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대성 교사의 북 내비게이션
8. 지나칠 수 없는 몇 개의 분야 - ⑤글쓰기
8. 지나칠 수 없는 몇 개의 분야 - ⑤글쓰기
<몸과 삶이 만나는 글, 누드 글쓰기>고미숙 외, 그린비
<글쓰기 훈련소>임정섭, 경향미디어
<나를 바꾸는 글쓰기 공작소>이만교, 그린비 네덜란드의 판화가 마우리츠 코르넬리스 에스허르(1898~1972)의 <손을 그리는 손>은 반복과 순환의 과정을 표현한다. 독특한 감수성을 바탕으로 반복과 순환의 과정을 드러낸다. 길이 끝난 곳에서 길은 또다시 시작되듯이 우리가 살아가는 과정도 수많은 순환 고리를 가지고 있다. 책읽기와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한 권의 책을 통해 또 다른 책을 만나고 책 속에서 새로운 책과 접속한다. 수많은 책들은 서로 겹쳐지면서 하나의 세계를 만들고 작은 차이를 통해 새로운 시야를 확보한다. 그간 북 내비게이션은 독자들에게 세상과 타인의 삶에 폭넓은 관심을 갖도록 안내했다. 이제 마지막으로 책읽기의 종착역인 글쓰기에 대해 생각해 보자.
인도의 초대 총리였던 자와할랄 네루는 ‘모든 이데올로기의 종점은 행동이다’라는 말로 변화와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내 생각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삶을 꿈꾸는 적극적인 행동이다. 내 삶을 위한 책읽기와 글쓰기는 하나의 순환 구조로 이루어진다. 온몸으로 책을 읽은 사람은 저자의 생각을 비판하기도 하고 벼락같은 깨달음을 내면화하기도 한다. 그것은 고스란히 우리 삶의 자양분이며 변화와 실천을 위한 밑거름이 된다. 글쓰기는 이 과정에서 말할 수 없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적극적인 자신과의 대화이며 성찰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글을 ‘왜’ 쓰는지에 따라 ‘어떻게’ 쓰는지가 결정된다. 삶을 가꾸기 위한 글쓰기가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이만교의 <나를 바꾸는 글쓰기 공작소>를 먼저 읽어보자. 소설가 이만교는 창조적 언어 사용을 강조한다. 언어적 감수성을 기르고 일상언어에서 탈주하는 것이 글쓰기의 시작이라는 말이다.
“우리의 글쓰기 역시 결코 늦은 것이 아니다. 늦은 것일 수 없다. 다가올 미래에 대해서는, 지금 읽고 쓰고 성찰하는 우리 각자의 행동이 언제나 가장 빠른 길이다. 인간이 취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첫 번째 행동은 아마 꿈을 꾸는 것이리라. 그리고 가장 빠른 첫걸음은 이제 읽고 쓰고 생각하는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리라.”
이 말은 글쓰기를 시작하고 싶은 사람들이 새겨들을 만하다. 글쓰기는 결국 미래의 나를 위한 첫걸음이다.
실제 글쓰기 강좌를 통해 수강생들과 나눈 수업의 결과이면서도 글을 쓰는 목적과 방법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녹아 있는 이 책은 글쓰기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글쓰기가 왜 필요한가, 글쓰기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어떤 글을 쓸 것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하면서 이 책을 읽고 나면 내 삶을 위한 글쓰기가 왜 필요한지 알 수 있게 된다. 일상언어와 출판언어, 다수언어와 창작언어 등에 대한 이야기는 나를 표현하기 위해 필요한 충고로 가득하다. 천천히 읽으면서 글쓰기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해 보자.
이렇게 글을 쓰는 궁극적인 목적과 방향에 대해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에게는 실질적인 글쓰기 방법이 필요하다. 어느 분야나 그렇듯이 숱한 시행착오를 거쳐 실천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사람의 이야기에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 긴 시간 동안 글쓰기 훈련을 통해 실전에서 필요한 글쓰기 방법을 이야기하는 임정섭의 <글쓰기 훈련소>에는 ‘간단하고 쉽게 글 잘 쓰는 전략’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이만교가 글쓰기를 통해 내면의 울림과 언어적 감수성을 요구했다면, 임정섭은 실용적인 글쓰기의 강력하고 효율적인 노하우를 제시한다. ‘포인트 라이팅’으로 시작해서 글쓰기의 연습과 기술을 알려준다. 중복 불가, 금지, 축약, 단문쓰기의 법칙을 통해 실전 글쓰기 방법으로 마무리하는 이 책은 철저하게 실용적이다. 하지만 쉽게 배우고 익힐 수 있는 기술만 가르치는 책이 아니라 꾸준한 연습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어떤 일이든 마찬가지겠지만 글쓰기는 결코 하루아침에 능숙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고미숙과 그의 친구들은 <몸과 삶이 만나는 글, 누드 글쓰기>에서 자신의 삶을 가꾸기 위한 자유로운 글쓰기에 대해 말한다. 여러 명의 저자들은 책과 공동체 생활을 통해 얻은 값진 생각과 경험을 글쓰기로 표현한다. 고미숙이 글쓰기의 존재론으로 이야기를 시작해서 안도균, 손영달, 김동철, 수경, 류시성은 사람들 앞에 알몸으로 나선다. 즉, 각기 다른 생각과 삶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누드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투명하게 들여다봄으로써 더 나은 삶을 꿈꿀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박노해 시인이 ‘우리 모두는 자기 삶의 연구자가 되어야 한다’고 한 말은 누드 글쓰기의 목적을 간접적으로 말해준다. 글쓴이들은 마치 알몸으로 다른 사람 앞에 나서듯 자신의 생각과 삶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누드 글쓰기가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가슴이 움직이지 않고 머리로만 만지작거린 글은 읽는 사람이 먼저 눈치챈다. 어떤 형태의 글이든 온몸으로 써야만 글쓴이의 진정성이 독자에게 전해지는 것이 아닐까.
“새삼스러운 말이지만, 독서의 최종목표는 글쓰기다. 책을 읽는 건 삶의 길을 찾는 탐색이다. 그 ‘길찾기’는 반드시 자신의 언어로 표현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글쓰기란 존재의 가장 기본적인 표현형식에 속한다. 읽기와 쓰기가 하나로 이어져 있는 이 순환의 사이클이 바로 ‘책의 매트릭스’인 것”이라는 고미숙의 말은 책읽기와 글쓰기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우리들의 삶은 매일매일 무언가 읽고 쓰는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책읽기와 글쓰기는 매우 중요한 삶의 도구이자 수단이다. 이 매트릭스 안에서, 윤대녕의 말을 빌리자면 지난 40주 동안 “나는 오직 글 쓰고 책 읽는 동안만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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