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배용 한국학연구원장 ‘호화 취임식’
‘우편향’ 논란 불구 8일 취임식
무대설치 등 총 1512만원 들어
‘평균 162만원’ 다른기관의 10배
교육학술정보원장은 ‘6만원’
작년 12월 꽃다발만 받고 취임
‘우편향’ 논란 불구 8일 취임식
무대설치 등 총 1512만원 들어
‘평균 162만원’ 다른기관의 10배
교육학술정보원장은 ‘6만원’
작년 12월 꽃다발만 받고 취임
우편향 역사관으로 내정 당시부터 논란을 부른 이배용 신임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이 지난 8일 1500만원이 넘는 비용을 들여 ‘호화 취임식’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혜자 민주당 의원이 17일 한국학중앙연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이배용 제16대 원장 취임식 소요예산 내역’을 보면, 연구원은 지난 8일 이 원장의 취임식을 하면서 모두 1512만원을 썼다. 상세 내역을 보면, 연구원의 장서각 1층 로비에 간이 무대를 설치하고 의자를 빌리는 데 492만원, 참석자 400명에게 점심식사를 제공하는 데 800만원, 초청장 제작에 150만원이 들었다.
현직에 있는 교육부 산하 다른 기관장들의 취임식 비용과 비교하면 이 원장의 경우는 단연 도드라진다. 2개 기관은 별도로 취임식을 하지 않았고, 취임식을 치른 나머지 15개 산하기관의 취임식 평균 비용은 162만원이었다. 이 원장의 취임식 비용은 그 10배에 육박한다. 두번째로 비용이 많았던 대학교육협의회 회장 취임식 비용도 657만원에 불과해 이 원장 취임식 비용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임승빈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은 지난해 12월 꽃다발 비용 등으로 6만원만 들여 취임식을 치렀다.
이 원장이 쓴 1512만원은 직전 원장인 정정길 전 대통령실장의 963만원보다도 훨씬 많은 것이다. 정 전 원장의 전임자인 14대 김정배 원장은 취임식 비용이 441만원이었다.
박혜자 의원은 “친일·독재를 미화하는 역사관을 설파해와 한국학중앙연구원장으로는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자중해도 모자랄 판에 이배용 원장은 성대한 취임 축하 파티를 열었다. 공공기관장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학중앙연구원 관계자는 “대강당 노후시설 보수로 부득이하게 간이 무대를 설치하는 비용이 소요됐다. 이전 원장들도 취임식을 하면 내빈과 직원들에게 식사를 대접했다”고 해명했다.
이배용 원장은 숱한 논란을 부른 교학사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를 옹호하는 등 역사관과 정치 성향에서 뉴라이트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정치 색깔 없이 한국학 연구의 중심을 잡아야 할 한국학중앙연구원장으로는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학계와 정계에서 일었다. 이화여대 교수(사학과) 출신인 이 원장은 2010년에는 이명박 정부에서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지난해 대선 때는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의장을 맡았다. 2011년에는 교육부 산하 자문기구인 역사교육과정개발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역사학계 등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한국사 교과서 편수용어인 ‘민주주의’를 ‘자유민주주의’로 바꾸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지난달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이 “좌파와의 역사전쟁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는 취지로 만든 ‘새누리당 근현대 역사교실’ 자문역도 맡고 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