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먼저 보라

등록 2013-01-14 11:06

인문·어문 계열은 창의력이 많이 필요하다. 사진은 길담서원 ‘청소년인문학교실’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몸’이라는 주제와 관련해 마임 강의를 듣고 있는 모습.  길담서원 제공
인문·어문 계열은 창의력이 많이 필요하다. 사진은 길담서원 ‘청소년인문학교실’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몸’이라는 주제와 관련해 마임 강의를 듣고 있는 모습. 길담서원 제공
김상호 박사의 ‘톡 까놓고 진로 톡’
학과·계열 특성 알면 진로가 보인다
① 인문·사회·교육계열편
특정 직업·학과 고민하기 전에 문과인지 이과인지부터 선택해야

흔히 고등학생들은 문과와 이과 사이에서 고민한다. 수학과 과학이 좋으면 이과를 택하고, 국어와 사회탐구 과목에 관심이 많으면 문과를 택한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적성검사 결과와 과목별 성적, 특기사항(자격증, 입상경험 등) 등을 고려해 문과와 이과를 결정한다. 상당수 청소년들은 문과와 이과 중 하나를 선택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진로탐색 때 많은 학생들은 특정 학과나 특정 직업 하나만을 꼬집어서 진로를 설정하려는 경향이 있다. 충분한 지식과 고민 없이 가수, 영화감독, 신문방송학과 등으로 나눠 세부 진로를 선택하는 건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먼저 크게 문과인지 이과인지 선택하고 나서 학과계열을 설정하고 이후 관심 학과, 희망 직업 등의 문제로 좁혀가며 진로탐색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즉 나무만 보지 말고, 숲도 보라는 것이다.

낮게 나는 새는 자세히 볼 수 있고, 높이 나는 새는 멀리 볼 수 있다. 오늘은 인문계열, 사회계열, 교육계열 학과로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이들 계열과 관련한 주요 직업, 요구 능력, 계열선택 시 유의사항을 살펴보고자 한다. (다음 호에 이과분야를 다룰 것임)

인문·어문계열: 자유롭게 상상하고,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세계

인문·어문계열은 모든 학문의 근원인 철학과 종교를 다룬다. 그래서 학문의 대상이 시간과 공간적으로 가장 넓으며, 국어에서 중국어, 일본어, 아랍어 등 다양한 언어로 표현된 문학작품을 대상으로 한다. 인문·어문계열들의 학과로는 철학, 종교학, 영어영문학, 일어일문학, 문헌정보학, 고고학, 심리학, 역사학, 통번역학 등이 있다.

수능과목으로 보면 언어영역, 외국어영역, 제2외국어영역과 사회탐구 가운데 윤리, 국사, 사회문화 등을 심화해 공부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언어를 얼마나 잘 다룰 수 있느냐가 중요한 성공의 열쇠다. 언어구사력은 크게 글쓰기 능력과 말하기 능력으로 구분되며, 어느 쪽에 흥미가 있는지에 따라 다른 직업군으로 연결된다.

먼저 문장력이 중요한 직업은 작가, 방송작가, 번역가, 사서, 학예사, 평론가 등이며 상상력과 창의력이 중요하다. 흔히 공과계열의 공학자가 창의력이 많이 필요한 직업이라고 생각하나 필자는 잘못된 상식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창의력이 많이 요구되는 직업은 인문·어문계열 가운데 글쓰기와 관련한 직업에 많다. 글 하나하나에 남다른 상상력과 창의력을 결합해야 훌륭한 문학세계가 구축되기 때문이다. 말하기가 중요한 직업은 동시통역가, 교사, 강사, 판매원, 영업원 등이다. 이들 직업은 창의력보다 정확한 내용전달이 중요하다.

인문·어문계열의 전공과목들은 대학교 수준에서는 비교적 내용이 쉽고 재미있으나 종사자들의 소득이 높지 않고 졸업 후 직업과 전공일치도 낮다. 다만, 프리랜서 활동이 용이한 직업이 많고 정년퇴임 없이 활동할 수 있는 일이 많아 여성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다.

사회계열: 돈과 법과 규범으로 인간사회에 질서를 부여하는 학문

인문·어문계열이 이상적이고 삶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 고민하는 학문이라면, 사회계열은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를 다룬다. 굳이 비유하자면 차도남(차가운 도시 남자)과 차도녀(차가운 도시 여자)에게 어울리는 학과들이 많다. 사회계열의 학과들은 돈으로 표현되는 것과 법과 제도로 인간사회에 질서를 부여하는 것이 주된 관심사다. 사회계열 학과로는 경제학, 경영학, 무역학, 법학, 정치외교학, 행정학, 사회학, 사회복지학, 언론학 등이 있다.

