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교육청이 ‘철밥통 조직’이라는 오명을 씻고 일하는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인사제도를 혁신한다.
부산시교육청은 26일 “학교 현장과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우대받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인사제도 개선 추진안을 마련했다. 다음달 3일 인사위원회에서 확정되면 내년 1월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승진에 유리한 본청과 산하 5개 교육지원청 근무를 선호하는 풍토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개선안의 핵심은 교육행정의 실질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6급 이하의 승진제도다. 6급 이하 교육행정직의 근무성적평가를 할 때 평가단위를 현재 본청과 5개 교육지원청 등 6개에서 본청, 도서관을 포함한 시교육청 직속기관, 고교, 5개 교육지원청, 교육지원청별 유·초·중학교 1개씩 5개 등 13개로 늘리기로 했다. 근무성적평정에 가장 불리했던 유·초·중학교 직원들은 같은 교육지원청 소속 직원과만 경쟁을 하면 돼 학교 근무자들의 승진 기회가 훨씬 많아지는 것이다.
또 근무성적평가를 할 때 본청과 5개 교육지원청별로 일정 비율의 수와 우를 매겼으나 앞으로는 전체 근무자를 대상으로 일정비율의 수와 우를 매긴다.
학교에서 본청과 5개 교육지원청으로 근무지를 이동하려는 교육행정 6급 직원 선발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선발하는 방법도 바뀐다. 현재 본청과 5개 교육지원청이 각각 심사위원회를 꾸리고 있지만 앞으로는 본청에서 직접 선발하기로 했다. 교육지원청별로 교육행정 6급 전입자를 선발하면 6급 이상의 심사위원 선정 확률이 46~61%지만 본청에서 선발하면 심사위원 선정 확률이 9.8%로 줄어들어 로비 가능성이 훨씬 줄어드는 것이다. 또 사전에 제출하는 직무수행계획서를 다른 사람이 작성하는 것을 막기 위해 현장에서 과제를 제시해 승진 심사 대상자가 직접 작성하도록 했다.
또 부산시교육청은 본청과 교육지원청에 근무하지 않더라도 학교에서 열심히 일하면 승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 위해 본청과 5개 교육지원청에 근무하는 기간을 현재 8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기로 했다.
전철식 부산시교육청 총무과장은 “오랜 인사 관행에 익숙한 일부 직원들의 불만이 있지만 6급 직원의 본청 및 교육지원청 전입 심사위원을 외부에서 위촉하는 등 공정성을 기하고 인사를 하기 전에 교육장과 협의를 충분히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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