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철 기자의 경제기사 바로 읽기
수출 이익 기업들이 대부분 차지
국민들에게는 혜택 안 오기 때문 # 세계 경기침체로 지난해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드는 ‘불황형 흑자’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식경제부는 1일 ‘2012년 12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하며, “지난해 수출은 전년보다 1.3% 감소한 5482억달러, 수입은 전년보다 0.9% 줄어든 5195억달러로 무역수지는 286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무역수지는 세계 경기 둔화에 따른 주요국 교역이 감소한 탓에, 꾸준히 흑자를 기록했지만 수출과 수입이 모두 줄어드는 불황형 흑자의 모습을 보였다. 선박·무선통신기기 등 주력 산업의 수출 감소 폭이 컸다. 선박은 업황부진으로 수출증가율이 -29.8%를 기록했고, 무선통신기기는 스마트폰 세계시장 점유율 1위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의 해외생산 확대(2012년 3분기 기준 81.1%)로 수출증가율이 -17%로 나타났다. 내수 위축과 철강·석탄 등의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수입 역시 줄었다. (올 수출입 모두 늘어 ‘불황형 흑자’ 벗어날 듯/<한겨레> 2013년 1월2일치)직접 드러나 있진 않지만 이런 기사에는, 우리 경제에 무역이 무척 중요하다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제품을 외국에 판매하는 수출이 아주 중요하다는 건 거의 상식처럼 여겨집니다. 수입보다 수출을 더 많이 해서 무역수지 흑자를 내는 게 필요하다는 인식이지요. 과거 1960~70년대부터 한국 경제는 수출을 종교처럼 신봉했고 수출을 통하지 않고는 경제성장을 이룰 수 없다고 여겨왔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수출을 늘려가면서 우리 경제가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 결과 현재는 국내총생산의 60% 가까이를 수출로 채우고 있습니다. 수출을 그처럼 강조했던 건, 내수의 한계 때문입니다. 물건을 많이 생산하고 그만큼 소비하면서 경제가 성장해가기 마련인데, 아무리 좋은 물건을 만들어낸다 해도 국내에선 소비 여력이 충분치 않아 판매할 수 없었던 거죠. 이렇게 되면 또다시 좋은 물건을 만들 필요도 없습니다. 악순환입니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데 수출이 중요한 노릇을 했던 겁니다. 좋은 물건을 만들어서 외국에 팔면 기업들은 외국에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생산을 늘리면서 일자리도 많아지고 또 일자리를 통해 소비 여력이 늘어난 국민들에 의해 내수도 활성화될 수 있겠죠. 결국 기업들이 수출을 많이 하게 되면 그 혜택이 가계에도 돌아갈 수 있었고, 그래서 정부는 대기업들이 수출을 많이 할 수 있도록 여러 혜택을 줘왔습니다. 요즘은 수출보다 내수를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과거와는 달리 수출을 통한 이익이 기업들에만 가득 차고 이것이 국민들에게 혜택으로 돌아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음 기사가 이런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 세계적인 전자업체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164조7000억원, 영업이익 16조1500억원을 거뒀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상황에서 ‘160조-16조’ 클럽에 들어선 것이다. 현대차의 지난해 실적도 사상 최고치가 예상된다. 전년에 견줘 12.3% 많은 405만1905대의 차량을 팔았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이를 전혀 체감하지 못한다. 대기업이 성장하면 그 과실이 중소기업과 일반 국민에게 흘러넘친다는 ‘트리클다운 효과’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개혁연구소가 분석한 대기업의 투자고용계수(10억원 투자할 때 고용증대 효과)를 보면, 2001년 33.1에서 지속적으로 낮아져 2009년에는 19.6까지 내려왔다. 정보기술(IT) 산업이 발달하고 주요 공장 설비가 자동화하면서 투자가 늘어도 그만큼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 까닭이다. 재벌 대기업의 몸집은 공룡처럼 커지고 있지만 고용은 늘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이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대기업들만의 ‘대박잔치’…고용·소득분배 갈수록 악화/<한겨레> 2012년 1월25일치) 더구나 첫 번째 기사에서 나타난 것처럼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수출과 수입이 함께 줄어든 상황이라면 무역을 통해 경제성장을 할 수도 없습니다. 또한 무역은 다른 나라의 경제 상황에 전적으로 의존하기 있기 때문에, 세계경제가 흔들리면 우리 경제 역시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죠. 따라서 수출을 통한 경제성장은 어느 정도 이뤘고 수출을 더 많이 한다고 해도 일자리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혜택도 돌아가지 않는 상황이니, 우리 경제가 안정적으로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내수를 더 키우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겁니다. 내수를 키우기 위해선 소비 여력이 있는 중산층이 늘어나야 합니다. 또 복지를 늘리면 저소득층을 포함한 전반적인 소비력이 늘어나 내수가 더욱 탄탄해질 수 있습니다. 또 수출은 대부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같은 대기업들이 맡고 있지만 내수는 상대적으로 중소·중견기업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니, 기업의 고른 성장에도 내수 확대가 도움을 줄 수 있겠지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수출을 무턱대고 줄이자는 게 아니라는 건 알 수 있겠죠? 다만 수출을 많이 하는 대기업들만 주로 지원해주는 정책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이야기랍니다.