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세계지리 8번 문제 잘못’ 가처분 신청 기각
“행정소송 통해 등급·백분위 결정 위법성 다툴 여지 있어”
“행정소송 통해 등급·백분위 결정 위법성 다툴 여지 있어”
올해 대입 수학능력시험에서 세계지리 8번 문제가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소송에서 수험생이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재판장 강형주)는 서울의 한 사립대 수시모집에 지원한 강아무개씨가 학교를 상대로 “세계지리 8번 문항이 잘못됐으니 8번을 맞힌 것으로 간주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고 11일 밝혔다.
강씨는 수시모집 전형에 1단계 심사에서 합격했고 2단계 심사를 위한 면접고사를 본 뒤 최종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최종 합격을 하기 위한 최저학력 기준으로 수능 2개 영역에서 2등급 이내의 성적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강씨는 세계지리 과목에서 3등급을 받아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강씨는 “세계지리 8번 문항은 출제 오류로 인해 아예 정답이 없으므로, 응시자 모두에게 정답으로 처리해야 한다. 이럴 경우 신청인은 세계지리에서 2등급 이상을 받을 개연성이 높으므로 등급이 정정 발표될 때까지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해달라”며 지난 2일 학교를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강군이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해도 앞선 1·2단계 점수를 산출했을 때 신청인이 합격 가능한 범위 안에 있는지 알기 어렵다”며 강씨의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어 “강씨가 행정소송을 통해 세계지리 등급·백분위 결정의 위법성을 다툴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최종 불합격 통보가 되더라도 민사소송으로 효력을 다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씨는 수험생 38명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교육부를 상대로 낸 세계지리 8번 문항 정답 취소 소송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반정우)는 오는 16일 세계지리 8번 문항의 정답을 2번으로 한 데 따른 수능등급 결정을 취소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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