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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학교가 동문들 얼굴에 먹칠”

등록 2014-01-03 21:02수정 2014-01-06 16:26

상산고 동창회, 선정 철회 요구
시민단체도 창문여고앞 항의 시위
동원고 학생들 10여곳에 대자보
역사왜곡과 사실오류로 비판받은 교학사 고교 한국사 교과서를 올해 교재로 채택한 고교들에 대한 반발이 학생과 학부모를 넘어 해당 학교 동문과 시민단체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 교과서 채택 취소가 잇따르는 가운데, 전국적으로 ‘교학사 교과서 불채택 운동’이 이는 모양새다.

전주 상산고 총동창회는 모교가 교학사 교과서를 한국사 교재로 채택한 사실이 알려진 지난 2일 밤 긴급 상임이사회를 열어 학교 쪽에 채택 철회를 요구하기로 했다. 총동창회 관계자는 3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학교가 교학사 교과서를 선택해 많은 동문들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다는 의견이 모아져 긴급하게 상임이사회를 열었다. 학교에 항의 방문해 채택 철회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5·18기념재단은 상산고에 대해 “민족정신이 투철한 미래의 지도자를 양성하는 학교로 알았는데 의외의 결정을 해 충격을 받았다. 갑오농민전쟁의 피어린 현장에 있는 학교인 만큼 지역의 역사적 정체성에 맞는 교과서를 채택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5·18기념재단은 “전국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교학사 교과서 불채택 시민운동은 왜곡된 교과서를 퇴출해 민족 정기를 바로 잡으려는 신호탄이자, 교과서 채택에도 상식과 합의가 바탕이 되어야 함을 일깨워주는 본보기”라고 평가했다.

재단은 이날 대구·경북권 5·18부상자들이 대구 포산고에 항의한 것을 시작으로 수도권, 충청권 등 7개 권역별로 꾸려진 5·18기념사업광역협의회를 통해 전국 곳곳의 왜곡 교과서 불채택 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계획이다.

이날 오전 7시30분께 경기 수원 동우여고 정문 앞에서는 이 학교 1회 졸업생 2명이 대자보를 들고 20여분간 시위를 벌였다. 한 졸업생은 전날 어느 재학생이 학교 안에 붙인 대자보에 적은 문구 ‘역사를 잊은 민족에 미래는 없다’는 문구를 대자보에 적고 “채택을 철회해달라”고 썼다. 이를 본 등굣길 학생 가운데 일부는 박수를 치거나 사진을 찍어 온라인에서 공유하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학교는 이날 학교운영위원회를 열어 한국사 교과서를 바꿨다.

시민 단체인 즐거운 교육 상상과 전교조 서울지부 관계자 등 6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서울 강북구 창문여고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학사 교과서 선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항일투사가 설립한 학교에서 일제 식민지배를 미화하는 교과서를 선정한 것은 경악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창문여고 초대 이사장인 김문현 선생의 조부 오천 김석진 선생은 1905년 을사늑약에 항거해 자결한 우국지사다.

학생들의 반발도 이어졌다. 동우여고와 같은 학교법인(경복대학교) 소속의 수원 동원고 학생 40여명은 학교 10여곳에 대자보를 붙여 학교 쪽 조처를 비난했다. 이들은 대자보에 “동원고 교복이 이제 부끄럽다. 식민지 침략과 친일을 미화하고 독재와 쿠데타를 정당화하는 교학사 교과서를 학교 재단이 채택하려 하고 있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이날 경기 분당영덕여고의 인터넷 누리집 게시판은 교학사 교과서 선정을 비판하는 항의글이 넘쳐 폐쇄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 학교 게시판에는 2일까지 “부끄럽다”, “이런 책을 교과서라고 선정했느냐”, “왜곡된 역사교과서 사용 중지하라” 등의 글이 올라왔다.

음성원 기자, 수원/김기성 기자, 광주/안관옥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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