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31일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세계지리 8번 문항’ 탓에 불합격한 수험생들을 구제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문제를 틀리는 바람에 아예 대학이나 학과를 낮춰 지원한 ‘하향 지원’ 수험생들은 피해를 구제받을 길이 없다.
세계지리는 50점 만점인데, 8번 문항은 3점짜리로 성적대에 따라 한두 등급이 좌우될 정도로 배점이 높다. 평가원의 출제 오류로 이 문제를 틀린 학생 가운데는, 이 3점만 깎이지 않았다면 정시모집에서 지원할 수 있었던 대학·학과에 원서조차 넣지 않은 하향 지원 학생이 상당수 있다.
정시 전형은 수능 성적이 결정적이고 등급뿐 아니라 백분위·표준점수로 당락이 갈리기 때문에 오답 처리된 수험생 가운데 상당수가 대학·학과 선택에서 영향을 받았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교육부와 평가원은 재산정 결과 성적이 오르더라도 지난해 아예 원서조차 넣지 않았던 대학에 다시 지원할 기회를 주지는 않을 방침이다. 김성훈 평가원장은 이날 “다른 대학에 지원하도록 하는 건 어렵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원하던 대학에 지원조차 하지 못한 학생들은 어떻게 할지 그들의 관점에서 피해를 최소화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수범 기자 kjls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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