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연의 책과 껴울리는 시간
<갈릴레오가 들려주는 별 이야기>
갈릴레오 갈릴레이 지음, 앨버트 반 헬덴 해설, 장헌영 옮김, 승산 <갈릴레오의 두 우주 체계에 관한 대화, 태양계의 그림을 새로 그리다>
오철우 지음, 사계절 <갈릴레오가 들려주는 별 이야기>는 400여년 전 베네치아에서 출판된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시데레우스 눈치우스’(별의 메신저)를 번역하고, 이 책의 저술 배경 및 의미, 과학사적 가치 등에 대해 해설한 책이다. ‘시데레우스 눈치우스’는 메디치 2세에게 자신의 새로운 발견을 바치는 헌정사와, 연구 내용을 담은 본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문에는 관찰 도구인 망원경의 제작 과정 및 달, 목성의 위성, 다른 항성과 행성에 대한 관찰 결과 등을 담았다. ‘시데레우스 눈치우스’에는 당시의 천문학 지식뿐만 아니라 갈릴레오의 성격이 드러나는 대목이 여럿 있다. 이를 통해 갈릴레오가 사실 혹은 사실로 받아들여질 만한 것을 증거삼아 신중하게 결론을 내리는 사람임을 짐작할 수 있다. 본문 대부분은 관측 기록이다. 글뿐만 아니라 그림으로도 꼼꼼하게 남겼다. 나중에 수정되거나 폐기된 주장도 있지만 그의 주장 대부분은 자신의 관찰을 근거로 한 추론이다. 전통이나 권위에 경도되기보다는 납득할 만한 증거를 찾는 데 심혈을 기울였던 갈릴레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연구 기록이지만 개인적인 감정을 나타낸 부분도 눈에 띈다. 1610년 1월7일 목성 주위의 별을 발견했던 때 기록에는 스스로 제작한 도구(망원경)에 대한 감탄과 자신감, 또 그를 통해 이제껏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별을 찾아낸 기쁨과 흥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다음날 별의 배열이 달라진 것을 본 갈릴레오는 새로운 가설을 세우고 다음날 밤이 되기를 학수고대한다. 그러나 날이 흐려 관찰하지 못했다. 이날의 기록에는 가설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조바심이 났는데 막상 볼 수 없게 된 데 따른 실망과 안타까움이 그대로 녹아들어 있다. 갈릴레오는 거의 매일 밤하늘에 망원경을 들이대고 별의 위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관찰하고 기록했다. 그리고 결국 목성 주위 네 개의 별이 목성의 위성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당시 사람들은 달이 지구 주위를 돌면서 태양 주위를 지구와 함께 돈다면 달이 지구에 붙어 있지 못하고 떨어져 나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달 외에도 그런 존재가 있다는 것을 발견함으로써 갈릴레오는 지동설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또 하나의 증거를 찾게 되었다. <갈릴레오가 들려주는 별 이야기>의 주인공은 갈릴레오의 저작 ‘시데레우스 눈치우스’이지만, 이에 대한 앨버트 반 헬덴의 해설과 주석 또한 놓치기 아깝다. 당시 사용되었던 용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갈릴레오가 약속했던 몇 가지 후속 연구는 과연 이뤄졌는지, 관련된 다른 학자들의 연구는 무엇인지 등 갈릴레오의 저작을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배경자료를 친절하고 꼼꼼하게 붙여놓았다. <갈릴레오의 두 우주 체계에 관한 대화, 태양계의 그림을 새로 그리다>는 ‘시데레우스 눈치우스’ 발간 22년 뒤 펴낸 책 ‘프톨레마이오스와 코페르니쿠스의 두 우주 체계에 대한 대화’(이하 ‘대화’)에 대한 해설이다. ‘대화’ 전문을 싣지는 않았지만, 주요 대목을 인용하며 ‘대화’에 담긴 의미를 짚어나간다. ‘시데레우스 눈치우스’와 마찬가지로 ‘대화’ 또한 검열을 거친 후 출판해도 좋다는 승인을 받고 출간되었다. 그러나 출간 후 갈릴레오의 반대파에 의해 이 책은 지동설을 지지하는 불온서적으로 지목되었다. 결국 갈릴레오는 종교재판을 받게 되었고, 자신의 주장을 철회했으나 가택 연금에 처해지게 되었다. ‘대화’는 17세기 베네치아에 있는 사그레도의 저택에서 이뤄진 나흘간의 토론을 담고 있다. 토론에 참여한 세 사람은 갈릴레오가 만들어 낸 인물이다. 먼저 피렌체에서 온 살비아티는 코페르니쿠스의 우주관을 지지하는 사람으로 갈릴레오의 목소리를 대신한다. 살비아티와 논쟁을 벌이는 심플리치오는 아리스토텔레스와 프톨레마이오스의 우주관을 신봉하는 사람으로 갈릴레오를 비판하는 상대를 대표한다. 베네치아 귀족 사그레도는 이 둘의 논쟁에 사회자 격으로 참여한다. 첫째 날 대화에서 살비아티는 울퉁불퉁한 달 표면, 태양 흑점 등의 증거를 들어 천상계가 완벽하다고 주장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우주론을 반박한다. 둘째 날에는 주로 지구 자전을 주제로 기하학과 논리학을 적용하여 자신의 입장을 논증한다. 셋째 날에는 천문 관측 증거를 들어 심플리치오가 주장하는 태양계 모형의 허점을 드러낸다.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밀물과 썰물을 지구의 운동에 의해 생겨나는 현상으로 설명한다.
<갈릴레오의 두 우주 체계에 관한 대화, 태양계의 그림을 새로 그리다>에서는 ‘대화’의 주제가 되는 대립하는 이론의 면면을 보여주는 동시에 살비아티의 육성을 통해 드러나는 갈릴레오의 과학적 탐구 방법에 주목한다. 갈릴레오 방식의 핵심을 ‘수학적 논증 및 경험적 증거에 기반한 추론’으로 놓고 그에 해당하는 대목을 예시하는 식이다.
더불어 갈릴레오의 몇 가지 오류 또한 지적한다. 지구 자전과 공전을 근거로 조수를 설명한 것, 등가속운동인 원운동을 등속운동이라고 본 것, 원운동은 완벽한 운동이며 천상계에선 완전한 원운동이 일어난다고 본 것 등이다. 그러나 갈릴레오의 추론은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 하더라도 아리스토텔레스의 방식과는 전혀 다른 과정을 거쳐 내려진 결론임을 명시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원이 완전무결하기 때문에 등속운동을 한다고 설명했지만, 갈릴레오는 원심력과 구심력의 평형에서 비롯한다고 봤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갈릴레오의 태도를 낡은 과학에 도전하는 새로운 과학의 출현이라고 평가한다.
※ 껴울리다는 공명(共鳴)하다는 뜻입니다.
김수연 한겨레교육 강사, <통합 논술 교과서>·<유형별 논술 교과서> 공저자
난이도 수준 중2~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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