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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우리 학교 교훈은 ‘좋은 아빠로 성장하자’

등록 2013-01-07 13:42수정 2013-01-07 13:50

지난해 11월30일 4차 ‘아버지 준비의 날’에 학생들이 모여 김장을 하는 모습이다.  장계공고 제공
지난해 11월30일 4차 ‘아버지 준비의 날’에 학생들이 모여 김장을 하는 모습이다. 장계공고 제공
‘아버지 준비의 날’ 운영하는 전북 장수군 장계공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무기력하던 학생들 활기 생겨
전북 장수군 장계면 장계공고에 다니는 2학년 정아무개군은 결손가정 자녀다. 부모님은 정군이 초등학교 5학년일 때 이혼했고, 각자 새로운 삶을 찾았다. 정군은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았다. 부모님의 이혼 뒤 정군은 적잖이 방황을 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담배에 손을 댔다. 단순한 호기심 때문만은 아니었다. 담배는 아빠가 행동으로 가르쳐준 잘못된 취미였다.

“엄마랑 아빠가 싸우면 아빠가 항상 담배를 피우러 가셨어요. 엄마한테 ‘왜 아빠는 항상 싸우고 나면 담배를 피우러 가?’ 그렇게 물었어요. 답답하고 화가 나서 그런다고 하더군요. 그냥 스치면서 나눈 이야기인데 저도 모르게 머리에 박혔던 것 같습니다. 부모님이 이혼을 하고 나니까 힘들고 답답한 때가 많았어요. 그때 담배를 태우면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얘기가 생각났습니다. 그 이후로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어요.”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정군한테는 우울증이 찾아왔다. 학교는 정군의 마음을 붙잡아주지 못했다. 정군은 “가만히 앉아 수업만 듣는 학교 시스템이 싫었다”고 했다. 학교를 안 다니고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도 궁리했다. 우울증이 심해져 자살도 생각했다. 하지만 정군은 “지금은 살고 싶다. 이렇게 재미있는 세상인데 왜 죽으려고 하냐”고 했다.

장계공고 학교 곳곳에는 ‘좋은 아버지를 준비하는 행복한 학교’라는 표어가 걸려 있다. 장계공고 제공
장계공고 학교 곳곳에는 ‘좋은 아버지를 준비하는 행복한 학교’라는 표어가 걸려 있다. 장계공고 제공

정군한테 삶의 의미를 되찾아준 것은 다름 아닌 고등학교 생활이었다. 장계공고는 그동안 정군이 겪은 학교들과는 다른 학교였다. 교사들은 학생들한테 관심이 많았다. 학교에선 ‘공부해라’ 소리보다는 ‘좋은 아버지가 되자’는 이야기를 더 많이 들었다. 양정양 교장은 학생들이 모인 자리에서 “공부는 조금 못해도 된다. 공부보다 중요한 게 앞으로 좋은 아버지로 성장하는 거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해보자”고 말했다.

처음에는 그냥 그런가 보다 했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좋은 아버지를 말로만 가르치지 않았다. 다양한 활동으로 ‘좋은 아버지’를 상상해보고 체험하게 돕는 행사가 이어졌다. 지리산과 한라산 등반, 병영체험, 아버지 준비의 날 행사 등을 비롯해 일주일에 평균 한 개씩 행사가 열렸다. 성적에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행사였다. 학교에서 모든 비용을 대줬기 때문에 돈을 들일 일도 없었다. 정군은 “행사에 참여할 때 나도 모르게 소름끼치는 순간이 있다. 그 순간에 ‘아, 이런 게 행복이구나’라고 느낀다. 나한테 학교는 제2의 가정이 아니라 제1의 가정이다”라고 했다.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꿈이 많아졌다. 1학년 때는 자동차 분야로 진출하고 싶었다. 지금은 군인, 보컬 분야로 진출하는 것도 생각해본다. 부사관학교 체험, 밴드부 활동 등을 해보면서 내가 모르는 다양한 세상이 있고, 그 세상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이날 학생들은 담근 김치를 교사, 지역주민 등과 함께 나눠 먹었다. 장계공고 제공
이날 학생들은 담근 김치를 교사, 지역주민 등과 함께 나눠 먹었다. 장계공고 제공

정군한테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장계공고에 다니는 많은 학생들이 정군처럼 삶의 변화를 맛보고 있다. 이 학교에는 정군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학생들이 많다. 한 반에 약 3분의 1이 결손가정의 자녀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은 삶에 큰 의지가 없었다. 3년 전만 해도 지금의 활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2008년도에 이 학교에 온 황순 교사는 “3월 입학식 때 아이들을 처음 봤는데 솔직히 무서웠다”고 했다.

