 조사 자료의 오차한계와 대상은 무엇입니까?”와 같이 효과적인 질문을 했는지 확인한다. 반대로 질문에 성실하고 적절하게 답했는지 또한 중요한 요소다. 모르는 것은 솔직하게 모른다고 했는지, 질문의 뜻을 알면서 시간을 끌기 위한 재질문을 했는지도 날카롭게 파악해야 한다. 상대편의 집요한 질문에 논리체계가 무너졌는지도 알아봐야 한다. 논리의 한 부분이 허물어져 결과적으로 근거의 타당성이 결여되면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최종변론 단계에서 하게 될 자기주장의 타당성 부각과 근거, 이유의 재구성 능력도 중요한 판정 기준이다. 자신의 주장을 타당하게 하는 또다른 증거를 발견해내야 한다. 이는 상대측으로부터 질문을 받는 방어적 입장에서 해야 하는 높은 수준의 활동이다. 상대측 주장의 부당성과 논리적인 부조리를 부각시키는 능력도 봐야 한다. 주로 질문과 반대 증거 자료를 제시할 때 그 증거들이 과연 상대편이 이미 제시한 증거보다 더 보편적이고 강력한가를 따지면 된다. 팀원끼리 유기적인 협력과 역할 분담을 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한 사람이 주도하기보다는 팀원 모두가 역할을 분담하는 팀에 점수를 더 많이 줘야 한다.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선 단계별로 역할을 나누면 좋다. 신중하고 생각이 깊으나 순발력이 떨어지는 학생은 입론과 증거 자료 수집에 주력하고, 순발력과 상상력, 분석·비판적 사고력이 우수한 학생은 반론단계에서 눈부신 활약을 하는 데 힘을 기울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리고 종합적 사고력이 우수한 학생은 최종변론에서 활약하는 것이 좋다. “그 질문에 대해서는 제가 답변하겠습니다”와 같이 각자의 성향에 알맞게 분배된 역할에 알맞게 시기적절하게 응답을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발표하는 학생들의 발음, 목소리의 크기, 말의 빠르기, 상대방을 압도하는 자신감 있는 어조, 예의 바른 언행 등을 살펴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판정인은 무승부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홀수로 두고, 판정표의 영역도 홀수로 구성해야 한다. 대회에서는 토론 형식에 따라 중요하게 여기는 항목들이 서로 차이가 있다. 하지만 대체로 논제 분석력, 증거제시능력, 주장과 반박 제시의 조직력, 질문의 적절성, 전달력과 상대측 존중과 예절 바른 태도 등의 요소를 중심으로 판정한다. 판정에서 꼭 기억해 둘 것은 디베이트의 판정 결과에 연연해하지 말고 상대편과 함께 진실을 찾고, 합리적인 문제해결의 지혜를 터득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점이다. 황연성 서울 예일초 교사
용어 정의부터 참여 태도까지 철저히 따져야 판정은 최종변론이 끝난 뒤 승패를 결정하는 단계다. 이 단계는 토론의 흥미와 박진감을 더해줄 뿐 아니라 학생들이 토론에 참여할 동기를 만드는 과정이기도 하다. 평가에선 승패보다는 토론 과정을 더 중요하게 봐야 한다. 평가의 목적은 학생들이 더 나은 디베이트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교사가 판정의 필요성과 판정 방법을 설명한 뒤 찬반 토론 학생을 제외한 다른 학생들이 골고루 판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사는 토론 유형과 수준에 맞는 판정표를 준비해서 판정 기준을 자세히 설명해줘야 한다. 그리고 판정보조표의 세로축(행)에는 찬성편과 반대편 학생의 이름을 각각 적게 하고, 가로축(열)에는 발표, 경청 태도, 자료 활용, 질문, 답변의 내용을 기록하게 한다. 그런 다음 단계마다 개별 참여 정도에 따라 1점부터 3점까지 기록해 통계를 내면 각 팀의 총점과 베스트 디베이터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판정할 수 있다. 판정의 구체적인 기준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먼저 판정인은 각 토론자가 제시하는 용어의 정의가 보편성과 타당성을 충분히 갖췄는지 날카롭게 판단해야 한다. 이는 앞으로 전개할 논의의 범위와 방향을 결정짓는 주요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쟁점별 주장에 대한 타당한 근거나 이유, 정보의 활용능력을 봐야 한다. 