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선 계룡문고 사장
책 읽어주기의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주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 대전광역시 중구 계룡문고 이동선(사진) 사장은 대전 지역을 중심으로 초등학교 학생들한테 책을 읽어주러 다닌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이 활동을 시작해 지금까지 약 1만 명한테 책을 읽어주며 ‘재능기부’를 한다.
서점이 교육적이고 문화적인 공간으로 자리매김을 해서 고객이나 지역사회에 도움을 줄 수는 없을까? 이씨의 책 읽어주기는 이런 질문에서 시작됐다. 이씨는 “그 과정에서 관련 자료, 책, 전문가를 통해 핵심이 ‘책 읽어주기’에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말은 본인의 의사에 따라 조절할 수 있지만 귀는 무조건 들리는 대로 듣게 돼 있잖아요. 그래서 듣기가 중요하고, 아이들한테 무엇을 어떻게 들려주느냐도 중요합니다.”
그동안 이씨의 음성으로 책을 만난 사람들은 가까운 초등학교 학생들, 유아교육기관의 아이들, 보건소를 찾는 임산부들 등 다양하다. 초등학교의 경우, 학교쪽에서 요청하는 일도 있고, 이 사장이 읽어주러 가겠다고 신청하는 일도 있다.
아이들한테 읽어주는 책 선정은 이씨가 직접 한다. 보통 저학년한테는 재미있는 옛이야기를, 고학년한테는 재미가 있으면서도 살짝 생각할 거리가 더해져 있는 책을 골라 읽어준다. 이씨는 “너무 교훈적으로 가면 안 된다. 애들이 나한테 훈수 들으러 모인 건 아니잖나”라고 되물었다.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면서 사람들이 갖고 있는 책 읽어주기에 대한 오해나 편견을 마주할 때도 있다. 이씨는 “많은 분들이 뭔가를 가르쳐주려고 책을 읽어준다. 읽어줄 때도 손으로 그림이나 글자를 짚어가면서 읽어준다. 그리고 잘 들었는지 안 들었는지 확인하고 평가한다”며 아쉬워했다.
“서점에 오는 분들한테 어린이도서연구회 발간물에 나온 책 읽어주는 방법을 프린트해서 나눠줍니다. 여기에 계룡문고 이름으로 하나 더 추가했습니다. ‘읽어주며 집중하라고 하지 마세요. 읽어주면 귀가 열려 있기에 다 듣다가 가까이 다가옵니다’라는 내용이죠.”
실제로 이씨는 책을 읽어줄 때 “누워서 들어도 된다”고 말한다. 아이들 각자 가장 편안한 자세로 듣게 해야 마음이 열리고, 감동도 하고, 대화도 쉽게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편안한 자세로 책을 만난 아이들이 스토리에 빨려들어가는 모습을 여러 번 봤다. 이씨는 “책을 읽어줄 때 특별한 기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옛날 얘기 들려주듯 자연스럽게 읽어주면 된다”며 “아이들이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삶 속 경험들을 꺼내보면서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여준다. 그게 말의 힘, 언어의 힘이다”라고 했다.
김청연 기자
<한겨레 인기기사>
■ 또또 이동흡 의혹…“근무시간에 무단 해외여행”
■ 신세계 그룹차원 노조설립 저지…5개조 만들어 감시했다
■ 민주당, ‘박근혜 정책 지킴이’ 나선다
■ 8살 혜진이는 그렇게 또 버려졌다
■ [화보] 청문회 출석한 이동흡 ‘아~목이 타네’
■ 또또 이동흡 의혹…“근무시간에 무단 해외여행”
■ 신세계 그룹차원 노조설립 저지…5개조 만들어 감시했다
■ 민주당, ‘박근혜 정책 지킴이’ 나선다
■ 8살 혜진이는 그렇게 또 버려졌다
■ [화보] 청문회 출석한 이동흡 ‘아~목이 타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