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고교 한국사 ‘근현대사’ 대폭 줄인다

등록 2014-11-09 20:36

교육부 ‘50%→30%’ 가능성 시사
학계 “역사교육 역행 결정” 비판
교육부가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서 근현대사 부분을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근현대사가 기간은 짧은 반면 교과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높고 이념 논란이 많다는 이유인데, 역사 교육의 목표와 추세에 역행하는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9일 교육부의 ‘2015 교과 교육과정 시안 개발 연구 제안서’ 중 ‘역사 교육과정 시안 개발’ 부분을 보면 “(2018년도부터 도입될) 고교 한국사의 전근대와 근현대의 비율을 7 대 3 정도로 조정한다”고 돼 있다. 올해 보급된 고교 한국사 교과서는 근현대사의 분량이 전체 6단원 중 3단원으로 절반 수준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근대사와 근현대사 비율을 실제 어떻게 조정할지는 내년 8~9월에 확정한다. 이번엔 새 교과서 연구진을 전근대와 근현대 전공자 7 대 3 정도로 구성하겠다는 취지인데 공문이 잘못됐다”며 공문을 수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조정 비율이 정해지지 않았으나, 근현대사 부분이 축소되는 ‘방향성’은 확실해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반만년 역사 가운데 150년에 불과한 근현대사 비중이 교과서 절반이나 되는 것은 너무 과하고, 이념 논쟁이 치열한 근현대사는 후대에 평가해 가르치는 것이 맞다는 역사학계와 교육 현장의 요구가 많다”고 전했다.

하지만 역사학계와 교육계의 반발은 거세다. 정연태 한국역사연구회 회장(가톨릭대 교수)은 이날 “역사 교육의 목표는 한국인으로서의 민족적 정체성 형성에 국한되지 않는다. 급변하는 세계화 시대에서 보편적인 시민의식과 역사관을 길러야 하는데, 이럴 때일수록 특히 현대사 교육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이념 논쟁이 있다면 오히려 근현대사 연구진을 확충해 통설에 대한 검증을 확실히 하고 오류를 바로잡아 해소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조한경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은 “특정 시기에 대한 교과서 비중 조정은 단순히 절대적인 시간의 양이 아닌 우리가 살고 있는 동시대에 대한 이해가 더 중요하다는 상식적인 판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념 논쟁은 정치권에서 만든 것이지 학계나 교육계에서 일으킨 게 아니다. 세계적인 추세가 근현대사를 강조하는 건데, 우리나라만 이념 논쟁을 빌미로 근현대사 교육을 줄이겠다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