근거나 이유는 신뢰도가 높은 자료나 권위 있는 기관이 공개한 정보를 충분히 언급했는지 따져본다. 단순히 “나는 ~라고 생각한다”라든지, 어떤 한 분야만의 편협한 주장을 이유로 들어서는 타당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판정을 할 때 토론자들이 제시한 근거나 이유의 개수도 따져야 한다. 논제의 종류와 성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보통 서너 가지가 적당하다. 근거나 이유가 지나치게 많을 경우 자칫 산만해질 수 있고, 논리적 모순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핵심이 되는 의견과 근거의 수를 헤아리면 된다. 또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추론(논리구성)과 설득력 정도도 알아봐야 한다. 추론이란 한마디로 논 리를 디자인하는 것이다. 어떤 근거로 생각했는지를 따져야 한다. 2단으로 전개하는 것과 3단으로 펼치는 것 중에서 무엇이 적절한지도 판단해야 한다. 이때 정교한 논리가 필요한 논제라면 3단 논리가 어울린다. 3단 논법은 가→나, 나→다 따라서 가→다의 형식으로 논리를 전개하는 것이다. 반론단계에서 효과적으로 질문했는지도 판정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몇 년도의 자료입니까? 그 조사 자료의 오차한계와 대상은 무엇입니까?”와 같이 효과적인 질문을 했는지 확인한다. 반대로 질문에 성실하고 적절하게 답했는지 또한 중요한 요소다. 모르는 것은 솔직하게 모른다고 했는지, 질문의 뜻을 알면서 시간을 끌기 위한 재질문을 했는지도 날카롭게 파악해야 한다. 상대편의 집요한 질문에 논리체계가 무너졌는지도 알아봐야 한다. 논리의 한 부분이 허물어져 결과적으로 근거의 타당성이 결여되면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최종변론 단계에서 하게 될 자기주장의 타당성 부각과 근거, 이유의 재구성 능력도 중요한 판정 기준이다. 자신의 주장을 타당하게 하는 또다른 증거를 발견해내야 한다. 이는 상대측으로부터 질문을 받는 방어적 입장에서 해야 하는 높은 수준의 활동이다. 상대측 주장의 부당성과 논리적인 부조리를 부각시키는 능력도 봐야 한다. 주로 질문과 반대 증거 자료를 제시할 때 그 증거들이 과연 상대편이 이미 제시한 증거보다 더 보편적이고 강력한가를 따지면 된다. 팀원끼리 유기적인 협력과 역할 분담을 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한 사람이 주도하기보다는 팀원 모두가 역할을 분담하는 팀에 점수를 더 많이 줘야 한다.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선 단계별로 역할을 나누면 좋다. 신중하고 생각이 깊으나 순발력이 떨어지는 학생은 입론과 증거 자료 수집에 주력하고, 순발력과 상상력, 분석·비판적 사고력이 우수한 학생은 반론단계에서 눈부신 활약을 하는 데 힘을 기울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리고 종합적 사고력이 우수한 학생은 최종변론에서 활약하는 것이 좋다. “그 질문에 대해서는 제가 답변하겠습니다”와 같이 각자의 성향에 알맞게 분배된 역할에 알맞게 시기적절하게 응답을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발표하는 학생들의 발음, 목소리의 크기, 말의 빠르기, 상대방을 압도하는 자신감 있는 어조, 예의 바른 언행 등을 살펴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판정인은 무승부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홀수로 두고, 판정표의 영역도 홀수로 구성해야 한다. 대회에서는 토론 형식에 따라 중요하게 여기는 항목들이 서로 차이가 있다. 하지만 대체로 논제 분석력, 증거제시능력, 주장과 반박 제시의 조직력, 질문의 적절성, 전달력과 상대측 존중과 예절 바른 태도 등의 요소를 중심으로 판정한다. 판정에서 꼭 기억해 둘 것은 디베이트의 판정 결과에 연연해하지 말고 상대편과 함께 진실을 찾고, 합리적인 문제해결의 지혜를 터득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점이다. 황연성 서울 예일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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