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스마트기기 쓴다고 정말 스마트해질까?

등록 2013-02-18 10:52

김형태 교사의 스마트 교실
대신 기억해주니 두뇌 안 써
‘디지털 치매’ 갈수록 늘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가상 세계에서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정체성을 표현하는 좋은 도구다. 하지만 그러한 사실보다 더 중요한 사실이 숨어 있고 그 내용은 우리가 잘 살펴보아야만 알 수 있다.

(1) Smart N Stupid 시대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으면 언제, 어디서라도 인터넷을 검색하여 필요한 정보를 내려받고 전자우편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그에 반해 스마트폰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통화와 문자를 보내는 용도로만 활용한다. 심지어는 전화를 끄거나 통화를 종료하는 방법을 몰라 쩔쩔매기도 한다. 결국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고 디지털 환경에서 자란 ‘디지털 네이티브’들은 직관적으로 활용하고 쉽게 방법을 숙지한다. 하지만 ‘디지털 이민자’(Digital Immigrants)나 그 윗세대들은 디지털 기기에 익숙해지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렇다면 스마트(Smart)하고 그렇지 않은 것의 판단 기준은 무엇일까? 디지털 세대는 게임, 인터넷, 커뮤니티, 증강현실 등 재미있는 것들을 손안에서 무궁무진하게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재미로 인해 자기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들에 무관심하다. 모든 것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가능하기 때문에 순서를 기다리거나 무료한 시간을 참지 못한다. 디지털 기기들이 기억해주기 때문에 디지털 세대는 많은 것을 기억할 필요가 없어졌다. 우리의 뇌가 해야 할 부분을 스마트 기기들이 대신 할 수 있다. 과거보다 훨씬 더 편리하고 풍요로워졌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점점 적어져 ‘디지털 치매’가 증가하는 요즘의 현실은 과연 누가 스마트 하고 누가 어리석은지(Stupid) 고민하게 한다.

(2) Sunlight N Shadow 시대

세상 모든 것에는 밝음과 어둠이 있다. 똑같은 물건이라도 잘 쓰면 득이 될 것이고 잘못 쓰면 독이 될 것이다. 가령 식별하기 어려운 곳에 사람이 칼을 들고 서 있다면 어떨까? 만약 이 사람이 요리사라면 누군가는 그가 해주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람이 도둑이라면? 이처럼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칼’이란 도구의 크기나 모습은 변함이 없지만 그 쓰임새는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에스엔에스도 마찬가지이다. 새롭게 친구들을 사귀며 인맥을 넓힐 수 있지만 악용되었을 때는 개인정보 유출로 재산이나 신변에 커다란 손해를 끼칠 수 있다. 이렇게 세상의 모든 도구는 가치중립적이다. 결국 에스엔에스 자체를 놓고 좋고 나쁘다를 판단하기보다는 사용자가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좋고 나쁨이 결정된다. 세상 모든 도구는 긍정적인 부분(Sunlight)과 부정적인 부분(Shadow)이 공존함을 기억해야 한다.

(3) Saram N Saram 시대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이야기하고 소통하고 사랑하고 삶의 공간이 확장된 것이 에스엔에스 공간이다. 우리의 삶이 가상현실 세계에 똑같이 옮겨져 있는 공간이다. 누군가 나에게 나쁜 말을 하거나 질책을 하면 상처받을 것이고, 칭찬을 하거나 관심을 보이면 기쁨을 누릴 것이다. 하지만 에스엔에스 가상공간은 익명성을 담보로 하여 현실 세계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터무니없는 사건들과 행동들이 서슴없이 벌어지는 게 현실이다.

결국 교육 현장에서는 어떻게 하면 교사나 학생들이 최신 스마트 기기를 잘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스스로 절제하고 조절할 줄 아는 건강한 사용법을 가르칠까 고민해야 한다. 또한 교육 담당 기관들은 얼마나 많은 스마트 기기를 학교 예산으로 구매할 것인지를 고민하기보다는 현재 가진, 또는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기기들을 어떻게 스마트하게 활용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교사들은 아이패드나 갤럭시탭을 활용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스마트러닝이 아님을 알아야 하며 학부모들 역시 스마트러닝에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학생들이 자유롭고 활기차게 ‘Talk, Play, Love’ 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을 어떻게 스마트하게 잘 이용할 수 있는지 방법을 제시해주는 것이 어른들의 역할이 아닐까?

경기도 서촌초교 교사,

‘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운동’ 초등 대표

<한겨레 인기기사>

김병관, 무기상 자문료 2억 받아…부인은 군납회사 주식 투자
김종훈 장관 후보자 며칠전에야 ‘한국 국적’ 회복
박근혜 당선인 ‘노인 임플란트 공약’도 대폭 후퇴
마약에 손댄것처럼…클릭에 빠져들었다
TV 앞에서 사라지는 50대 아저씨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