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와 통하다
“그런 애 사귀면 못써” 야단보다는
‘좋은 친구란 누구인지’ 조언해줘야
“그런 애 사귀면 못써” 야단보다는
‘좋은 친구란 누구인지’ 조언해줘야
십대에게 친구는 너무나 중요한 존재다. 그리고 이 시기 친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내 아이가 공부도 잘하고 모범적인 친구를 만나 서로 좋은 영향을 끼치며 우정을 다져나갈 수 있다면야 더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때로는 내 아이가 행실이 바르지 못한 친구와 가깝게 지내는 모습을 지켜봐야 할 수도 있다. 이때 가장 보이지 말아야 할 부모의 반응은 바로 그 친구를 비난하면서 억지로 떼어놓는 것이다.
“예림아, 네 친구 송이는 좀 불량한 아이라고 하던데….”
“엄마, 왜 내 친구를 나쁘게 말해?”
“아니, 왜 우리 딸이 그런 애랑 사귀는지 속상해서 그러지!”
“나도 송이처럼 불량한 아인가 보지!”
이런 부모의 반응에 아이는 자신이 비난받는다고 느낄 것이다. 이 시기 친구 무리는 자기정체성 중 집단정체성이라는 부분을 형성하기 때문에 친구를 비난하는 것은 곧 자신을 비난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더욱 반항적인 심보로 부모가 만나지 말라는 친구를 더 몰래 자주 만날 것이다.
그럼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내 아이의 친구에게는 그가 누구든 친절하게 대해 주어야 한다. 혹시 그 친구를 집에 데려왔다면 부모로서 맞이하고 간식도 챙겨 주면서 아이들을 관찰해야 한다. 내 아이가 그 친구의 어떤 면을 좋아하고 끌리는지. 그러면서 내 아이가 계속 나쁜 영향을 받도록 내버려 두지는 말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부모에게는 아이 스스로 현명한 결정을 내리도록 유도하는 지혜로운 전략들이 필요하다.
미묘하게 돌려서 부모가 그 친구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괜찮다. 가령 “그 친구는 절대로 우리 집에 와서 자면 안 돼”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학기 중이니까 그 친구랑 집에 와서 같이 잘 수 없어”라고 말하는 식이다.
또한 그 친구의 나쁜 점에 대해서 아무것도 말하지 않으면서 좋게도 말하지 않는 요령도 필요하다. 그리고 넌지시 “언젠가부터(그 친구와 사귀기 시작한 시기를 언급하며), 네가 좀 달라진 것 같아. 예전의 그 활기찬 밝은 모습이 보이지 않네”라고 애정 어린 조언을 조심스럽게 전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아이는 곧 자신이 친구에 의해서 나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느낄 것이고 그 친구와의 만남을 줄여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스스로 하게 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평소에 친구에 대한 규칙을 미리 말해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엄마는 네가 다양한 친구를 잘 사귀는 건 참 좋다고 생각해. 재주가 뛰어난 친구건, 왕따를 당하는 친구건 마음이 통하는 친구를 만나 솔직한 마음을 나누면서 신뢰를 쌓아가는 연습은 그 어떤 공부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하지만 다른 친구를 괴롭히고 물건을 함부로 뺏고 위험한 행동을 하는 친구들과는 가까이 지내는 않는 것이 좋아”처럼 말이다. 이런 부모의 생각이 아이에게 제대로 전달되기 위해서는 평소에 내 아이와 친구들을 성적이나 실력으로 판단하지 않고 태도나 됨됨이를 강조하면서 마음이 통하는 친구를 만나도록 지원해주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윤경/가톨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아이를 키우는 행복한 잔소리>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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