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영화를 통한 진로 찾기 ③ 영화 속 이색 직업

등록 2014-12-29 19:35수정 2014-12-29 23:59

김상호 박사의 톡 까놓고 진로 talk
영화 속에는 다양한 직업이 등장한다. 이색 직업을 다루는 영화도 적지 않다. 이런 영화를 통해 잘 알지 못했던 새로운 직업세계를 미리 엿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영화 <제리 맥과이어>(1996)는 개봉 당시 일반인들이 모르던 스포츠 에이전트라는 직업을 잘 소개하고 있다. 실제 스포츠 산업은 규모가 커졌고, 스포츠 에이전트나 스포츠 마케터와 같은 직업이 등장했다. 이번에는 이색 직업이 등장하는 몇 편의 영화를 통해 ‘진로 찾기의 허와 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먼저, 탁재훈 주연의 <어린 왕자>(2007)를 보자. 이 영화는 오직 일밖에 모르는 까칠한 아빠와 그의 사랑과 관심을 갈구하는 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 아빠의 직업은 온몸을 바쳐 열정적으로 특수한 소리를 만들어내는 폴리아티스트이다. 영화를 보면 평소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폴리아티스트가 어떤 일을 하는지 알 수 있다. 폴리아티스트란 음악이나 사람 목소리 외에 모든 소리를 음향효과로 만들어 내거나 재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이 직업의 명칭은 1930대부터 할리우드에서 활동한 전설적 음향효과 전문가 ‘잭 폴리’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다. 영화 및 영상산업이 더 발전하고, 스태프에 대한 처우가 개선된다면 이 직업의 위상도 높아질 것이다.

두 번째 영화는 <인 디 에어>(2009)란 작품이다. 이 영화 주인공 빙엄(조지 클루니)은 해고를 전문으로 대행해주는 기업에 근무하는 베테랑 해고 전문가이다. 1년 중 대부분을 비행기에서 보낸다. 그의 마일리지가 쌓여갈수록 직장을 잃은 사람들은 늘어나지만 그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 그는 어느 날부턴가 자신의 일과 인생, 인간관계에 대한 반문을 하기 시작한다. 이 영화는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해고 전문가란 가상의 이색직업을 통해 삶의 의미와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실제 직업세계에서 해고는 대부분 기업 인사부서에서 처리하는 일이다. 실재하는 관련 업종으로는 해고된 근로자를 위해 소송대리 및 자문을 해주는 공인노무사와 노무법인 등이 있다. 이 영화는 직업이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갖게 되는 일과 인생, 관계 등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마련한다.

세 번째 소개할 영화는 <스토리 오브 어스>(1999)이다. 이 영화에는 크로스워드퍼즐 디자이너란 직업이 나온다. 크로스워드퍼즐은 바둑판처럼 생긴 네모 칸 안에 힌트에 따라 글자를 채워 넣으면 가로·세로 단어들이 서로 연결되는 퍼즐을 말한다. 크로스워드퍼즐 디자이너는 퍼즐의 패턴에 딱 맞는 어휘들을 선정하여 문제를 내는 사람이다. 이들에게는 어휘력, 다방면의 상식, 공간 배치 감각 등이 필요하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제러마이아 패럴과 등 유명 퍼즐 디자이너들이 <뉴욕 타임스>와 같은 매체에 퍼즐을 실어 명성을 얻기도 했다.

영화 속에서는 주인공이 가끔씩 퍼즐을 하며 단어 맞히기 게임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영화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직업을 접하게 해 직업에 대한 호기심을 일게 해준다. 또 진로 선택과 삶의 자세에 대한 좋은 메시지도 담고 있다.

소설가 벤(브루스 윌리스)과 크로스워드퍼즐 출제자 케이티(미셸 파이퍼)는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지만 성격 차이로 갈등을 겪는다. 이는 비단 연애나 결혼에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다. 직업이나 직장생활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이 영화 대사의 한 구절처럼 완벽한 결혼도, 완벽한 직업도 없다. 젊을 때 열정을 갖고 선택했던 일이나 직업도 그것을 계속 하다 보면 싫증이 나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 부부는 이혼 대신,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퍼즐을 풀어가듯 서로에게 맞춰가는 길을 택한다.

영화 속 이색 직업들은 태동한 지 얼마 되지 않았거나 상상 속에 있는 경우가 많다. 어떤 직업은 유망 직업으로 발전하지만, 상당수는 직업세계에 정착하지 못하고 사라져 간다. 크로스워드퍼즐 디자이너의 경우, 시대 변화에 따라 점차 사라지는 직업이다. 이렇게 영화 속에 등장하는 다소 낯선 직업들을 통해 특정 직업들이 사회 변화에 따라 어떻게 등장해서 어떻게 사라져 가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다.

김상호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직업진로자격연구실 연구원·<유망직업백과> 저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