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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토론토통신] 1년 365일 문을 여는 학교

등록 2005-09-27 11:51수정 2006-04-15 12:17

방학 없이 1년 내내 학교가 문을 연다면 어떨까?

아마도 학생들에게는 물론 교사들에게도 그리 반갑지만은 않은 소식일 것이다. 캐나다 토론토의 몇몇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에서 이런 연중무휴 학교 프로그램이 소개되고 있다. 새로운 프로그램이 가장 골몰하는 부분은 개별 학생들에게 맞춤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방학도 없어진 게 아니다. 학생들의 선택에 따라 일년 중 어느 시기든 상관 없이 방학을 배치할 수 있고 2달 가량의 기간을 한꺼번에 쉬는 대신 열흘씩 6번의 방학을 가질 수도, 3일씩 20번의 방학을 가질 수도 있다. 덕분에 2달 이상 학교를 떠나 있던 아이들이 개학 후 보이던 학습 부진의 문제점 같은 것들이 해결될 수 있게 됐다.

개별 아이들의 학습 특성과 속도에 따라 맞춤 수업을 제공하는 연중무휴 학교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보충수업’이다. 정규수업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국어·수학과 같은 정규 과목의 보충수업이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물론 요리·음악·미술·무용과 같은 특별활동 프로그램 역시 방과후, 주말, 여름학기 기간을 망라해 1년 365일 제공된다.

연중무휴 학교 프로그램이 1995년 캐나다 온타리오 주정부는 각 지역 학교 위원회에 미래형 학교 형태로 이 프로그램을 검토할 것을 제안한 게 처음이다. 하지만 주정부의 강력한 권고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그램은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채 로베르타 본다 공립초등학교, 토론토 대안학교, 어니스트 컴버랜드 초등학교 등 몇 곳에서만 실험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재정 확보가 걸림돌이다. 연중무휴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보충수업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늘어난 수업 일수와 수업 시간을 담당하기 위한 교사 충원 역시 불가피하다.

그러나 이런 걸림돌을 극복하기에 연중무휴 학교 프로그램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은 매우 낮았다. 이런 저조한 관심은 캐나다의 기후와도 크게 연관이 있다. 겨울이 길고 추운 캐나다에서 일년 중 일조량이 가장 많은 여름은 무엇과도 맞바꿀 수 없는 귀중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중무휴 학교 프로그램은 학교 교육이라는 화두를 놓고 생각해볼 가치가 충분히 있다. 기존의 교육방식을 고수한 채 연중무휴 프로그램을 도입한다면 학교가 모든 종류의 교육을 장악하는 좋지 않은 결말을 이끌어 낼 수도 있다.

그러나 학교들의 규모가 작아지고 지역공동체에서 ‘마을회관’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어느 때건 가고 싶을 때 가서 재미있는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공의 자원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 빈부의 격차가 심화하고 생계 유지를 위해 맞벌이가 불가피한 중산층 이하 가정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1년 365일 아이들을 믿고 맡길 수 있는 공공의 자원으로서의 학교는 검토해 볼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토론토/<한겨레> 양선영 통신원 sunyoung.yang@utoronto.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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