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고교 절반, 3학년생 ‘수’ 15% 넘어
고교의 내신 성적 부풀리기가 지난해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인적자원부는 12일 전국 일반계 고교(1학년 1262곳, 2·3학년 100곳)의 1학기 교과 성적을 분석한 결과, 3학년의 경우 90점 이상(수·우·미·양·가 중 ‘수’에 해당)을 얻은 학생 비율이 15%를 넘는 곳이 50.8%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2학년은 그 비율이 39.3%로 집계됐다. 그러나 내신 성적 산정 방식이 절대평가에서 9등급의 석차등급제(상대평가)로 바뀐 1학년은 24.4%로 가장 낮았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난 2월 성적 부풀리기를 막기 위해 과목별 ‘수’의 비율을 15% 이내로 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수’를 받은 학생 비율이 15% 이상인 학교 비율이 1학년 59.2%, 2학년 75.1%, 3학년은 85.2%나 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 성적을 견줘 볼 때, ‘수’를 받은 학생 비율이 15% 이상인 학교의 비율이 1~3학년 모두 30%포인트 이상 줄어 성적 부풀리기가 대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교과별로 보면, 1학년은 ‘수’를 받은 학생 비율이 15% 이상인 학교의 비율이 가장 높은 교과는 사회(32.9%)였으며, 영어(28.8%), 과학(27.0%)이 뒤를 이었다. 2학년은 사회문화(56.4%), 화학1(43.3%), 영어1(30.2%), 3학년은 영어독해(61.7%), 사회문화(57.8%), 수학2(57.8%) 차례였다.
서울시교육청도 이날 서울 시내 일반계 고교 196곳의 2학년과 3학년 올해 1학기 성적을 분석한 결과, 2학년은 20.4%, 3학년은 17.3%의 학교에서 전국 시·도교육청의 장학지도 기준을 넘었다고 밝혔다. 전국 시·도교육청이 공동으로 정한 장학지도 기준은 ‘수’의 비율이 20%를 넘는 과목이 전체 과목수의 40% 이내가 되도록 하고 있다.
한편, 교육부가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유기홍 의원(열린우리당)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16개 시·도교육청이 2003~2005년 전국 일반계 고교 873곳을 감사한 결과 22.79%인 199개 고교에서 중간·기말고사를 치르면서 예전과 똑같은 문제를 출제하다가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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