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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각종 여행, 스마트하게 즐기려면?

등록 2013-03-18 10:53

김형태 교사의 스마트 교실
스치기식 여행은 별 효과 없어
온라인·오프라인 결합 고민해야
봄이 오고 날이 따뜻해지면 학교에서는 다양한 체험학습을 운영한다. 특히, 초·중·고등학교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수학여행, 테마체험학습 여행이다. 수많은 여행과 체험활동을 하지만 과연 아이들이 무엇을 배우고 느끼는지 고민해야 한다. 학생들이 ‘수학여행에서 무엇을 배우고 왜 가는가?’ 그리고 ‘아이들은 무엇을 기대하는가?’를 묻는다면 학교와 아이들의 대답은 천지차일 것이다. 학교는 아이들이 학교를 벗어나 새로운 배움과 경험을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수학여행에서 가장 기대하는 것은 레크리에이션, 친구들과의 자유시간, 휴게소 등과 관련된 부수적인 것이며 실제 우리나라의 역사를 배우고자 하는 의지는 찾아보기 어렵다.

또한 실제로 수학여행이나 체험학습을 가게 되면 2학급당 1명, 1학급당 1명 정도의 문화해설사나 가이드가 동행한다. 하지만 야외에서 아이들을 인솔하고 강의를 진행한다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안타깝게도 강의식 해설에 아이들은 전혀 관심이 없으며 그 시간은 강의자와 청자가 분리되어 암묵적인 자유시간으로 대체되고 있다. 그리고 수학여행이나 체험학습을 갈 때는 많은 곳을 보여주거나 체험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으로 인해 한 곳에서 느끼고 감상하기보다는 에스컬레이터를 탄 것처럼 그냥 지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실제 아이들이 문화재를 제대로 감상하고 살펴볼 겨를이 없다. 물론 학교에서 열의 있는 교사들이 저마다 다른 유적답사와 관련된 워크북을 만들어 온다. 그러나 워크북은 역사적으로 검증되고 꼭 가봐야 하는 곳이기보다는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자료들을 토대로 제작되며 학습지 위주로 된 문화 탐방이 과연 얼마나 효과적일지 의문이다.

해마다 진행되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학여행이나 체험학습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여러 기관에서 고민하고 있다. 스마트 시대에 발맞추어 한국관광공사에서 만든 국립경주박물관이란 애플리케이션을 보면 스스로 체험활동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특히 이 앱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 경주·공주·김해 박물관뿐만 아니라 신라·백제·가야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받아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애플리케이션 위주로 되어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관심 있게 문화재를 살펴보고 느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일정량의 데이터를 사용해야 하는데, 문화재나 역사를 배우려고 자발적으로 데이터를 사용하는 학생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 여겨진다.

현재 수없이 많은 여행책과 문화재 소개 애플리케이션, 사이트가 있으나 제대로 홍보되지 않고 아이들 역시 수동적으로 대처하는 상황에서 수학여행이나 현장체험학습은 역사의식보다는 재미 위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이를 방지하고자 서울시 교육청이나 경기도 교육청에서 소규모 체험학습이나 테마여행을 권장하고 있지만 현재 여행지에 대한 콘텐츠나 인프라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은 상태에서 강제적으로 소규모 테마 체험만 고집한다면 기존의 수학여행이나 대규모 체험학습과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다.

체험학습이나 수학여행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패러다임이 나와야 한다. 아이들이 직접 가서 보고 느낀 것을 써보면서 배우는 오프라인 체험과 함께 다양한 정보를 자신이 휴대한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기기를 활용하여 배울 수 있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결합된 형태의 여행이 바로 그것이다. 스마트 미디어의 대량 보급으로 인해 학급 아이들의 3분의 2 이상이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기기를 들고 체험학습이나 수학여행을 가는 현실에서 설명 위주의 재미없는 문화탐방이 진행될 경우 아이들은 스마트 미디어 안의 게임과 메신저와 같은 놀이에 집중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접목된 스마트 수학여행을 어떻게 기획할지 앞으로 지속적으로 알아볼 것이다.

김형태 경기도 시흥 서촌초교 교사·‘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운동’ 초등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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