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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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에게는 혜택 안 오기 때문 # 세계 경기침체로 지난해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드는 ‘불황형 흑자’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식경제부는 1일 ‘2012년 12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하며, “지난해 수출은 전년보다 1.3% 감소한 5482억달러, 수입은 전년보다 0.9% 줄어든 5195억달러로 무역수지는 286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무역수지는 세계 경기 둔화에 따른 주요국 교역이 감소한 탓에, 꾸준히 흑자를 기록했지만 수출과 수입이 모두 줄어드는 불황형 흑자의 모습을 보였다. 선박·무선통신기기 등 주력 산업의 수출 감소 폭이 컸다. 선박은 업황부진으로 수출증가율이 -29.8%를 기록했고, 무선통신기기는 스마트폰 세계시장 점유율 1위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의 해외생산 확대(2012년 3분기 기준 81.1%)로 수출증가율이 -17%로 나타났다. 내수 위축과 철강·석탄 등의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수입 역시 줄었다. (올 수출입 모두 늘어 ‘불황형 흑자’ 벗어날 듯/<한겨레> 2013년 1월2일치)직접 드러나 있진 않지만 이런 기사에는, 우리 경제에 무역이 무척 중요하다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제품을 외국에 판매하는 수출이 아주 중요하다는 건 거의 상식처럼 여겨집니다. 수입보다 수출을 더 많이 해서 무역수지 흑자를 내는 게 필요하다는 인식이지요. 과거 1960~70년대부터 한국 경제는 수출을 종교처럼 신봉했고 수출을 통하지 않고는 경제성장을 이룰 수 없다고 여겨왔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수출을 늘려가면서 우리 경제가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 결과 현재는 국내총생산의 60% 가까이를 수출로 채우고 있습니다. 수출을 그처럼 강조했던 건, 내수의 한계 때문입니다. 물건을 많이 생산하고 그만큼 소비하면서 경제가 성장해가기 마련인데, 아무리 좋은 물건을 만들어낸다 해도 국내에선 소비 여력이 충분치 않아 판매할 수 없었던 거죠. 이렇게 되면 또다시 좋은 물건을 만들 필요도 없습니다. 악순환입니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데 수출이 중요한 노릇을 했던 겁니다. 좋은 물건을 만들어서 외국에 팔면 기업들은 외국에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생산을 늘리면서 일자리도 많아지고 또 일자리를 통해 소비 여력이 늘어난 국민들에 의해 내수도 활성화될 수 있겠죠. 결국 기업들이 수출을 많이 하게 되면 그 혜택이 가계에도 돌아갈 수 있었고, 그래서 정부는 대기업들이 수출을 많이 할 수 있도록 여러 혜택을 줘왔습니다. 요즘은 수출보다 내수를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과거와는 달리 수출을 통한 이익이 기업들에만 가득 차고 이것이 국민들에게 혜택으로 돌아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음 기사가 이런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 세계적인 전자업체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164조7000억원, 영업이익 16조1500억원을 거뒀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상황에서 ‘160조-16조’ 클럽에 들어선 것이다. 현대차의 지난해 실적도 사상 최고치가 예상된다. 전년에 견줘 12.3% 많은 405만1905대의 차량을 팔았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이를 전혀 체감하지 못한다. 대기업이 성장하면 그 과실이 중소기업과 일반 국민에게 흘러넘친다는 ‘트리클다운 효과’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개혁연구소가 분석한 대기업의 투자고용계수(10억원 투자할 때 고용증대 효과)를 보면, 2001년 33.1에서 지속적으로 낮아져 2009년에는 19.6까지 내려왔다. 정보기술(IT) 산업이 발달하고 주요 공장 설비가 자동화하면서 투자가 늘어도 그만큼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 까닭이다. 재벌 대기업의 몸집은 공룡처럼 커지고 있지만 고용은 늘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이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대기업들만의 ‘대박잔치’…고용·소득분배 갈수록 악화/<한겨레> 2012년 1월25일치) 더구나 첫 번째 기사에서 나타난 것처럼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수출과 수입이 함께 줄어든 상황이라면 무역을 통해 경제성장을 할 수도 없습니다. 또한 무역은 다른 나라의 경제 상황에 전적으로 의존하기 있기 때문에, 세계경제가 흔들리면 우리 경제 역시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죠. 따라서 수출을 통한 경제성장은 어느 정도 이뤘고 수출을 더 많이 한다고 해도 일자리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혜택도 돌아가지 않는 상황이니, 우리 경제가 안정적으로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내수를 더 키우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겁니다. 내수를 키우기 위해선 소비 여력이 있는 중산층이 늘어나야 합니다. 또 복지를 늘리면 저소득층을 포함한 전반적인 소비력이 늘어나 내수가 더욱 탄탄해질 수 있습니다. 또 수출은 대부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같은 대기업들이 맡고 있지만 내수는 상대적으로 중소·중견기업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니, 기업의 고른 성장에도 내수 확대가 도움을 줄 수 있겠지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수출을 무턱대고 줄이자는 게 아니라는 건 알 수 있겠죠? 다만 수출을 많이 하는 대기업들만 주로 지원해주는 정책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이야기랍니다.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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