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배주미 팀장이 2013 인터넷치유학교에 참가한 부모를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인터뷰 l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배주미 팀장
혼자 있는 시간 많거나 우울감에 의한 현실도피가 원인
아이만의 문제 아냐, 부모가 관심 가지고 함께 노력해야
혼자 있는 시간 많거나 우울감에 의한 현실도피가 원인
아이만의 문제 아냐, 부모가 관심 가지고 함께 노력해야
“아이가 인터넷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조건 아이를 야단치기보다는 왜 그런 행동에 빠지게 됐는지 찾아보세요. 그리고 부모가 아이의 놀이욕구를 충족해줘야 해요.” 인터넷치유학교를 이끌고 있는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의 배주미 팀장. 부모를 대상으로 한 그의 강의는 자신도 그들과 같은 ‘부모’이기에 구체적이고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부모교육이 끝나자마자 참석한 이들이 줄지어 배 팀장에게 상담을 했다. 한참 동안 모든 이들의 이야기를 다 들어주고 나서야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인터넷치유학교의 운영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해 달라.
“여기 오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게임 중독이다. 이 때문에 일단 컴퓨터나 휴대전화로부터 격리를 시킨다. 컴퓨터가 없으면 죽을 것 같다는 아이들한테 게임 없이 살아도 재미있다는 걸 알려준다. 보드게임이나 스포츠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해서 컴퓨터랑 지냈던 아이들도 자연스레 어울리도록 한다. 역할극이나 집단 활동을 통해 인터넷과 컴퓨터에 대해 다각적으로 모색해보는 시간도 갖는다. 또 나중에는 자신의 진로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구체적으로 찾아보는 기회도 제공한다.”
-학생 개인상담 외에 부모 상담이나 가족상담도 같이 진행한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인터넷 중독은 원인부터 치료까지 아이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몇 년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컴퓨터를 하는 아이, 게임을 못하게 한다고 엄마를 두들겨 패는 아이, 게임을 하느라 학교를 안 간 친구들도 있다. 이런 행동은 자연스레 가정문제로 이어지고 가족 간의 불화까지 만들 수 있다. 상담해보면 이런 아이들도 컴퓨터를 하면서도 건전하게 살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혼자서 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부모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면서 원인이나 대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사실 치료캠프에 오는 학생 수는 제한돼 있다. 인터넷 중독에 빠진 학생들 스스로 혹은 가정 내에서 할 수 있는 치유방법이 있다면?
“일단 부모는 아이가 문제행동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을 무조건 야단치지 말고, 아이의 처지에서 생각해봐야 한다. 아이가 왜 이런 행동에 빠지게 됐는지 찾아보라. 혼자 있어서, 우울해서, 친구가 없어서 등 이유는 다양하다. 원인을 찾은 다음에는 그에 맞는 대처방법을 함께 찾아야 한다.”
-대처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해 달라.
“아이가 인터넷 사용을 줄이려는 마음은 있는데 스스로 조절이 안 된다는 상황에서는 어겨지더라도 끊임없이 아이와 약속을 해서 몇 시간 쓰겠다는 걸 시도하게 하고 약속을 지켰을 경우 보상을 하는 방안도 생각한다. 또한 아이의 놀이욕구를 충족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여행, 자전거타기, 체육이나 예체능 활동 등 다양한 방법으로 놀이를 할 수 있도록 한다. 놀이는 아이와 부모가 함께 하는 것이 좋다.”
-보상을 하게 되면 어떤 식으로 해야 하나?
“요구를 너무 많이 하는 아이는 부모가 들어줄 거라는 걸 아니까 한다. 반면, 요구를 너무 안 하는 아이는 해봤자 안 들어줄 거라는 걸 아니까 안 한다. 보상을 할 때도 무조건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기보다는 적절히 타협을 하면서 아이와 절충을 해 나가야 한다. 특히 부모가 좋아서라 아니라, 아이가 좋아서 스스로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인터넷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집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은 좋다. 대신 그 전에 엄마와 아빠가 방법에 대해 서로 합의를 보고 부부가 아이와 함께 노력해야 한다. 만약 해결이 안 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청소년 상담 전화 1388’에 전화하거나 상담을 받아서 아이들의 인터넷 사용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게 중요하다. 인터넷 중독은 대인관계가 힘들고 현실에 지쳐 우울감에 빠진 아이들의 일시적인 증상이다. 부모가 꾸준히 관심을 가지면 언제든 해결할 수 있다.”
글·사진 최화진 기자 lotus57@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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