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에 택시 운전을 시작해 택시회사 대표에 오른 김광자(68)씨가 평생 모은 재산 50억여원을 사회에 내놓아 장학재단을 세웠다.
20대에 택시 운전을 시작해 택시회사 대표에 오른 김광자(68)씨가 평생 모은 재산 50억여원을 사회에 내놓아 장학재단을 세웠다. 그는 “서울 중랑구 주변 일용 노동자와 단기계약 종사자의 자녀들이 희망을 갖고 살아가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동기를 밝혔다.
김씨는 24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한테서 ‘재단법인 언지(彦遲)장학회’ 설립 허가서를 건네받을 예정이다. 그는 중랑구 면목동의 건물과 땅, 현금 등 50억여원을 출연 재산으로 내놓았다. 장학회는 장학금 규정을 마련하는 대로 출연재산을 운용해 거둘 연 8000만원가량을 중·고교생과 대학생 50~60명에게 지원할 계획이다.
김씨는 1970년대 초반 당시로는 드문 여성 택시기사가 됐다. 80년대 초 택시회사를 인수한 그는 성실한 경영으로 54대를 운영하는 평화교통의 대표이사 회장에 오르는 ‘자수성가’를 이뤘다. 고교 졸업 학력을 검정고시로 땄고, 지금껏 독신으로 지내 자녀는 없다.
그는 이달 초 서울시교육청을 찾아 “좋은 일을 하고 싶다”며 장학재단 설립 뜻을 밝혔다. 하지만 그는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며 자신을 내세우기를 피했다.
조 교육감은 “어렵게 모은 재산을 소외 학생들을 위해 출연해 우리 사회의 귀감이 된 것에 감사하다”며 이날 직접 장학회 설립 허가서를 전하기로 했다.
이수범 기자
kjlsb@hani.co.kr, 사진 서울시교육청 제공