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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교육부, 교학사 교과서 오류 251건 수정 지시

등록 2013-10-21 21:27수정 2013-10-22 16:36

8종 자체 검토 결과

금성·지학사·미래엔의 4배
식민지 근대화론 등 친일 논란
‘서술상 불균형’ 문제 제기
박정희 독재 미화는 포함 안돼
“정권 입맛 맞춘 자의적 결과”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교학사 고교 한국사 교과서의 오류가 교육부의 자체 검토에서도 무려 251건이나 지적됐다. 함께 검정심의를 통과한 다른 7종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 비해 최대 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교육부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독재를 미화한 부분은 빈약하게 지적해, 정권 입맛에 맞는 자의적 기준을 적용한 ‘반쪽짜리’ 수정·보완 권고라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는 지난달 12일부터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을 검토한 결과 모두 829건의 수정·보완 권고사항을 발견해 해당 출판사에 통보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검토에는 역사를 전공한 교육부 전문직 공무원과 일선 학교의 교장·교감·역사교사 등 25명이 참여해 5차례에 걸쳐 교과서를 검토했으며, 교수 등 12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결과가 나왔다.

출판사별 권고 건수는 교학사가 251건으로, 리베르(112건), 천재교육(107건), 두산동아(84건), 비상교육(80건), 금성출판사(69건), 지학사(64건), 미래엔(62건) 등 다른 7종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교육부는 이번에 단순한 객관적 사실과 표기·표현 오류뿐만 아니라 서술상의 불균형, 국가 정체성을 왜곡할 수 있는 내용 등까지 검토했다고 밝혔다.

교학사 교과서에 대한 수정·보완 권고사항에는 그간 지적돼온 사실오류와 함께 친일 논란을 불러일으킨 다수의 ‘서술상 불균형’ 문제가 대거 포함됐다. 1930년대의 거리 모습을 “오늘날 우리나라의 도시 모습과 큰 차이가 없다”고 서술해 식민지 근대화론을 차용했다는 역사학계의 지적을 받은 부분에 대해 교육부 역시 “학생들에게 오해를 줄 수 있는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도 친일파로 인정한 <동아일보> 창립자 인촌 김성수에 대한 미화에 대해서도 “친일 행적 등에 대한 비판이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 미화 부분에 대해서도 교육부는 “이승만의 활동에 대한 과도한 해석으로, 교과서 서술에 적합한 용어 및 문장 구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또 이 교과서가 4·19혁명에 대한 서술이 너무 적다며 “의의에 대한 추가 서술이 필요하다”고 했다. 미국의 원조를 지나치게 많이 설명한 대목에서는 “미국의 원조에 대한 서술이 지나치게 구체적이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간 역사학계에서 지적해온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독재 미화 부분은 수정·보완 대상에 거의 포함되지 않았다. 그간 역사학계에서는 교학사 교과서가 5·16 군사쿠데타에 대해 “대통령 윤보선은 쿠데타를 인정하였다. 육사 생도도 지지 시위를 하였다. 미국은 곧바로 정권을 인정하였다”는 등의 편향적 사실관계만 열거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교학사 교과서는 또 1972년 10월 유신의 불가피성을 강조해 독재의 심각성을 희석시키는 듯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지만, 교육부는 이를 ‘서술상의 불균형’으로 보지 않았다. 1961년 5·16 군사쿠데타 때 박 전 대통령이 내놓은 이른바 ‘혁명공약’ 가운데 민정이양과 관련한 6번째 약속을 빠뜨린 부분만 지적했다.

한국역사연구회장을 맡고 있는 하일식 연세대 교수(사학과)는 “7종 교과서에 대해서는 무리하게 오류를 잡아내려 했고 교학사 교과서는 중요한 오류를 지적하지 않은 것 같다. 전체적으로 물타기를 하려는 의도가 짙게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음성원 김지훈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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