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몸이 리듬을 타야 공부가 즐겁다

등록 2012-09-24 08:59수정 2012-09-24 16:45

공부는 꾸준히 해야 재밌다. 그런데 꾸준히 하는 것이야말로 힘든 일이라는 얘기가 많다. 그러면서 보통은 기질과 의지력을 탓하기 쉽다. 사실 먼저 점검해야 할 사항은, ‘흥미 있는 문제를 설정하고, 수준에 맞춰서 충분히 반복훈련하고 있는가’다. 일단 그 요건이 만족되었다면, 자기만의 공부 ‘리듬’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공부가 언제나 신나고 자연히 정신이 집중되는 그런 활동은 아니다.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보는 일과 비교해보면 이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공부는 그런 활동보다는 훨씬 더 긴 시간 동안 이루어지는 일이다. 그래서 마치 끈끈이를 붙이듯이, 우리 자신을 공부에 달라붙게 하는 소소한 요령이 있으면 좋다.

그 요령의 기본은 우리가 어떤 능동적인 활동을 할 때 느끼는 쾌락이 어디에 있는가 살펴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부담 없이 친구와 탁구를 칠 때 어느 순간 가장 즐거운가? 강한 드라이브 랠리가 이어지면서 본능적으로 몸을 움직였는데 공이 라켓에 착착 감기며 상대편 테이블 위로 꽂힐 때다. 그때 우리의 마음과 몸은 모두 리듬을 탄다. 단순 노동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같은 종류의 단순한 일을 반복하다 보면 최대한 일을 정확하고 빠르게 할 수 있는 동작 방식을 익히게 되고, 그 방식으로 몸을 착착 움직일 때 일이 척척 되어나가는 것을 보면 즐거움이 느껴진다. 글을 쓸 때도 이미 목차와 필요한 자료가 갖춰져 있어 따로 고민할 것 없이, 일단 비문에는 개의치 않으면서 키보드를 경쾌하게 두드리며 머릿속의 생각이 화면 위로 나타나는 것을 볼 때 환희가 느껴진다.

드라마를 보는 일은 신나기는 하지만, 수동적인 활동이기 때문에 리듬을 탈 필요는 없다. 그런데 공부를 할 때 드라마 보듯이 수동적으로 몸을 움직이면 마음도 축 처진다. 많은 이들이 공부할 때 드라마 볼 때와 비슷하게 몸을 내버려둔다. 그러니 지친다. 좀더 몸을 능동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리듬을 촉발시키는 기수는 손이다. 손을 제대로 쓰려면 긴장을 뺀 상태에서 자세를 바르게 해야 한다. 몸의 무게중심을 책상 위에 두어서는 안 된다. 그러면 손이 무게에 눌려서 어기적어기적 움직일 뿐, 경쾌한 선두 주자가 되지 못한다. 책을 볼 땐, 손이나 펜 뒷부분으로 속도에 맞춰서 책을 훑어주고, 책에 표시도 하며 읽어야 한다. 생각을 할 땐 머릿속으로만 하지 말고 좋은 펜으로 문장과 화살표, 구조도를 그리면서 사고의 전개과정을 종이 위에 빠르게 풀어내 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

이 ‘사각사각’이라는 감각이 중요하다. 자신이 풀 수 있다고 직감하는 수학문제를, 차례대로 증명과정을 써가며 풀이할 때 느끼는 쾌감이 하나의 전형적인 모델이 될 것이다. 펜이 잘나간다면 그만큼 신도 나게 되어 있다.

이 감각을 극대화하려면 좋은 펜, 좋은 노트, 좋은 필체가 필요하다. 좋은 펜은 부드럽게 나가면서도 사각거리는 감촉이 전달되는 펜이다. 여러 펜을 써보고 자신에게 딱 맞는 펜을 골라야 한다. 노트는 그 펜과 어울리는 종이 질감을 갖고 있는 노트다. 그리고 스프링 노트를 쓸 때는 좌우면의 위아래를 바꿔서 쓰면 스프링이 손에 거슬리지 않는다. 좋은 필체는 생각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흘려 쓰면서도 일관된 모양을 갖고 있는 필체다. 이런 필체는 공부하면서 종이 위에 정리하고 연습하면서 개발해야 한다. 알아볼 수 있다면 최대한 획수를 줄인 글자체를 만드는 것이 요령이다. 이 세 가지 무기를 장착하면 공부는 리듬을 타고 꾸준해진다. 이한 변호사 <이것이 공부다>·<너의 의무를 묻는다> 저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