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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교실~가정 잇는 온라인 플랫폼 만들다

등록 2014-12-08 20:26수정 2014-12-09 13:22

서울 강남구 역삼동 마루180 1층 로비에서 포즈를 취한 브레이브팝스컴퍼니. 왼쪽 위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마케팅을 담당하는 이성주씨, 이성민 이사, 조영오 이사, 이충희 대표, 디자이너 조민혜씨, 손승현 이사, 이용민 이사.  정유미 기자
서울 강남구 역삼동 마루180 1층 로비에서 포즈를 취한 브레이브팝스컴퍼니. 왼쪽 위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마케팅을 담당하는 이성주씨, 이성민 이사, 조영오 이사, 이충희 대표, 디자이너 조민혜씨, 손승현 이사, 이용민 이사. 정유미 기자
‘클래스123’ 개발한 브레이브팝스
네이버·티몬 출신 아빠들
‘소통형 교육 절실’ 생각에 개발
무료 학급 칭찬 창구 만들고
교사·부모·아이들 참여 이끌어
‘으쓱카드’로 격려받은 아이들
학급 일에 적극적으로 동참
아이의 사소한 행동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칭찬을 해주는 것이 교육적으로 좋다는 건 교사·학부모들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학교나 가정에서 이를 잘 실천하기는 어렵다. 또 아이가 학교에서 칭찬을 받았어도 부모는 아이가 어떤 내용으로 칭찬을 받았는지 알기 어렵다. 반대로 교사 입장에서도 아이가 가정에서 어떤 칭찬을 받는지 등은 자세히 모른다. 한데 교사·학부모가 함께 아이의 학교생활과 가정 속 행동에 대한 칭찬을 서로 공유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이 등장했다.

2014년 2월 말 시작한 이 서비스는 현재 1만1000명이 넘는 교사들이 사용하고 있는 ‘클래스123’이다. 클래스123은 교사들이 학급에 있는 개인컴퓨터(PC)를 활용해 아이들의 학교생활 또는 가정 내 행동을 기록하게 만든 플랫폼이다. 교사가 교실 안에 있는 컴퓨터에서 학생에게 칭찬한 내용 등을 입력하면 학부모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교사는 아이들에게 칭찬할 때 주는 ‘으쓱카드’, 주의를 줄 때 주는 ‘머쓱카드’ 이력, 가정에 보내는 알림장 등을 이 앱에 입력할 수 있다. 반대로 아이들이 가정에서 받은 칭찬 내용도 입력할 수 있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귀여운 아바타가 있는 시간표·이름표 등을 쉽게 출력할 수도 있어 교실 환경미화를 더 쉽게 할 수 있는 ‘깨알’ 기능도 반응이 좋다.

이 플랫폼을 만든 것은 티켓몬스터·네이버 출신의 ‘아빠’ 개발자 5명으로 이루어진 스타트업 기업 ‘브레이브팝스(brave pops: 용감한 아빠들)컴퍼니’(대표 이충희)다. 창립멤버 5명 가운데 4명이 3~6살 미취학 아이들의 학부모다. 좋은 직장에서 고액 연봉을 받던 30대 중반의 젊은 아빠들은 2013년 일제히 회사를 그만뒀다. 혹시나 사업이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재취업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었다. 이들은 그야말로 ‘용감했다’. 이성민 이사는 “안정된 직장, 부족하지 않은 연봉 등 많은 혜택을 누리며 살아왔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한번쯤은 실패해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더 용감하게 스타트업을 할 수 있었다”며 웃었다. 이충희 대표는 “다섯 사람 중 아무도 가족들의 반대에 부딪히지 않았다. 사실 이런 일을 할 수 있게 해준 ‘용감한 아내들’ 덕분에 큰 힘을 받았다”고 말했다.

클래스123의 ‘쑥쑥패드’ 화면. 교사들이 학생들의 이름을 선택해 ‘으쓱카드’나 ‘머쓱카드’를 줄 수 있다.
 브레이브팝스컴퍼니 제공
클래스123의 ‘쑥쑥패드’ 화면. 교사들이 학생들의 이름을 선택해 ‘으쓱카드’나 ‘머쓱카드’를 줄 수 있다. 브레이브팝스컴퍼니 제공
이들은 자주 만나 점심을 먹다가 브레이브팝스컴퍼니를 꾸리게 됐다. 자녀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연스럽게 ‘교육’을 주제로 한 온라인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기존에 나와 있는 교육 관련 이슈를 공부하면서 앞으로의 교육 패러다임이 ‘일방향적 정보 전달’에서 ‘참여와 소통’으로 바뀐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면 교사·학생·학부모 사이의 소통이 더 효율적으로 바뀔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 대표는 “교실에서 느끼는 불편함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학부모는 교사를 쉽게 믿지 않는다. 선생님을 존중하는 아이들도 찾기 어렵다. 교사는 일은 힘든데 이해받지 못한다. 교사가 학생의 성장을 관찰하며 긍정적 코칭을 하는 동시에 다른 교육주체인 학부모와 교실 내 기록을 공유하며 소통을 넓히는 데 주력했다.”

다양한 교육법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아빠들도 바뀌었다. 4살, 6살 두 아들을 둔 조영오 이사는 “교육 관련 콘텐츠를 만들기 전에는 아이들을 일방적으로 ‘키운다’고 생각했다. 상대적으로 양육을 할 때 내 행동에 대한 아이들 반응에는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아이들의 ‘변화’가 눈에 들어왔다. 어떻게 아이들과 소통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창립멤버 가운데 유일하게 아직 아이가 없다는 손승현 이사는 “미래의 내 아이를 가르칠 선생님이 이 앱을 이용했으면 좋겠다. 또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서비스가 됐으면 한다”며 웃었다.

‘클래스123’의 학생 아바타 중 ‘딸기’.
‘클래스123’의 학생 아바타 중 ‘딸기’.
이들은 지난해 12월 겨울방학 전 베타서비스를 열어 몇몇 교사의 반응을 살핀 뒤 올해 2월 정식으로 서비스를 오픈했다. 클래스123을 써본 뒤 동료 교사를 대상으로 연수를 하고 싶다며 자료 제공을 요청하는 교사들도 나오고 있다. 이용민 이사는 “선생님들이 자발적으로 하는 연수에서 자료를 요청하면 당연히 제공한다. 연수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하는 사람들을 위해 직접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하러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교사들이 무료로 쓸 수 있는 학급 소통 플랫폼 클래스123은 피시 인터넷 검색창에 누리집(www.class123.ac) 주소를 띄워 사용하면 된다. 각각 학생·학부모·교사용으로 제작한 앱을 내려받으면 모바일을 통해서도 카드 주고받기, 알림장 열람, 부모 감사편지 쓰기 등 기본적인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정유미 기자 ymi.j@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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