“교복 입은 아이를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대다수가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있었어요. 보통 입학식 때 입학 장학생이 상을 받잖아요. 그 친구마저 교복을 입지 않은 채로 단상에 올라오더군요. 담배 피우지 말라고 하면 ‘씨발, 네가 담배 사줬어?’라고 욕을 할 정도였습니다.”

체육을 맡은 황 교사와 몇몇 교사들은 이런 아이들한테 몸으로 하는 경험을 시켜주고 싶어서 산행 등을 제안하고 추진해봤다. 이런 움직임은 3년 전, 양 교장이 부임해오면서 더욱 활발해졌다. 황 교사는 “교장선생님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사회성을 기르고, 생각을 깨워주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셨다. 지금 교장선생님이 오신 뒤 2011년에 이런 활동이 늘어났고, 2012년도에는 그야말로 정점을 찍었다”고 했다. 전교생은 150여명밖에 되지 않았다. 행사를 함께 기획하고 운영해보기 좋은 규모였다. 학교는 2년 사이, 일종의 ‘학교 공동체’로 모습을 바꿔갔다.

‘좋은 아버지 준비의 날’은 장계공고를 말해주는 대표적인 행사다. 가정 안에 역할모델로서의 아버지상이 없는 채로 자라는 아이들한테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해보고, 삶의 지도를 그려보게 하자는 뜻에서 시작했다. 2011년에 처음 시작했고, 한 해에 2차씩 2012년까지 모두 4차를 진행했다.

이 행사는 하루 날을 정해서 좋은 아버지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다양한 활동을 하는 식으로 꾸려진다. ‘우리가 생각하는 좋은 아버지 모습 써보기’, ‘가정과 관련한 속담 격언 찾기’, ‘가족 관련 연극 준비’ 등 학교 쪽에서 마련한 다양한 활동을 해보는 것을 비롯해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파견한 강사, 그리고 장계 지역에서 자라나 역경을 딛고 성공한 인물들을 초청해 강의를 듣는 식으로 꾸려진다. 지난해 실시한 3차 행사에선 ‘요리하며 좋은 아버지를 준비하는 날’이라는 주제로 학교에서 재배한 감자를 이용해 감자 요리를 해보는 요리 경연대회를 열었다. 요리를 그냥 하는 게 아니라 언제, 어디서, 누구와, 왜 이 요리를 먹을 것인지 등이 적힌 레시피를 받아서 심사도 했다.

지난해 7월13일 ‘요리하며 좋은 아버지를 준비하는 날’에 학생들은 요리사 복장으로 직접 요리를 했다. 장계공고 제공
지난해 7월13일 ‘요리하며 좋은 아버지를 준비하는 날’에 학생들은 요리사 복장으로 직접 요리를 했다. 장계공고 제공

교사와 학생들 입 모아 “학교 가고 싶다” 소리해

지난해 11월30일에 실시한 4차 행사 주제는 ‘나눔, 베풂 그리고 섬김-김장 담그며 좋은 아버지를 준비하는 날’이었다. 학교에서 심은 배추로 김장을 담그고 김치를 지역 독거노인과 나누는 활동으로 이뤄졌다.

양 교장이 학생들을 만날 때 강조하는 좋은 아버지의 요건 중 첫째는 ‘건강을 챙기는 아버지’다. 실제로 이런 활동을 통해 자신의 건강을 생각해보게 된 학생들도 많다. 1학년 강민수군은 “학교에서 강조하는 첫째가 ‘좋은 아버지가 되려면 건강해야 한다’인데 금연캠프 등에 참여해보면서 정말 담배를 끊었다”고 했다. 정아무개군은 학생들을 위해 이런 활동을 준비하는 교사를 보면서 담배를 끊겠다고 결심했다. 정군은 “담임선생님한테는 교사가 되어 처음 오게 된 학교가 이 학교”라며 “‘내 첫 제자들 가운데 나 때문에 담배를 끊게 된 아이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신 게 생각이 나서 담배를 끊었다”고 했다.

학교 건물에는 ‘좋은 아버지를 준비하는 행복한 학교’라는 표어가 걸려 있다. 3년 사이, 실제로 학생들 머릿속에는 ‘좋은 아버지’에 대한 상이 그려지고 있다. 졸업을 준비하는 3학년 정우성군은 “2학년 때부터 좋은 아버지와 관련한 행사에 참여했는데 처음엔 그 개념이 뭘지 생각을 깊게 안 했지만 지금은 나만의 좋은 아버지상도 생각해두고 있다”고 했다.

“주말에도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아버지가 좋은 아버지 같습니다. 저희 아버지랑 교장선생님을 보면서 그려보게 된 꿈입니다.”

