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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대안적 삶’으로 바뀌어야 한다

등록 2013-04-29 14:15

신순화의 궁금해요 대안교육, 대안학교
신순화의 궁금해요 대안교육, 대안학교
신순화의 궁금해요 대안교육, 대안학교
대안학교 보내고 두 달 정도 지나면 아이들은 학교에 완전히 적응해 잘 다니지만 어른들은 상황이 다르다. 특히 각종 모임이나 활동으로 자주 만나야 하는 엄마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아이 하나 대안학교에 보냈을 뿐인데 그 때문에 부닥치는 생활의 변화는 적지 않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대안교육에 가치를 두고 입학을 시킨 부모들은 덜하지만 일반 학교에서 여러 가지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갑작스레 대안학교 문을 두드리게 된 엄마들에게 대안학교의 문화는 당혹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대안학교는 단순히 일반 학교와 다른 방식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대안적인 삶을 추구하는 선상에서 교육을 보기 때문이다.

20여년 전 처음으로 대안교육을 시작했던 세대들은 성적 지상주의에 바탕을 둔 기형적이고 비인권적인 한국 교육의 병폐 속에서 바르고 건강한 인간을 키워내는 운동으로서 대안학교를 시작했다. 교육과 삶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므로 대안교육은 대안적 삶을 지향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들이 있었다. 많은 대안학교들이 이 신념을 가치로 삼고 미디어와 대기업, 병원과 각종 전문가들에게 휘둘리는 현대인들이 자신의 철학을 가지고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문화적 토대를 만드는 일에 관심을 기울였다. 텃밭을 통해 먹거리를 직접 재배하고 스스로 몸을 보살피는 법을 배우며, 학교를 중심으로 하는 마을 공동체를 만드는 일을 중요하게 여긴다. 각종 미디어나 디지털 매체에 대한 비판 의식을 키우고 사회를 읽는 바른 가치를 가질 수 있도록 공동체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한다.

대안학교 구성원이 되어 이런 각종 교육을 받으며 기존 구성원들과 교류를 하게 되면서 아무렇지 않게 향유하던 많은 문화들에 대한 새로운 고민들이 생기게 된다. 더러는 지금껏 살아온 삶의 방식에 적지 않은 마찰과 불편함을 겪을 수도 있다. 그전까지는 동네 마트에서 먹을 것을 샀는데 대안학교 엄마들은 대부분 생협이나 한살림 회원인 것을 알면 당장 먹거리 협동조합에 가입해야 할 것만 같다. 어떤 학부모들은 예방접종도 안 시키며 아이를 키운다는 얘기도 들리고, 아파도 병원에 먼저 달려가기보다 민간 의학에 정통한 회원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서로서로 알고 있는 의학 상식으로 아이들을 보살피는 문화들은 분명 일반 학교에서는 볼 수 없었던 풍경들일 수 있다.

책 한권 볼 틈 없이 애들 뒷바라지하며 살았는데 어려운 인문학 책으로 스터디도 하고 발제도 해 오라면 가슴이 벌렁거리기도 한다. 애한테 덜컥 사 주었던 스마트폰도 대안학교에선 금지 품목이란다. 평소에도 자유롭게 텔레비전을 보고 인터넷을 즐겼던 아이라면 대안학교에서는 학교와 상의해서 약속한 시간에만 누려야 한다.

대안학교에 보낸 아이만 있는 가정이라면 시간을 두고 새롭게 알아가며 삶의 방식을 천천히 바꿀 수 있지만 일반 학교에 다니는 큰아이가 있다면 한 집안에서 전혀 다른 두개의 문화가 충돌할 수도 있다. 실제로 이런 상황에 처한 부모들은 성적이 중요한 큰아이의 학교생활과 공동체 생활이 중요한 작은아이의 학교생활 사이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현명한 것인지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내 아이에게 더 잘 맞고 좋은 학교라고 선택했는데 가족 모두의 생활까지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 불편하고 부담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신순화 <두려움 없이 엄마 되기> 저자·<한겨레> 육아사이트 베이비트리 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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