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튿날인 14일 오전 서울 안국동 풍문여고 3학년 교실에서 한 학생이 수험표 뒷면에 옮겨 쓴 자신의 답안을 친구의 답안과 비교해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입시업체들 가채점 결과 보니
국어B 1등급 91점…작년보다 5점↓
모의평가 비교해 난이도 들쭉날쭉
평가원 “가채점으로 판단 일러”
국어B 1등급 91점…작년보다 5점↓
모의평가 비교해 난이도 들쭉날쭉
평가원 “가채점으로 판단 일러”
13일 시행된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가채점 결과, 수학 B형의 1등급 커트라인(등급 컷)이 100점으로 예측됐다.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이 된다는 뜻이다. 올해 수준별 시험이 폐지된 영어 영역의 1등급 컷은 98점으로 ‘쉬운 수능’ 기조를 유지했고, 어려웠던 국어 B형의 1등급 컷은 지난해 수능보다 5점이나 하락한 91점으로 예상됐다.
어려우리라 예상됐던 수학이 쉽고, 쉬우리라 전망됐던 국어가 어렵게 출제돼 수능의 ‘예측 불가능성’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아울러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난이도 조절 실패’로 의대·치대 및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상위 학과를 준비하는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들의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
14일 대성학원·메가스터디·비상교육·중앙유웨이·진학사·하늘교육(가나다 순) 등 입시업체 6곳은 가채점 결과를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수능 영역별 등급 컷을 발표했다. 6곳 모두 수학 B형 1등급 컷을 100점으로, 국어 B형 1등급 컷을 91점으로, 영어 1등급 컷을 98점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수능 1등급 컷은 수학 B형 92점, 국어 B형 96점, 영어 B형 93점이었다.
수학 영역은 A, B형 모두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B형의 경우 1등급 컷은 100점, 2등급 컷은 95~96점으로 추정됐다. 메가스터디는 B형 만점자가 4.05%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A형도 지난해 1등급 컷이 92점이었는데 이번엔 96점으로 예측되는 등 매우 쉬웠다는 평가다.
국어 영역은 B형이 상당히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등급 컷이 96점이었는데 올해는 5점가량 하락한 91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 수능 영역 가운데 유일하게 지난해에 비해 1등급 컷 예상 점수가 하락했다.
절대평가화가 예정된 영어 영역의 1등급 컷은 98점으로 예측돼 쉽게 출제된 것으로 평가된다. 탐구 영역은 사회탐구와 과학탐구의 난이도가 달랐던 것으로 분석된다. 사회탐구는 모두 쉽게 출제됐으나, 특히 경제와 사회문화는 만점 수준을 받아야 1등급이 되리라 예측됐다. 반면 과학탐구는 물리1, 생명과학2, 지구과학2가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평가됐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및 6월, 9월 모의평가와 비교해 영역별로 난이도가 너무 들쑥날쑥한 ‘널뛰기 난이도’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안연근 서울진학지도협의회장(잠실여고 교사)은 “수험생들한테는 영역별 난이도의 일관성이 중요한데 올해도 수학과 국어 난이도가 예측 밖이었다. 9월 모의평가 때는 국어가 쉬웠는데 수능에선 어려웠고, 수학은 모의평가 때 어려웠는데 이번엔 쉬웠다”고 짚었다. 유성룡 1318대학진학연구소장은 “영어·수학을 쉽게 내려면 절대평가제를 도입해야 한다. 상대평가 체제 아래서 문제를 쉽게 내니 변별력이 줄어들고 실력 대신 실수를 평가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수능 문제를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쪽은 “입시업체의 가채점 결과만 가지고 난이도 조절 실패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일단 수능 성적표가 나오는 12월3일까지는 차분한 준비가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유성룡 소장은 “가채점 결과는 예측치이므로 수시 응시 여부를 판단하는 참고자료 정도로 사용하라”고 말했다. 안연근 교사는 “서울대는 정시에서 학생부를 반영하지 않으나 동점자일 경우 학생부를 본다”며 대학별로 동점자 우선 처리 기준을 살펴보라고 조언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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