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배 총장, 총학생회와 협의서
“정상화 뒤 사퇴 검토” 입장 고수
협상 과정서 119차에 실려 응급실행
교수회·동문회도 사퇴 압박 힘실어
“정상화 뒤 사퇴 검토” 입장 고수
협상 과정서 119차에 실려 응급실행
교수회·동문회도 사퇴 압박 힘실어
김윤배 총장이 학생·교수·동문회 등의 사퇴 요구를 거부하면서 청주대 사태가 꼬여가고 있다. 학생들은 수업을 거부하기로 했으며, 교수회도 김 총장과 재단 등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유지상 총학생회장은 16일 “학교 정상화를 위해 그동안 독단·독선적으로 학교를 운영한 김 총장의 사퇴가 우선돼야 하지만 김 총장은 ‘선 정상화 뒤 사퇴 검토’ 태도를 꺾지 않고 있다. 이젠 총장 퇴진을 위해 피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수업 거부라는 최후 수단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 학생회장은 “학회장·과대표 등이 참석한 임시총회에서 이미 수업 거부를 결의한 터라 다음달 3일부터 수업을 거부할 계획이다. 학생총회(27~29일께)를 열어 마지막으로 학우들의 의견을 모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5일 오후 4시부터 김 총장과 유 학생회장 등은 대학 본관에서 마라톤협의를 했다. 이 자리에서 학생들은 김 총장의 퇴진을 거듭 촉구했지만 김 총장은 “학교 정상화가 우선이다. 그 뒤 사퇴를 검토하겠다.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보통 이상’ 등급을 받고, 전국 30위권 대학에 진입하도록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학생들과 시작된 협의에 교수회, 총동문회 등도 가세해 사퇴를 요구했지만 김 총장은 ‘선 정상화 후 사퇴 검토’ 태도를 되풀이했다. 마라톤협의 과정에서 학생, 교수, 동문 등이 언성을 높이기도 했으며, 김 총장은 밤 10시께 갑자기 어지러움과 탈진 증세를 호소해 119구급대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상철 청주대 홍보팀장은 16일 오전 “김 총장은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학생 등이 장시간 감금·억류한 상태여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학생회장은 “긴 대화를 했고, 김 총장이 기준·시기가 모호한 ‘정상화’란 말을 되풀이해 사퇴 시기 확답을 받으려고 기다린 것이지 감금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현장에 있던 조상 교수회장은 “쓰러져 있던 김 총장이 구급대가 오자 벌떡 일어나 걸어 나갔다. 위기를 모면하려고 실신쇼를 한 것이다. 대학의 석연찮은 돈 흐름 등에 관해 수사를 촉구하는 등 김 총장 퇴진을 위해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김 총장이 입원하면서 ‘청주대 정상화를 위한 범비상대책위’ 공동대표인 경청호 청주대 총동문회장과 김 총장이 20~21일께 하기로 한 일대일 면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 회장은 “수업 거부, 관선이사 파견 등 파국은 막아야 한다. 총장 사퇴를 전제로 김 총장에게 이사직 유지와 이사 구성 등에 관해 파격적인 제안을 할 계획이다. 김 총장이 이 퇴로 제안마저 거부하면 더 이상 타협은 없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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