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간담회 “시행 안 해도 불이익 주지 않겠다”
“학생들이 학교 가는 것이 즐겁다면 성공일 것”
“학생들이 학교 가는 것이 즐겁다면 성공일 것”
1일부터 경기도교육청이 초·중·고등학교 ‘9시 등교’의 시행에 나선 가운데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이 시행 과정에서 제기된 ‘불통 교육감’ 등 각종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하고 나섰다.
이 교육감은 2일 출입기자들과의 도시락 오찬간담회에서 ‘9시 등교제와 관련해 논란이 여전하다. 학부모와 교사의 의견 수렴이 충분하지 않다보니 불통 교육감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는 질문에 대해 “반대 의견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왜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맞받아쳤다.
이 교육감은 “(현재) 94%가 넘는 학교가 9시 등교에 참여했다. 경기도에는 2400개 초·중·고교가 있고 150만명의 학부모들이 계시다. 교육정책 문제는 우선 교육장과 이야기하는 게 중요하다. 교육장은 학교장과 소통한다. 교육장들과 2차례 만났고 교총과 전교조 등 교원단체를 다 찾아다니면서 만났다. 제가 일일이 학부모들을 만나서 설득할 수는 없다. 두번째는 언론을 통해서 이야기한다. 언론에서 이 문제에 대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이거나 많이 이야기했다. 셋째로 학부모단체에서 만나자고 하면 다 만났다. 토요일에도 만났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서 만나 이야기를 들을 것”이라며 불통 지적을 일축했다.
‘9시 등교를 시행하지 않는 학교에 불이익을 줄 것인가’에 대해 이 교육감은 “고등학교는 74% 정도 9시 등교를 시행한다. 반대하면 반대 의견을 존중하고 갈 것이다. 강압적으로 하거나 불이익을 주는 학교는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고 3수험생의 수능 리듬이 깨질 우려가 있다’는 질문에서 이 교육감은 “학생의 자율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교장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7시부터 공부해야겠다고 하면 왜 막나? 막을 생각이 없다. 중요한 것은 학생 중심의 사고를 좀 해보자는 것이다. 이번 ‘9시등교’도 학생들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 처럼 앞으로도 그런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 몇몇 학부모도 저에게 (문제점을)이야기하는데 그 전에 아이들한테 먼저 물어보라는 이야기를 한다”고 말했다.
‘9시 등교’의 시행을 전후해 이 교육감은 “이 문제는 우리 교육의 비정상화의 정상화”임을 강조했다.
이 교육감은 ‘무엇이 교육의 정상화냐’라는 질문에 대해 “어느 사이에 우리 사회에 비정상이 정상을 뒤집어 마치 정상인 것 처럼 됐다. 무한경쟁, 신자유시대 이야기를 하는데 경쟁보다 어떻게 함께 살아갈까를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1등만 교육하는 사회는 수많은 패배자를 만드는 것이다. 언제까지 (자녀들에게)이런 경쟁교육을 시키겠나. 결국 우리 아이들에게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갖기 보다 누군가를 이기고 딛고 일어나 성공하는 것만 추구하도록 한다면 그것은 성공적인 교육이 아니다.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9시 등교는 이런 비정상화된 교육을 정상화하는 완성이 아니라 그 시작일 뿐이다”고 말했다. ‘9시 등교’의 성공 여부에 대해 이 교육감은 “ 9시 등교를 통해 학생들이 행복할 수 있다면, 학생들이 학교 가는 것이 즐겁다면 성공이다. 앞으로 과정을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수원/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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