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 변호사의 제대로 공부법
이한 변호사의 제대로 공부법
1시간, 아니면 최소한 30분 정도는 꾸준히 무언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특출난 사람이 아니라면, 집중력을 부풀려 생각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영국 로이드 TSB 보험사는 사회학자인 데이비드 목슨 교수 팀과 함께 2008년에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주의 지속 시간을 조사했다. 평균 얼마나 되었을까? 5분 7초다. 5분이라는 짧은 시간도 놀랍지만, 그 10년 전인 1998년에 측정된 12분에 비해 급격히 떨어진 수치라는 점도 놀랍다.
그러니 집중력의 하락은 이 시대 모든 사람들이 대처해야 할 과제다. 그런데 대처 요령을 익히기 위해선, 먼저 ‘주의집중’이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주의집중이란, 하나의 과업을 마칠 때까지 머릿속에 떠올리는 생각과 몸으로 하는 행동이 거의 모두 그 과업에 관한 것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반면에 주의집중을 못한다는 것은, 하나의 과업을 하면서 자꾸 다른 생각을 떠올리고 다른 짓을 한다는 뜻이다.
두뇌가 하는 일의 측면에서 보면, 주의집중은 세 단계로 이루어진다. 라디오를 곁에 두고 동전을 세는 일을 예로 들어보자. 1단계는 ‘동전을 세야 한다’는 과업을 파악하고 그것에 착수할 준비를 하는 단계다. 2단계는 과업과 관련된 정보를 다른 정보와 똑똑히 분간하는 것이다. 동전의 개수에 관한 정보를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분간한다. 3단계는 그 동전을 세는 동안 다른 생각은 모두 두뇌에서 억압하는 단계다. 동전을 세는 동안에는 음악 감상을 잊게 된다. 이 메커니즘을 통해 몇 가지 요령을 알 수 있다.
첫째, 과업은 의욕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잘 정의되고 적절히 나누어져야 한다. 중단하지 않고 세야 하는 동전이 수십만 개라면 동전 세는 동안 계속 집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일은 얼마나 잘게 쪼개야 하는가? 본인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단위로 나누면 된다. 몰입이 잘되는 때는 일을 쪼갤 필요가 없다. 비교적 잘 집중되는 일은 30분, 집중하기 힘든 일은 15분 정도로 달리 쪼개는 것도 한 방법이다. 도시가스 사용료를 이체하거나 이메일을 보내는 것처럼 일에 따라선 5분, 3분짜리도 있을 수 있다. 쪼갠 일의 목록을 수첩이나 메모지에 적는다. 일을 다 마치고 나서 그걸 들여다보고 다음 일에 착수하면, 된다. 그러면 ‘다음엔 무슨 일을 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에 방해받지 않게 된다. 일하는 도중에 다음 할 일이 생각나면 곧바로 메모지에 적고 당장은 잊어버려야 한다.
둘째, 하나의 과업을 하는 동안에는 멀티태스킹을 하면 안 된다. 특히 인지력을 이용하는 일을 동시에 하는 경우는 사실 존재하지 않는다. 두 과업 사이를 빠르게 왔다 갔다 하고 있을 뿐이다. 도마 위에 무를 올려놓고 다지다가 다시 내리고 파를 올려놓고 다지는 식이다. 그래서 마음을 끄는 주위 환경은 하나의 과업을 하는 동안엔 차단해야 한다. 직장 동료가 끊임없이 말을 거는 환경에 있다면 일을 제대로 마치기 힘들다. 그리고 하나의 과업을 할 때는 무조건 다른 정보에는 신경쓰지 않겠다는 원칙을 정하고 단단히 지키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공부하는 내내 그렇게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지킬 수 없다. 원칙이 흐리멍텅해지기 때문이다. 15분 정도로 적당하게 자르면 이 원칙을 지키는 건 힘들지 않다. 문자가 왔다면 과업이 끝난 뒤에 확인한다. 휴식과 같은 보상은 물론, 여드름 걱정이나 다음 일의 계획 같은 것도 모두 그 작은 과업이 끝난 뒤로 미룬다.
결론. 일을 적절히 자르고 그 일을 할 동안은 정보 차단의 원칙을 칼같이 지켜라.
이한 <이것이 공부다>·<너의 의무를 묻는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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