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홍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민주당 간사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세 차례나 변경된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를 보여주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민족문제연구소, 최종본에서 오류 357건 발견
간도 위치 표시 지도 등 오류 일부 공개
“전부 공개하면 ‘빨간펜 선생님’ 되어주는 셈”
간도 위치 표시 지도 등 오류 일부 공개
“전부 공개하면 ‘빨간펜 선생님’ 되어주는 셈”
최종 승인 뒤에도 무려 751건이나 더 고친 교학사 고교 한국사 교과서의 근현대사 부분에서만 357건에 이르는 오류가 발견됐다. 특히 간도의 위치 등 시험에서 자주 출제될 만한 중요한 부분에서도 오류가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14일 교학사 교과서 오류 가운데 일부를 공개했다. 대표적인 오류는 북간도와 서간도의 위치가 표시된 지도다. 교학사 교과서가 ‘간도 분쟁’(226쪽)이란 소제목으로 19세기 중엽 조선과 청나라 사이에 벌어진 영토 분쟁을 설명하면서 참고로 보여준 지도(그림)가 잘못됐다는 것이 민족문제연구소 쪽 지적이다.
서간도의 위치는 백두산 왼쪽에 있고 북간도의 위치는 두만강 바로 위쪽에 있는 것이 맞다. 하지만 이 지도에서는 서간도를 백두산 오른쪽 상단에, 북간도는 지나치게 오른쪽으로 치우쳐 표기했다.
이에 대해 김육훈 역사교육연구소장은 “북간도와 서간도의 위치를 구분하는 일은 간도 영유권 문제를 이해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실제로 논란이 되는 곳은 북간도 쪽이기 때문이다. 간도 위치를 바르게 표시한 것을 묻는 시험 문제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뿐만 아니다. 교학사 교과서 중 “일본은 자원이 풍부한 인도차이나를 공격하였다. 이 지역에 식민지를 가지고 있던 미국, 영국, 네덜란드 등이 반발하였다”(238쪽)는 서술도 학생들이 오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인도차이나는 미국의 식민지였던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10일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논란이 됐던 대부분의 문제가 전부 해소됐다”며 최종승인을 해주고, 이어 지난 5일 또 다시 최종승인을 해준 뒤에도 이런 심각한 오류가 발견된 것이다.
연구소 쪽은 발견한 오류 전부를 공개할 경우 교학사 교과서의 ‘빨간펜 선생님’이 되어주는 셈이라며 오류 숫자만 공개했다. 교학사 교과서의 근현대사에서 드러난 오류는 △인명·지명·연도·단체명·사건명 등 기본적인 역사지식에 관한 오류 140건 △편향적인 해석과 노골적인 역사왜곡 129건 △전재·표절 등 과도한 베끼기 22건 △표기·번역·출전 오류 66건 등 근현대사 분야에서의 오류만 357건에 이르렀다.
조세열 연구소 사무총장은 “교학사 교과서는 이승만을 미화하고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구실을 축소왜곡한 부분 등 뉴라이트의 정치적 의도가 담긴 내용들은 명백한 오류조차 전혀 수정하지 않았다. 그밖에 사실관계에 있어 충격적인 오류도 다수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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