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중학교 학급수가 지난해보다 1681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학급수를 늘려 학급당 학생수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상위 수준으로 감축하겠다는 정부 발표와 상반되는 결과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이 교육부한테서 받아 28일 공개한 ‘2014~2015년 학급당 학생수’ 자료를 보면, 올해 중학교 학급수는 5만4624개로 지난해(5만6305개)보다 1681개(3.0%)가 줄었다. 경남에서 가장 많은 학급이 감소(397개)했다.
학급당 적절한 학생수는 수업의 질을 높이고 인성교육과 생활지도를 강화하는 필수 요건으로 꼽힌다. 특히 학생들이 ‘중 2병’으로 상징되는 신체·정신적 변화를 겪는 중학교에서는 학급당 학생수 감축이 매우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다. 그런데도 상당수 시·도 교육청은 저출산으로 학생수가 줄었다며 학교 통·폐합을 통해 학급수부터 감축하고 있는 추세다. 일부 교육청은 ‘학급수를 유지해 학급당 학생수를 줄이고 싶지만 그럴 돈이 없다’고 하소연이다.
올해 학급당 학생수는 학생수 자연 감소로 지난해 30.5명에서 1.5명이 준 29.0명이다. 하지만 OECD 평균인 23.5명(2012년)보다 여전히 5.5명이 많다. 교육부의 2017년·2020년 목표치인 25.0명과 23.0명에도 한참 못 미친다. 교육부는 박근혜 정부 초기인 2013년 4월 “학급 증설·학교 신설 등 다양한 방안을 병행 추진해 학급당 학생수를 2020년까지 OECD 상위 수준으로 감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의원실이 분석해보니, 학급수를 줄이지 않았다면 올해 중학교의 학급당 학생수를 28.2명까지 낮출 수 있었다.
정진후 의원은 “(학령인구 감소 등) 변화를 고려할 때 ‘중2부터 한반 25명’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인데, 교육당국이 학급수를 감축해 기회를 스스로 걷어찬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전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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