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를 빼기 전의 목화솜을 들고 있는 아이들.
여행작가 엄마와 떠나는 공부여행
46. 산청 목면시배 유지
46. 산청 목면시배 유지
겨울이다. 아이들이 춥다고 호들갑을 떤다. 이제 곧 겨울방학이니 아이들과 함께 경남 산청으로 겨울 여행을 떠나보자. <동의보감>을 지은 허준과 한의학박물관, 겁외사의 성철 스님을 만나고 목면시배유지도 돌아볼 만하다.
산청 목면시배 유지(山淸 木棉始培 遺址)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면화를 재배한 곳이다. 공민왕 12년 서장관(書狀官)으로 원나라에 갔던 문익점(1329~1398) 선생은 목화씨를 가지고 돌아와 고향인 산청에서 장인인 정천익과 어렵게 재배에 성공했다. 원나라 승려 홍원(弘願)에게서 실을 뽑고 베를 짜는 기술을 배워 전하니 10년이 되지 않아 전국에 무명이 보급되어 백성들이 따뜻한 옷을 입고 겨울을 나게 되었다. 이를 기념해 당시 목화씨를 뿌렸던 300여평의 밭을 ‘삼우당(三憂堂) 선생 면화시배 사적지’로 지정하고 전시관을 건립했다. 전시관에는 면화의 종류, 목화의 재배, 목화솜에서 씨앗을 빼내고 솜타기·고치말기·실잣기 등을 거쳐 베틀에서 옷감을 짜내는 공정까지 상세히 볼 수 있다.
목화 덕분에 가난한 서민들이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게 되었으며 비단이불을 마련하지 못해 혼기를 놓치던 처녀총각들이 솜이불로 대체하면서 결혼 풍습이 달라졌다. 지혈이나 외과치료용으로 탈지면이 쓰였고, 튼튼한 무명실로 노끈, 낚싯줄, 그물을 만드는 등 일상용품에 두루두루 쓰였으며 조선시대에는 세금을 걷는 기본통화까지 되었다.
문익점 선생이 붓두껍에 담아 왔는지, 주머니에 넣어 왔는지, 그것이 세 알인지 열 알인지, 또 원나라에서 몰래 밀반출한 것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여러 겹을 겹쳐 입어도 겨울 찬바람이 뼛속까지 파고들어 고충이 이루 말할 수 없었던 삼베에 비해 포근한 솜과 무명 옷감을 만난 백성들의 포근함과 따뜻함은 황홀감을 넘어섰음이다. 아이들에게 옷 한 벌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려주고 요즘의 생활환경에서 춥다고 하는 것은 ‘사치’에 가까운 일임도 느끼게 해주자. 주소 경상남도 산청군 단성면 목화로 887, 전화 (055)973-2445.
글·사진 이동미/ <여행작가 엄마와 떠나는 공부여행>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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