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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에서 ‘위험과 이익’은 대개 반비례

등록 2013-02-18 10:44수정 2013-02-18 10:46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의 상징인 황소상.황소는 증시 호황을 상징한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의 상징인 황소상.황소는 증시 호황을 상징한다
‘펀드 열풍’ 뒤따랐던 사람들 원금도 까먹어
채권은 안정적이지만 주식보다 이익은 적어
# 월수입 280만원의 12년차 직장인 김수현(가명·38)씨에게는 ‘앓는 이’처럼 오랜 고민이 하나 있다. 3년 전 가입했다 손실이 난 주식형 펀드다. 당시 1년 동안 2000만원을 적립했지만 현재 남은 돈은 1700만원 정도다. 수익률 -15%, 그마저도 20% 넘게 까먹었다가 조금씩 회복한 것이다.

“썩은 이 같아요. 빼려니 겁나고, 그냥 둘 수도 없고….” 김씨가 평소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니었다. 2000년대 중후반 불기 시작한 펀드 열풍에 덩달아 뛰어들었다. 현재 마이너스 펀드 외에도 100만원, 200만원짜리 펀드를 2개 더 갖고 있다. 초반엔 약간 재미를 보기도 했다. 은행 예·적금 이자보다 높은 수익률에 ‘이게 웬 횡재냐’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속이 쓰리다.(‘손실 난 펀드 어떻게’/<한겨레> 2012년 12월24일치)

펀드란 ‘모은 돈’을 뜻합니다. 기금이라고 하죠. 하지만 이 기사에서 펀드는 기금은 기금이되, 투자를 하기 위해 모은 돈입니다. 투자펀드를 줄여서 흔히 펀드라고 부르는 겁니다. 투자는 주로 주식이나 채권에 이뤄지는데, 이 중에서도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가 많아서 흔히 펀드라고 하면 주식투자 펀드를 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식형 펀드라고도 하죠.

주식은 주식회사를 만들 때 들어가는 돈, 즉 자본을 주권으로 만든 것으로, 흔히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을 상장주식이라고 합니다.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회사가 수익을 잘 내서 가치가 높아지면 주식 가격(주가) 역시 높아지고, 반대의 경우엔 떨어집니다. 결국 가치가 높아질 만한 회사의 주식을 잘 골라서 미리 사두면 나중에 주식 가치가 높아져서 이익을 얻게 되겠죠. 주식투자 펀드도 이런 식으로 운용되는 겁니다.

하지만 기사의 김수현씨는 손실을 봤네요. 은행에 저축을 하면 손실을 볼 일 없이 이자를 받을 수 있지만, 펀드에 투자를 하면 수익을 얻을 수도, 손실을 볼 수도 있습니다. 김수현씨가 바로 손실을 본 경우입니다. 펀드로 모은 돈을 주식에 투자에 운용하는 ‘펀드매니저’가 투자를 잘 못한 결과이겠죠. 펀드매니저가 제아무리 회사의 가치를 잘 전망한다고 해도, 전체 경기가 나빠지면 주식 가치가 높아지기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대개는 펀드매니저가 투자를 모르는 보통사람 김수현씨보다는 더 전문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직접 주식에 투자하는 대신 펀드에 가입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주식투자 펀드에 비해 채권투자 펀드는 좀더 안전합니다. 채권은 일종의 빚 증서입니다. 회사나 국가가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려고 이자를 주겠다고 약속하고 채권을 발행합니다. 이자가 곧 채권투자 펀드의 수익인 셈이죠. 그래서 채권을 발행한 회사나 국가가 망하지 않는 이상 정해진 이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주식투자 펀드에 비해 안전하다고 하는 겁니다. 물론 채권에 주어지는 이자는, 보통 주식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에 비하면 적은 편입니다.

일반적으로 투자에선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이라는 말을 합니다. 채권투자 펀드처럼 위험이 낮으면 수익이 낮을 수밖에 없고, 반대로 위험이 높을수록 수익도 높을 수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채권 중에서도 국가에서 발행하는 국채를 안전자산, 주식을 위험자산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투자는 늘 손실을 염두에 둬야 하는 행위임에도, 경제신문들은 투자 권유를 적극적으로 하곤 합니다. 요즘은 경기 불황으로 주식시장이 안정적이지 않아서 덜하지만, 2000년대 중반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보일 때는 매일같이 경제신문 지면은 주식투자 펀드에 투자하라는 권유로 넘쳐났습니다. 투자 결과는 투자자 본인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것이지만, 무턱대고 투자 권유를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죠.

# 저금리 시대다.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가운데 금리가 4%를 넘는 상품을 찾아볼 수 없다. 또 위험의 시대다. 국내 가계부채 잔액이 1000조원에 이르고, 세계경제 불안도 지속되고 있다. 저금리 고위험. 돈 굴릴 데를 찾는 이들에겐 최악의 상황이다. 상장지수펀드(ETF)는 금리는 약간 높이고 위험은 살짝 낮추는 방식으로 이 두 악조건을 이겨낸다. 이른바 중위험 중수입 추구다.

국내 최초 이티에프인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200’은 지난 10년간 누적수익률이 300%를 넘는다. 코덱스200이 추종하는 지수인 코스피200이 그만큼 성장했기 때문이다. 반면, 같은 기간 정기예금 수익률은 54.5%에 그친다.(‘저금리 고위험 시대, 상장지수펀드 대안 될까’/<한겨레> 2012년 10월29일치)

요즘 신문들을 보면 상장지수펀드(ETF)가 많이 눈에 띕니다. 펀드는 펀드이지만, ‘지수’와 수익률이 같으면서도 ‘상장’돼 있는 펀드입니다. 지수와 수익률이 같다는 건 코스피지수나 코스닥지수처럼 특정 주식시장의 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도록 설계·운용되는 펀드라는 것이고, 상장돼 있다는 건 보통 가입하는 펀드와 달리 일반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다는 것이죠. 코스피지수를 예로 들면, 이 지수는 코스피시장에 상장된 여러 기업의 주식을 모아서 지수화한 것이기 때문에 개별 주식에 비해선 안정적입니다. 보통 펀드와 달리 상장돼 있으니 사고팔기가 쉽겠죠. 결국 상장지수펀드란, 안정적이면서도 사고파는 게 편리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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