반대로 정군은 아버지를 반면교사로 삼게 됐다. 정군은 “아버지가 된다면 내 아버지처럼 안 되고 싶다. 1학년 때부터 행사에 참여해보면서 알게 됐다”고 했다.

“자식을 그냥 낳았다고 아버지가 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을 때가 되면 맞벌이 부부가 많을 겁니다. 아내가 밖에서 일하고 들어와서 집안일을 하지 않도록 제가 많이 도와주고 싶습니다. 아이 기저귀도 갈아주고, 소소한 것도 챙겨주는 아버지가 되고 싶습니다.”

황순 교사는 “아이들이 ‘아버지 준비의 날’ 등에 쓴 글을 보면 투박하지만 진심이 묻어나는 이야기들을 많이 볼 수 있다”고 했다.

“참 다양한 이야기를 써놨더라고요. ‘좋은 아버지가 뭔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좋은 아버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친구와 잘 어울리지 못한다. 학교에서 이렇게 다양한 행사를 하니까 좋다. 나는 항상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데 선후배 사이에 돌아가면서 함께 뭔가를 하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다른 사람들하고 얘기를 많이 하게 됐다.’ 이런 글을 보면서 아이들이 보이지 않게 달라지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학생들의 변화를 실감하는 건 교사들만이 아니다. 지역주민 김혜경씨는 “전에는 아침에 편의점에 가면 대체 등교를 하는 건지, 하교를 하는 건지 학교 갈 생각이 없어 보이는 아이들이 라면을 먹거나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보였는데 이젠 그런 풍경이 사라졌다”고 했다.

“저도 ‘아버지 준비의 날’에 참여를 해봤습니다. 처음에는 막연히 괜찮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는데 참여를 해보면서 저는 과연 좋은 어머니인지, 저희 남편은 좋은 아버지인지 생각을 해보게 되더군요.”

학부모 황명혜씨는 “학교에는 전주에서 장계로 통학하는 학생도 있다”며 “중학교 때는 가까운 곳에 있던 학교도 잘 안 가겠다고 했던 친구인데 지금은 ‘학교 가고 싶다’며 새벽 5시30분에 일어나 준비하고 통학버스를 타러 나오는 경우도 봤다. 참 신기했다”고 했다.

이 학교를 ‘가고 싶은 학교’로 부르는 건 학생들만이 아니다. 학생들의 자존감이 키워지면서 교사의 자존감과 자부심도 더불어 커지고 있다. 흔히 행사를 치르면 죽어나는 건 교사라고들 말하지만 이 학교 교사들은 아이들과 함께 해볼 프로그램을 고민하느라 바빠 보였다. 심은정 교사는 “주변에 교사 친구들을 보면 나처럼 행복하게 학교를 다니는 사람이 없다”며 “지금 학교와 구성원들은 교사와 학교의 역할이 뭔가를 다시 생각해보게 해준 학교와 아이들이다”라고 했다.

“그전에는 지식을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지식을 전달하는 일만이 아니라 자라나는 아이들을 제대로 성장하게 돕는 게 교사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이 학교 친구들이 정서적인 보살핌이 정말 필요한 친구들이잖아요. 진심을 담아 뭔가를 주면 정말 잘 흡수합니다. 성적도 많이 올랐습니다. 시험 범위를 알려줘도 엎드려 자고 있던 녀석들인데 이젠 시험 전날, 이 문제 어떻게 푸느냐고 문자를 보냅니다. 많은 교사들이 학교에 출근하기 싫다고, 한숨을 내쉬는데 저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주말에 이어 월요일이 휴일일 때 아이들한테 ‘학교 가고 싶어요’라고 카카오톡이 옵니다. 저도 같은 마음입니다.”

김청연 기자 carax3@hanedui.com


성적보다 중요한 건 학교공동체의 행복지수

인터뷰 l 장계공고 양정양 교장

학생과 교사, 다양한 경험치 속에서 자신감 생기길
건강하고, 존중받고, 역량 있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학교에서는 ‘공부하라’는 말을 많이 하지 ‘좋은 아버지가 되라’는 말은 안 하잖아요. 아이들이 공부 잘해서 어느 대학에 가고, 어떤 직장에 취직할 거라는 계획들은 있을지 모르지만 어떤 가정을 꾸리고,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삶에 대한 큰 그림은 못 그리죠. 근데 이 학교에서는 그런 그림을 그려보도록 돕는다는 게 참 새로운 것 같아요.”
장계공고 교직원들과 양정양 교장(앞줄 가운데)은 “학교에서 하는 행사가 많아지면서 학생들이 적극성을 보여줘 좋다”고 좋아했다.
장계공고 교직원들과 양정양 교장(앞줄 가운데)은 “학교에서 하는 행사가 많아지면서 학생들이 적극성을 보여줘 좋다”고 좋아했다.

