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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회사가 이윤에만 신경쓰는 시대는 갔다

등록 2013-03-04 10:40

지난 2월25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3’을 찾은 관람객들이 삼성전자 부스에서 갤럭시 노트 8.0을 사용해보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지난 2월25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3’을 찾은 관람객들이 삼성전자 부스에서 갤럭시 노트 8.0을 사용해보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김진철 기자의 경제기사 바로 읽기]
대기업 성장 국가의 지원 없이 힘들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갈수록 중요해
2월25~28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3’(MWC 2013)은 한국 기업들의 독무대나 다름없었습니다. 스마트폰과 이동통신 기술을 전시하는 세계 최대 행사에서, 특히 삼성전자의 전시장은 가장 많은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 전시회를 비롯해 매년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전시회(CES)와 가을철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되는 국제가전전시회(IFA) 등 3대 전자 전시회에서는 늘 삼성과 엘지(LG) 등 한국의 전자업체들이 가장 넓은 전시장에 가장 앞서가는 첨단 제품들을 내놓아 주목의 대상이 되곤 합니다.

스마트폰과 텔레비전, 두 가지 제품만 보더라도 세계에서 삼성전자와 엘지전자를 따라올 기업이 거의 없습니다. 중국 기업들이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 기술력은 한국 기업에 견줘 적잖이 뒤처져 있습니다. 과거 한국 기업이 쫓아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일본 기업들도 옛 영광을 되찾으려고 애쓰고 있지만, 이른 시간 안에 한국 기업들과의 격차가 좁혀지진 않을 것 같습니다. 무려 수십조원의 매출을 내는 한국의 1위 기업 삼성전자가 세계적으로 얼마나 명성이 높은지는 이런 전시회에 참석해 보면 피부로 느끼게 됩니다. 그런데도 우리 국민들은 한국 기업에 호감을 갖고 있지 못한 걸까요?

#기업에 대한 국민들의 호감도가 2008년 하반기 이후 가장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말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기업호감지수(CFI·Corporate Favorite Index)를 조사한 결과 49.8점(100점 만점)으로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2008년 하반기에 48.1점을 기록한 이후 50점대를 유지해 오다가 4년 만에 다시 내려앉았다.

기업호감지수는 국민들이 기업에 대해 갖는 호감도를 국가경제 기여, 윤리경영, 생산성, 국제 경쟁력, 사회공헌 등 5가지 항목으로 조사해 수치화한 것이다. 점수가 높을수록 기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이다.(기업호감도 ‘100점 만점에 49.8점’/<한겨레> 2013년 1월29일)

특히 이 기사에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윤리경영과 사회공헌활동 항목입니다.

#항목별로는 윤리경영이 22.9점, 사회공헌활동은 40.8점에 그쳐 우리 기업들에 대해 사회적 책임에 인색한 것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국가경제 기여(51점), 생산성(63.4점) 등도 겨우 절반을 넘겼으며, 국제경쟁력이 79.6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아울러 기업에 호감을 갖지 않는 이유로 ‘윤리적 경영자세 부족’(45.2%), ‘기업간의 상생협력 부족’(23.3%), ‘사회공헌 등 사회적 책임 소홀’(19.6%) 등을 꼽았다. 반면 우호적인 이유로는 ‘국가경제에 기여’(37.9%), ‘일자리 창출’(27.9%), ‘국가 브랜드 향상’(26.9%) 등이라고 답했다.(기업호감도 ‘100점 만점에 49.8점’/<한겨레> 2013년 1월29일)

기업이란 애초에 이익 창출이 존재 목적입니다. 돈을 많이 벌수록 칭찬을 받을 만하다는 얘기죠. 윤리니 사회공헌이니 하는 것은 기업의 존재 목적과 별 상관이 없어 보인다는 겁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삼성전자가 거대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에는, 여러모로 정부의 지원이 있었습니다. 직접적으로는 기업의 투자에 세금을 깎아주고 공장을 지을 땅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게 해주는 것 등에서부터 간접적으로는 사회의 존재 자체가 기업의 토대가 된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부가 기업을 도왔으니, 기업은 국민들에게 빚진 셈입니다. 기업들이 돈만 많이 버는 것으로 제구실을 다한다고는 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기업들은 스스로 더 오래 더 많이 이익을 내기 위해서라도, 사회적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의 영향력이 엄청나게 커진 상황에서 수익만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면 소비자이기도 한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기업들은 이윤 극대화가 일자리 만들기로 이어지도록 힘써야 하고, 법·제도를 잘 지켜 세금도 잘 내고 소비자의 권익도 보호해야 하며, 환경을 보호하고 윤리를 지키는 한편 사회적 약자를 돕는 경영활동에도 힘써야 합니다. 이런 것들을 통틀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라고 하고, 알파벳 머리글자를 따서 ‘시에스아르’라고 줄여 말하기도 합니다.

얼핏 생각할 때 기업이 사회적 책임에만 신경을 많이 쓰면 이익이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사회책임투자’가 대세입니다. 사회적 책임을 잘 하는 기업일수록 이익도 많이 내는 경향이 있어서, 그런 회사들의 주식에 대한 투자가 활발히 이뤄져 왔습니다. 사회책임 경영 자체가 기업의 경쟁력이라는 얘기입니다. 돈 많이 버는 기업은 있어도,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기업은 매우 드문 한국의 국민으로서 대단히 부러운 대목입니다.

난이도 수준 초등 고학년~중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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