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학교에 아이를 보내면 부모가 바빠진다.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각종 교육에도 참석해야 하고 학교 행사도 도와야 한다. 학교 운영을 의논하는 각종 회의와 모임도 적지 않다. 이렇게 부모들의 역할이 많은 것은 대안교육에서 부모는 학생, 교사와 함께 교육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주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모들이 같은 가치를 가지고 함께 힘을 모아 학교를 한 방향으로 운영해 가도록 하기 위해 학교마다 부모교육에 많은 공을 들인다. 대개의 대안학교들이 전체 학부모 교육과 엄마교육, 아빠교육 같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직장에 다니는 부모들을 위해 주말을 이용해 따로 교육을 진행하기도 한다. 대안학교에서 부모교육은 모든 학부모가 꼭 받아야 하는 의무와도 같다. 끊임없이 서로의 생각을 묻고 나누고 맞추어 가는 일은 대안학교를 흔들림 없이 운영하는 데 가장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살림도 직장도 고단하고 바쁜데 주말이나 늦은 저녁 시간에 공부를 위해서 모이는 일이 쉽지는 않다. 때로 발제나 발표도 해야 하고 토론도 해야 하는 일들이 부담스럽기도 하다. 처음엔 의무감으로 마지못해 참석하기도 하지만 공동체 구성원들과 자주 만나면서 서로의 얘기를 풀어 놓다 보면 사회생활에서 쉽게 나누지 못하는 깊은 얘기들도 나누게 된다. 주류에서 벗어난 사람들끼리 공유하는 동지애도 강해지고, 대안교육과 아이들의 성장에 대해서 새롭고 다양한 이해를 얻어 가는 동안 잦은 모임은 더 힘 있게 일상을 살아가는 관계 맺기가 이루어지는 장이 될 수도 있다.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진행하는 모임 외에 뜻이 맞는 부모들끼리 다양한 동호회를 만들어 활동하기도 한다.
반 모임이나 교사와의 만남, 프로그램이나 운영을 위한 회의도 많다. 제도권 학교처럼 국가에서 정해준 교육 내용이 없기 때문에 기본적인 교육 내용 외에 수시로 아이와 부모들의 욕구와 의견을 파악하고 조율하며 서로 나누는 과정들이 매우 중요하다. 공동체 구성원간의 갈등이 불거지면 서로를 이해하고 나누는 자리가 더 잦아지기도 한다. 아이를 대안학교에 보낸다면 학교의 구성원으로서 수시로 다양한 역할이 요구된다는 사실을 반드시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공식적인 교육 외에도 많은 분야에서 부모들의 자원봉사와 재능 나눔이 요구된다. 학부모들이 내는 학비로만 운영되는 대안학교는 예체능 과목에 전문 강사를 초빙하는 일이 쉽지 않다. 그래서 이런 분야에 재능이 있는 학부모들의 자원 교사에 크게 의존하게 된다. 교육뿐만 아니라 학교 건물의 수리나 보수 같은 일들도 학부모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특정 분야를 전공했거나 재능이 있다면 기꺼이 배움을 나누고 재능을 기부할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열악한 재정 속에서 부모들의 재능 나눔은 아이들의 배움을 한층 더 풍성하게 할 수 있다.
학교에서 진행되는 크고 작은 행사들도 학교 구성원 모두가 참여해야 이루어진다. 입학식, 졸업식도 학부모와 교사, 학생들이 함께 준비해서 치러낸다. 바자회니 ‘후원의 밤’ 같은 행사가 있으면 때에 따라 연극도 해야 하고 합창도 할 수 있다. 행사에 필요한 음식이나 소모품을 만들고 꾸미고 진행하는 일에도 학부모들의 손길은 절대적이다. 학교가 텃밭을 가지고 있다면 중요한 농사일에도 참여하게 될지 모른다. 일반 학교에 보냈다면 경험할 필요 없는 많은 일들을 대안학교에 보내는 동안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런 모든 역할들이 대안교육을 가능하게 하는 커다란 축이다. <두려움 없이 엄마 되기> 저자
<한겨레> 육아사이트 베이비트리 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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