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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보내면 부담? 안 보내면 섭섭?…‘스승의 날’ 학부모들 선물 ‘눈치’

등록 2015-05-15 19:07수정 2015-05-15 20:09

교사들, ‘김영란법’ 고려해 거절 뜻
“꽃 한송이도 안 받아” 미리 공지도
학부모들 3만원 이하 케이크 선호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어김없이 엄마들의 ‘눈치작전’이 벌어졌다. 선물을 보내면 선생님들이 부담스러워할 것 같고, 안 보내면 섭섭해할 것 같은 ‘스승의 마음’을 몰라서다. <한겨레>가 이날 서울과 경기 지역 교사 10여명한테 속내를 들어봤다. 대체로 김영란법(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국회 통과 등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선물은 안 주는 게 도와주는 거라는 반응이 주였다.

서울 송파 지역의 한 초등학교는 선물과 꽃다발은 물론 ‘꽃 한송이’도 받지 않는다고 공지했다. 이 학교 6학년 담임교사는 스승의 날을 앞두고 아이들한테 “담임 맡은 지 두달째인데 나한테 뭐가 고맙냐, 편지도 쓰지 말라”고 단단히 일렀다. 이 교사는 “스승의 날을 아예 없애거나 학년 말로 옮겼으면 좋겠다”며 불편한 마음을 드러냈다. 서울 광진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십수년 전에 처음 교사가 됐을 때 차 트렁크가 닫히지 않을 정도로 스승의 날 선물을 받아 가는 선배들을 봤다. 하지만 요즘 교사들 대부분은 선물에 대한 기대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최근 학부모들이 가장 선호하는 선물은 법적 상한선으로 제시된 ‘3만원 이하’의 케이크와 커피 상품권, 비누나 핸드크림, 유자청 등이다. 교사들은 “큰 소용이 없는 선물을 받고 동료와 학생들에게 눈치만 보인다”고 말한다. 광진구의 한 교사는 “몇해 전까지만 해도 액수가 큰 상품권 같은 걸 보내와 곤란할 때가 많았지만 요즘은 쿠키 정도를 받는다. 어떤 학생이 선물을 줬는지 안 줬는지 기억도 안 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 동대문구의 한 중학교 교사는 “옛날과 달리 교사 처우가 많이 개선돼 작은 선물 처리로 골치 아파하는 교사들이 많다”고 전했다.

선물을 받고 나면 오히려 학생한테 해줄 칭찬도 못 해준다는 교사도 있었다. 경기도의 한 고교 교사는 “‘선물 때문에 칭찬했다’고 할까봐 칭찬도 못 하겠고, ‘선물 받고도 혼낸다’고 할까봐 혼내는 것도 어렵다”고 난처해했다.

선물을 바라는 분위기가 아주 없어진 건 아니다. 지난달 경기도 성남에서는 교사 두명이 학부모한테 수십만원 상당의 상품권 등을 받다가 감사관에게 적발됐다. 이 지역 교사는 “아들이 초등학교에 다니는데 선생님께 딱 편지만 써서 가져가게 했다. 같은 동네에 사는 조카들도 떡을 선물했다가 되돌아왔다더라”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곤란한 상황을 털어놨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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