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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수능 A·B형 얼마나 다른지 확실하게 느꼈다”

등록 2013-06-10 20:47수정 2013-06-11 17:01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첫 정식 모의고사가 치러진 지난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필운동 배화여고에서 학생들이 문제를 풀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첫 정식 모의고사가 치러진 지난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필운동 배화여고에서 학생들이 문제를 풀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함께하는 교육]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
올해는 수능이 처음으로 A형과 B형으로 나눠 치러진다. 올 수능이 어떻게 출제될지 가늠해볼 수 있었던 지난 5일 모의평가. 실제로 B형이 상당히 어려웠다. 학생들은 이 모평 성적을 바탕으로 치밀한 수능 고득점 전략을 세워야 한다.

모평 뒤 영어A로 갈아타겠다는
학생들이 늘었다
B형이 역대 수능 중 어려운 수능과
비슷할 것이라는 예측이 맞았다
특히 EBS 교재랑 수능특강에서
시험문제가 많이 나왔다

“수능 A형과 B형 난이도 차이가 난다는 걸 확실하게 체험했다.”

지난 5일 치른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모의평가(이하 모평)에 대한 학생들과 입시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올해 수능은 처음으로 국어·영어·수학이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으로 나눠 실시된다. 그동안 A·B형 난이도 차이가 얼마나 날지 수험생들의 초미의 관심이었다.

지난 5일 모평에 응시한 학생은 2118개 고교와 258개 학원에서 총 64만5960명(재학생 57만2577명, 졸업생 7만3383명)이었다.

영역별 지원자를 보면 국어 A형 32만3695명(50.4%), B형 31만8205명(49.6%), 수학 A형 41만4910명(65.3%), B형 22만342명(34.7%), 영어 A형 11만3568명(17.7%), B형 52만9280명(82.3%) 등이었다. 수험생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어 B형과 수학 B형의 동시 선택을 제한했고, 어려운 B형의 경우 최대 2과목까지만 선택할 수 있었다.

모평 출제경향과 문제 난이도 어땠나

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은 이번 모평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교육방송> 수능 교재 및 강의 내용과 70% 연계해 출제했다고 밝혔다. A·B 공통 문항은 형태의 변화나 배점 차이를 두어 난이도를 조절했다.

국어는 A형의 경우 상당수 지문이 <교육방송> 교재에서 나왔고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반면 B형은 단순 지식이 아닌 개념과 원리를 실제 담화나 글에 적용해 정확한 독해와 사고력을 측정하는 문제가 나왔다. 지난해 수능에 비해서는 다소 어려웠다.

예를 들어, A형은 김소월의 ‘접동새’라는 하나의 시를 주고 시상 이해와 감상 내용을 물어봐(31~33번) 다소 평이했다. B형은 현대시에서 백석 ‘팔원-서행시초 3’, 하종오 ‘동승’이라는 두 개의 시를 주고 종합적인 감상과 이해를 물어봐(38~40번) A형에 비해 약간 어려웠다. 두 유형 모두 문법과 독서의 난이도는 높은 편이었다.

수학 A형은 개념에 충실한 문제가 많이 출제됐고 지난해 수능의 수리 나형에 비해 쉽게 출제됐다. B형은 각 단원을 연계한 단원 복합 문제가 출제됐고 지난해 수리 가형에 비해 전반적으로 계산량이 많아 다소 어렵게 나왔다.

A형 가운데 난이도가 다소 높은 문항은 14번 수열의 극한 문제, 15번 지수의 응용 문제, 30번 로그함수에서 로그의 지표와 가수 문제 등이었다. B형 중에는 21번 함수의 극한 응용 문제, 29번 포물선 문제, 30번 2차 곡선에서 거리가 최소인 점 구하는 문제 등이었다.

영어는 듣기 부분이 22문항으로 종전 수능과 비교해 5문항 늘어났고, 독해 부분은 23문항으로 10문항 줄었다. 실용적인 소재 위주의 A형에 비해 B형은 학술적인 내용의 다소 어려운 지문으로 구성됐다. 학생들이 대체로 어려워하는 빈칸 채우기 문제의 경우 B형이 모두 7문항이 출제돼 A형보다 3문항이 많았다.

최아영(평택 효명고)양은 “이번 모평 뒤 영어 A로 갈아타겠다는 애들이 늘었다. B형이 역대 수능 중 어려운 수능과 비슷할 것이라는 예측이 맞았다”고 말했다. 김예진(고양 저동고)양도 “A와 B형이 확실히 달랐다. 특히 교육방송 교재랑 수능특강에서 많이 나와서 이걸 제대로 안 본 아이들은 시험을 못 봤다”고 밝혔다.

