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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전문상담인력 운용, 외국에서는 어떻게 하나

등록 2012-10-22 14:01수정 2012-10-22 14:03

가족, 지역사회 연계해 전문 프로그램 제공해
아이의 발달 단계에 맞춰 체계적 상담 이뤄져
“뽑기만 하면 뭐하나? 제대로 활용도 못하는데.” 한 전문상담교사의 말이다. 학교폭력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전문상담 필요성을 제기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무작정 수만 늘린다고 문제가 해결될 리 없다. 실제 학교 현장에 있는 전문상담교사들의 고충은 다양하다. 학교 관리자인 교장과 동료 교사들의 인식이 부족해서, 아이들이 상담할 시간이 없어서, 물리적 공간의 확보가 어려워서 등등. 세계의 선진교육 사례를 통해 우리의 전문상담교사 제도가 좀더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길을 알아본다.

독일: 지자체 차원에서 운영하며 사설기관 지원

독일은 연방국가로 16개의 자치주 정부로 구성되어 있다. 이에 따라 위기 청소년에 대한 지원도 지자체 차원에서 운영하고 책임진다. ‘아동·청소년 지원법’에서 지자체 당국에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지원을 하도록 강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육개발원 전인식 연구위원은 “독일의 경우 수업시수가 적어서 학생들이 교내보다 교외에 있는 시간이 많다. 그래서 학교 내에 따로 상담실을 운영하지는 않고 지자체 차원에서 관리하면서 사설 기관들을 지원해준다. 그 기관들은 전공자들을 채용하는 형태로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독일 학교에서 폭력사태가 벌어졌을 때 생활지도 차원에서 학생자치위원회를 운영하는 경우는 있다. 좀 심각해지면 차라리 경찰에 연락을 하지, 학교에서 따로 처리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우리의 경우 학생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고 상황도 차이가 커서 독일과는 접근방식이 다르다는 게 그의 말이다.

독일은 위기 아동과 청소년의 경우 문제 상황에 따라 상담만으로 해결하는 때도 있고, 가정으로 전문 인력을 파견해 면담 및 현황 파악을 한 뒤 재정적 지원을 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위기 상황일 때에는 아동과 청소년을 보호시설에 보내도록 조처한다. 특히, 문제들이 매우 다양한 만큼 청소년상담실에서 이에 맞는 전문가들로 팀을 구성해 관련 상담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임상심리사, 교육치료사, 사회교육가, 사회복지사가 하나의 팀을 이뤄 함께 일하며 사례에 따라서는 의사도 참여한다. 이들이 각 단계에 투입돼 진단을 하고 상담과 치료의 과정을 밟는다.

미국: 학교상담자 자격 조건, 까다로워

미국의 학교상담자 자격은 주별로 규정하는 바에 차이가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대학원의 양성과정을 이수한 석사학위 소지자에게 자격이 주어지고 있다. 아울러 미국상담학회 등에서 수여하는 자격증도 주정부에서 수여하는 자격증에 대한 대안으로 사용되고 있다. 학교상담자는 포괄적인 학교상담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평가하고 있으며, 미국상담교사협회에서는 학교 상담모형 등에 기초한 국가모형을 제시하고 있다.

성동글로벌고등학교 김희대 전문상담교사는 “미국은 주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교직 경력을 가진 자 중에서 석사 학위 이상 소지자로 일정 기간 실습을 마친 이들을 뽑는다. 상담 이론과 현장 실습이 병행되기 때문에 전문성 있고 효과적인 상담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대학 교직과정 운영상 어려움도 있고 교생 실습 기간도 빈약한 상황이다. 학교상담과 관련해 전문성을 갖고 최소 1, 2년 정도 학교에서 인턴 실습을 겪어야 나중에 교사가 돼서도 효율적인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중·고등학교의 경우 한국의 담임과 같은 제도가 없다. 학생 생활지도는 주로 전문적인 자격을 갖춘 학교생활지도 상담자, 학교상담자, 학교심리학자 등에 의해 이루어진다. 학교상담자들은 학생들의 감정적, 사회적, 행동적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준다. 또 학업과 진로, 개인적 영역 등에서 다양한 상담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특히 초등, 중등, 고등, 고교 졸업 후 과정으로 나누어 상담자의 역할과 상담프로그램을 나누어 운영한다.

일본: 사후조처보다 근본적 예방책에 집중해

일본의 학교상담자는 일본 임상심리 자격위원회에서 선발하고 관리한다. 또한 순회상담교사와 전문가팀과 협력하는 교내위원회가 구성된다. 이 외에도 가정, 학교, 지역사회 간 상담지도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다.

일본 학교상담 제도의 특징은 상담이 협력체계로 구성돼 전문가팀 형태로 구성된다는 점이다. 전문가팀은 학생의 학습장애,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 장애, 고기능 자폐증에 대해 판별하고 관련된 실무를 처리한다. 더불어, 바람직한 교육적 대응이나 지도에 대해 전문적 의견을 제시하거나 조언한다. 전문가팀의 구성원은 교육위원회의 직원, 특수학급이나 통합지도교실의 담당 교원, 일반 학급의 담당 교원, 심리학 전문가, 의사 등이며 사안에 따라 해당 학교의 교원 추가가 가능하다.

일본의 학교 상담교육은 학생의 심리적 문제에 대한 대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학교에서 주로 발생하는 학생들의 문제행동에 대한 방대한 조사연구를 체계적으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 개개인의 성향에 따른 상담체계를 갖추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 학교부적응 문제나 문제행동 지도에 있어서 사후조처나 지도보다는 문제행동의 발생을 줄이고 더 나은 성장과 발달을 위한 측면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학교 차원에서 학생들의 사고방식과 문화, 문제행동을 이해하고 상담할 수 있도록 교내위원회를 구성해 상담체계를 정비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 교육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학교상담자나 전문상담원을 교내에 배치시켜 원활한 상담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

최화진 기자 lotus57@hanedui.com

참고

<위(Wee)프로젝트 해외 우수사례-독일의 위기청소년 지원정책>-전인식

<전문상담교사제도의 구축과 정착방안>-김희대

<상담사 자격제도 개선 방안 연구: 학교상담을 중심으로>-서영석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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