수능으로 보자면 사회탐구분야 중에서 법과 사회, 정치, 경제 과목을, 그리고 직업탐구 중에서는 상업정보 과목을 심화해 공부한다. 돈을 중심으로 세상에 질서를 부여하는 경영학, 경제학 등의 상경대학과 법률을 중심으로 질서를 부여하는 공법, 사법, 법학 등의 법학대학, 그리고 법률 외에 다른 경험적 대안, 소통 등의 방안을 모색하는 정치학, 행정학, 사회학, 언론방송학과, 사회복지학 등이 있다.

사회계열의 경우 회계사, 경영지도사, 세무사, 기자, 사회복지사, 외교관, 지역문제전문가 등 매우 다양한 직업을 포함한다. 이들 직업은 비교적 실용성이 높고 현실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직업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합리적이고 냉철한 머리를 사용하도록 교육받기 때문에 분석력과 법해석 능력, 수치해석 능력 등이 중요하다. 모든 사회는 크게는 헌법, 법률부터 작게는 회사 내규와 작은 모임의 회칙에 이르기까지 각종 규정에 의해서 운영되므로 이들 규정을 만들고, 시행된 법, 제도, 기업 활동 등이 적절한지 분석하고 수치로 성과를 측정·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느 개인이나, 기업, 국가는 돈을 벌고 쓰기 위해 경영 및 경제활동을 하게 된다. 이런 활동 중에는 누가 우수한지, 실적·성과가 좋은지 숫자(예: 판매실적, 시청률, 지지율 등)로 분석하고 표현하는 일이 많다. 그래서 숫자(특히 통계 등)에 대한 감각이 좋으면 이 분야에서 사회활동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문과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사회계열의 경우 일자리가 가장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취업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나 그만큼 스트레스가 많다. 흔히 인생을 살면서 법원, 경찰서, 세무서를 멀리하라고 말한다. 그만큼 행복이라는 단어와 멀어진다는 의미이다. 사회계열은 취업이 잘 되는 반면 공부하는 내용이 비교적 어렵고 많은 사람들과 생존 및 실적 경쟁을 해야 하는 일이 많아 대인관계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다. 사회계열의 경우 학과별로 배우는 내용이나 학습강도, 취업률, 요구되는 능력 등의 편차가 많으므로 학과 특성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교육계열: 나의 지식과 기술에 대한 나눔의 미학을 배우는 학문

교육은 지식과 문화를 전달하는 학문이다. 따라서 많이 아는 것보다 전달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교육계열의 학과는 교육학과, 유아교육학과, 특수교육학과, 초등교육학과, 각종 과목(영어, 국어, 역사, 과학, 사회 등)별 교육학과 등이다. 교육 관련 학과의 경우 졸업 후 초중등학교 교사, 학원 강사 등으로 직업진로를 모색하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졸업 후 임용시험을 통과해야 하며 각종 면허증과 자격증이 필요한 분야가 많다. 특수교육학과 및 유아교육학과의 경우 비교적 취업이 용이한 편이나 해당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급여가 높지 않다.

수능영역의 시험과목 가운데 언어영역, 수리영역, 사회탐구영역, 과학탐구영역 등에서 하나를 선정해 초중등학교나 학원 등에서 교과목 교사 또는 강사로 활동한다. 따라서 평소 좋아하는 과목을 어떻게 후배들에게 가르칠까를 고민하는 것이 교육계열 전공자들의 주요 관심거리가 된다.

문과와 이과 가운데 어디로 가야 할지 명확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교육계열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교육계열 학과 및 직업 종사자들의 특징은 표현력과 공감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많이 아는 것보다 알고 있는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며, 서비스 대상이 미성년자이므로 이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이해할 줄 아는 능력이 중요하다. 교육계열의 학과들은 말로 지식과 기술, 문화를 전달하므로 목소리와 발음이 좋다면 금상첨화다.

흔히 미성년자를 상대하는 직업이므로 직업 스트레스가 적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교육의 경우 강의 외에 잡무도 많고 학부모나 학생들로부터 민원도 상당하다.

교육계열 학과 수업은 비교적 실습이 많고, 취업을 위해서 취득해야 하는 자격증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저출산 및 고령화로 고용 전망이 밝지 않다. 정보통신의 발달로 인터넷 강의가 많아지면서 선택과 집중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강의를 전달하는 교수자의 역할은 감소하고 코디네이터로서의 능력이 강조되는 추세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직업진로자격연구실 연구원·<톡 까놓고 직업 톡> 저자

<한겨레 인기기사>

나이 어린 정규직이 ‘이놈저놈’ 욕설…작업 밀려 화장실도 마음대로 못가
삼성에 유난히 아버지·아들 ‘가족 사원’ 많은 이유
“군인은 민간인과 다르다” 주장하더니… 이동흡 군 복무중 석사 취득
국세청 “차명계좌 만들거나 이름 빌려주면 처벌해야”
인도서 또 ‘버스 집단 성폭행’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