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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단독] 교학사 교과서 채택한 대구 포산고 운영위 회의록 보니…

등록 2014-01-02 20:07수정 2014-01-05 21:11

“다른 교과서들은 정치적 성향이 강해 교학사가 좋다”
교장·교사·학부모 만장일치 찬성…시민단체들 항의 방문

공립학교인 대구 포산고 운영위원회가 친일과 독재 미화 등 역사 왜곡 논란을 빚은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하면서 ‘다른 교과서들은 정치적 성향이 강해 교학사로 선정하는 것이 좋다’고 의견을 모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2일 <한겨레>가 입수한 ‘제99회 포산고 운영위원회 임시회 본회의 회의록’을 보면, 운영위원회는 지난해 12월30일 오전 11시30분부터 회의를 열어 ‘2014학년도 포산고 한국사 검정 교과서 선정 심의안’을 다뤘다.

이날 학생들이 한해 동안 배울 한국사 교과서를 심의하며 나온 질문과 의견은 각각 1개와 2개에 불과했다. 먼저 ㄱ운영위원이 “한국사 교과서 선정이 수능과 관련이 있습니까?”라고 묻자, ㄱ운영위원(교사)은 “수능에는 큰 영향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ㅎ부위원장이 “선생님들이 실시한 선정 기준 평가표에 의거해 교과서로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ㄱ위원은 “한국사 교과 선정 기준 평가표에 따르면 총 세분 중 두분이 교학사를 선정했고, 나머지 교과서들은 정치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선생님들이 선정하신 교학사로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교장과 교사, 학부모 등 나머지 운영위원 6명이 모두 “재청한다”는 의견을 냈다.

앞서 포산고는 교과협의회를 열어 올해 학생들이 사용할 한국사 교과서로 교학사(1순위)와 비상교육(2순위), 천재교육(3순위)를 운영위원회에 추천했다. 당시 교과협의회에는 역사 교사 3명이 참여했고, 2명이 교학사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날 운영위원회는 교학사 교과서를 선정했고, 학교장은 교학사 교과서를 최종 확정했다.

포산고 운영위원회가 교학사 교과서를 선정했던 이 날은 전국적으로 교학사 교과서의 역사 왜곡 문제로 시끄러웠을 때였다. 또 대구에서는 지난해 11월27일 ‘대구지역 국공립 일반계 고등학교 학교운영위원연합회 협의회’가 교학사를 역사 교과서로 채택해 달라는 공문을 각 학교장에게 내려보내 논란이 일었던 상황이었다. 이런 논란 속에서 대구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포산고만 교학사 교과서를 한국사 교과서로 채택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대구지부는 2일 성명서를 내어 포산고의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을 즉각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시민 모임’ ‘10월 항쟁 유족회’ ‘5·18 부상자 동지회’ ‘4·9 인혁재단’ ‘민주화운동 계승 사업회’ 등 8개 단체는 3일 오전 11시 포산고를 항의 방문할 예정이다.

김호경 포산고 교장은 “특정한 누군가가 아니라 교사들이 선택한 교과서이기 때문에 다시 교과서를 선정할 계획은 없다. 교학사 교과서에 논란이 되는 부분은 다른 보충 자료를 활용해 역사 교육을 실시하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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