본수능, 모평과 얼마나 같을까

일단 6월 모평과 본수능의 출제경향이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모평을 시행한 평가원에서 본수능도 주최하기 때문에 출제경향이 다른 모의고사에 비해 가장 근접할 것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반론도 있다. 과거 수능 출제에 참여했던 김아무개 교사는 “모평 출제 시기가 3월부터인데 출제진으로 참여하는 대학교수나 현직교사가 다 바쁘다”며 “따라서 그냥 시간 되는 사람을 불러다 만드는 경우가 있어서 문제에 오류가 있거나 질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수능 A·B형 결정할 때 무얼 고려해야 하나

교과부에서는 2011년 선택형 수능 도입을 발표하면서 학생 수준에 맞게 시험 유형을 나눠 학습 부담을 줄이는 게 취지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중상위권 대학의 경우 서울 주요 대학 대부분 국·수·영 유형을 인문계는 B·A·B, 자연계는 A·B·B로 지정해 선택의 여지가 적다. 여대 자연계만 A·B형이 열려 있고 가산점을 주기도 한다.

최성수 타임교육 대입연구소장은 “이미 일부 학교에서 학생 자율이 아닌 일괄적으로 한 가지 유형을 선택해 치르게 한다는 논란이 있다”며 “대다수 상위권 대학에서 B형을 지정한 탓에 학원에서도 B형 위주로 수업이 개설돼 있다”고 말했다.

대학별로 A·B형 선택과 가산점제가 얽히면서 대학입시는 더 복잡해졌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연구실장은 “현재 대학에서 B형에 주는 가산점은 대략 5~25% 정도”라며 “5%대면 쉬운 A형에서 점수를 잘 받아 B형 가산점의 벽을 넘을 수 있지만 20%만 되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백분위와 표준점수 중 어느 것을 반영하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둘 다 상대적 위치를 따지는 지표인데 백분위는 등급 차이가 많이 나는 반면 표준점수는 점수가 올라가는 데 한계가 있어 차이가 덜 난다. 이 실장은 “우리 아이가 A형을 응시했는데 B형보다 성적이 잘 나왔다면 백분위 반영 대학에 지원하는 게 훨씬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평 전부터 변수로 꼽힌 영어의 경우 여전히 미지수다. 수험생이 수능에서 A형으로 얼마만큼 옮겨가느냐에 따라 기존 A·B형을 선택한 학생 모두 영향을 받는다. B형에서 A형으로 옮기는 학생이 많을 경우 B형 학생들은 상위권부터 등급이 하나씩 내려가고, 기존 A형 학생들도 일부 잘하는 학생들이 몰려오면 마찬가지로 등급이 떨어질 것이다.

입시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번 모평에서 영어 B형을 선택했지만 수능 때 A형으로 옮겨갈 학생 수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20%부터 많게는 40%까지 다양하다.

조미정 김영일컨설팅 교육연구소장은 “이번 영어 A·B형 문제 출제유형 자체가 난이도 조정을 위한 것”이라며 “25~30% 수준에서 영어 A형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영어 B를 지정한 대학은 계열별로 따지면 42곳이지만, 학과별로 따져보면 71곳이나 된다. 학생들이 B형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다”며 “하지만 등급을 받기 어렵기 때문에 30~35%는 넘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평 성적 어떻게 활용할까

모평 성적은 한마디로 ‘중간 점검’이다. 모평 점수를 보고, 수능까지 남은 기간 동안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면서 들어갈 수 있는 대학을 가늠해 봐야 한다. 한데 일부 잘못된 편견이 있다. 6월 모평은 공부를 제대로 마무리하지 않은 상황에서 치른 거라며 별 의미 없이 받아들이는 것이다. 반면 너무 성적에 연연해 의욕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숙명여대 1학년 김은미(가명)씨는 현재 반수를 준비하며 기숙학원을 알아보는 중이다. 그는 “지난해 6월 모평 때 성적이 노력한 만큼 안 나와서 스트레스 받고 힘들었다. 슬럼프에 빠져 수능까지 영향을 미쳤다”며 “모평 성적이 잘 나왔다면 수능 때도 그만큼 나오도록 노력하고 망쳤다면 자극제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험생들은 모평 성적을 활용해서 나름대로 전략을 짜야 한다. 일단, 문제 유형을 분석해서 자신의 취약점을 집중적으로 보완해야 한다. 오답 노트는 필수다. 자신이 어떻게 유추해서 답을 찾았고 그 과정에서 오류는 무엇이었는지 정리해야 한다. 그래야 실수 반복을 막을 수 있다.

모평 점수를 바탕으로 지원 가능한 대학을 추려서 목표 설정을 해야 한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대학이 제시한 수시 수능최저기준을 감당할 수 있는 대학을 골라야 한다. 또 이 성적을 바탕으로 정시로 갈 수 있는 대학도 알아봐야 한다”며 “모평 점수와 수능 점수가 상관성이 높지만 A·B형 응시인원의 변화와 재수·반수생 때문에 수능 성적이 모평보다 내려갈 수 있으므로 지나친 상향지원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화진 기자 lotus57@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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