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와 통하는 한국전쟁 이야기’
“북한군이 입힌 피해 등 언급안해”
출판사 “분명히 밝혀” 반박
“북한군이 입힌 피해 등 언급안해”
출판사 “분명히 밝혀” 반박
부산시교육청이 지난해 청소년 권장도서로 선정한 책을 10일 갑자기 선정도서에서 뺐다. 해당 출판사와 저자는 부산시교육청에 선정도서에서 뺀 이유를 밝히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11일 부산시교육청과 <10대와 통하는 한국전쟁 이야기>의 출판사 ‘철수와영희’의 말을 종합하면, 부산시교육청 산하 11개 공공도서관의 ‘이달의 책 선정위원회’는 지난해 5월 <10대와 통하는 한국전쟁 이야기>를 ‘2014년 6월 비문학 추천도서’로 선정했다. 11개 도서관은 이 책을 구입해 도서열람실에 비치했다.
그러나 부산시교육청은 10일 선정위원회를 다시 열어 이 책을 선정도서에서 빼고 책을 거둬갔다. 보수성향 언론에서 좌편향적 청소년 도서라며 비판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보수 언론들은 11일치 기사에서 ‘반미, 반이승만 좌편향적 역사책’, ‘반미, 좌편향 역사책 추천 도서로 선정해 배포’ 등의 제목을 달며 공격했다. ㄱ사는 “한국전쟁의 원인이 북한 측 공산화 통일 명분 전격 남침 때문이란 점을 거의 기술하지 않거나 도외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ㄴ사는 “이 책은 미군이 입힌 남한의 피해는 언급하면서 북한군이 입힌 민간인 피해에 대한 언급은 없다”고 지적했다.
출판사 쪽은 보수 언론들의 보도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한국전쟁을 남침으로 밝히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책 본문 10쪽과 25쪽, 28쪽에서 한국전쟁을 남침이라고 분명히 밝혔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입힌 민간인 피해를 적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선 “143쪽에서 ‘북한군도 다르지 않았어요. 각 지역을 점령하고 있거나 후퇴할 때 수많은 경찰, 공무원, 그 가족들 그리고 좌익이었다가 전향한 사람들을 반동분자라는 구실로 학살했어요’라고 적었다”고 밝혔다.
출판사 쪽은 “이 책의 집필 목적은 남북이 대립을 벗어나 화해와 평화의 길을 열어나가고 전쟁 반대와 평화가 왜 중요한지 알리려는 것이다.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좌파 서적이라고 보도한 언론사는 정정을 하고, 부산시교육청은 이 책의 어떤 점이 부적절한지를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광역시립시민도서관 쪽은 “재심의에서 <10대와 통하는 한국전쟁 이야기>를 좌편향이라고 결정을 내리지 않았지만 외부의 문제 제기로 불필요한 논란이 일어나고 있어서 추천도서에서 뺐다”고 밝혔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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