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수능 문제 세계지리 8번 오류”

고법, 1심 뒤집고 출제잘못 천 인정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세계지리 문제에 오류가 있었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법원이 대학입시 출제 오류를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민중기)는 수험생 4명이 “세계지리 8번 문항 정답을 ②번으로 잘못 전제하고 내린 등급 결정을 취소하라”며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교육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이 문항은 지도에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과 유럽연합(EU) 지역을 표시하고 지문(㉠~㉣)을 제시하며 옳은 설명을 고르라는 것이었다. 평가원은 ㉠과 ㉢이 옳다는 보기 ②번을 정답이라고 채점했지만, 일부 수험생들은 ‘유럽연합은 나프타보다 총생산액 규모가 크다’는 ㉢지문이 틀렸다고 주장했다. 2012년엔 북미자유무역협정 지역의 총생산액이 유럽연합보다 컸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문제 자체의 오류 때문에 객관적 사실을 알고 있는 수험생들이 의미 파악과 정답 선택을 제대로 못했다”고 밝혔다.

세계지리를 선택한 수험생 3만7000여명 가운데 절반가량이 이 문항에서 오답 처리됐다.

김선식 전정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