장계면 주민 김혜경씨는 장계공고의 변화를 보면서 “그냥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자기도 모르게 좋은 아버지를 그려보도록 실제 체험 기회를 주는 게 의미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장계공고가 이뤄낸 변화의 원동력은 많은 사람들이 훈계로 하는 삶의 가치들을 경험을 통해 내면화하도록 도운 데 있다. 다른 학교에서 일년에 두 번 정도 실시하는 학교 차원의 행사가 이 학교에서는 거의 매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열리고 있다. ‘좋은 아버지’를 문패 삼아 이런 행사를 추진한 양정양 교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버지 준비의 날’을 비롯해 학교 차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열고 있다. 이런 행사를 많이 열게 된 계기가 뭔가?

“장계 지역에는 부모님이 두 분 다 안 계시거나 한 분만 계신 가정에서 자란 학생들이 많다. 그런 환경에서 학생들은 돌봄을 못 받고, 공부도 일찍 손에서 놓는다. 많은 학생들이 환경적인 영향 때문에 무기력하고, 의지가 부족한 편이었다. 이런 경우, 스스로 공부도 그렇고 여러 면에서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실패의 경험들이 누적이 되면 누구나 더 좌절하게 된다. 그런 학생들한테 몸으로 하는 다양한 활동의 기회를 여러 번 갖도록 하면서 성공의 기쁨을 느껴보게 하고 싶었다.”

-‘좋은 아버지를 준비하는 행복한 학교’를 표어로 내걸었다. ‘아버지’에 주목한 이유가 있나?

“훗날 가정을 꾸리고 아버지가 될 아이들이다. 하지만 아이들 가정에 본보기가 될 만한 역할모델이 많지 않다. 아이들한테 ‘너희가 낳은 아이들이 너희처럼 자라게 하면 안 되지 않겠니?’라고 말해준 적이 있다. 지금 아버지가 아버지 역할을 안 하거나 아예 안 계신다고 해도 이런 아버지가 좋을 거라고 상상은 해볼 수 있다고 본다. 다행히 학생들이 프로그램에 잘 참여해주고 변화도 보여줘 기쁘다.”

-좋은 아버지의 기본적인 다짐도 있다고 들었다.

“크게 세 가지를 얘기한다. 첫째는 건강을 챙기는 아버지다. 아이들이 자기 몸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을 안 하는데 가정을 지키려면 자기 몸부터 챙길 줄 알아야 한다는 걸 알게 해주고 싶었다. 둘째는 인성 면에서 존중받는 아버지다. 가정 안에서 자애롭고 너그러운 모습을 보여줘야 아내나 아이들한테 존중받을 수 있다고 얘기해준다. 셋째는 역량 있는 아버지다. 단순히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는 게 아니다.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역량을 발휘하고 가정을 안정적으로 꾸려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해준다.”

-관리자 입장에서 학교 운영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뭔가?

“중요한 건 관리자가 아니라 학생들과 교사다. 학생들이 교사와 상의해서 해보고 싶어하는 활동들을 마음껏 하고 행복해하는 학교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교사들한테 학생들과 상의해서 결정한 사항은 나한테 일일이 보고하지 말고 알아서 추진하라고 한다. 작년에는 한 여교사가 찾아와 학급 차원에서 캠프를 가고 싶다고 했다. 해보시라고 했다. 여자 담임교사가 남학생 20여명을 데리고 캠프를 간다고 하니 은근히 걱정도 됐지만 교사와 아이들을 믿었다. 정말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하고 돌아왔다. 이 사례처럼 상시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해볼 여지를 두고 있다. 교사들이나 아이들이 참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낸다. 얼마 전에는 교사들끼리 볼링을 치다가 ‘우리 아이들도 이 경험을 해보게 하자’는 얘기가 나왔다고 한다. 결국 교사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볼링장에 갔다. 무엇보다도 구성원들의 행복지수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학생들이나 교사들이 행복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학교 구성원들이 교장선생님을 비롯해 지금 구성원들이 떠나면 지금의 운영체제가 달라질 수 있을 거라고 걱정한다. 어떻게 생각하나?

“지금 교사 15명이 똘똘 뭉쳐서 정말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학교 행사를 추진해주고 있다. 교사공동체가 잘 구성이 되면 새로운 관리자나 교사들도 이를 잘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교사공동체가 잘 꾸려지도록 도울 것이다.”

김청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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